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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계 ‘아이폰 왕좌’ 놓고 각축전…독일 자동차 바뀌어야” - 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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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이 기사는 10월 26일 오후 5시08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독일 자동차 시장이 어쩌면 오랫동안 지켜온 왕좌를 이젠 내려놔야 할 지도 모르겠다. 각종 규제에 발목 잡혀 세계 시장 판도를 바꿀 ‘자동차계 아이폰’ 개발 경쟁에서 한껏 뒤쳐져 있는 탓이다. 

폭스바겐, BMW, 다임러 등 내로라 하는 기업들이 전기차 시장에선 명함도 내밀지 못하는 상황을 타개하려면 다각도로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지난 23일(현지시간) 비중있게 보도했다. 

애플이 2007년 세상에 처음 공개한 아이폰이 혁신적이었던 건 기존 핸드폰보다 더 낫다는 단순한 이유 때문이 아니다. 더 큰 터치 스크린이나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앱), 성능이 개선된 MP3나 카메라 덕도 아니다. 아이폰 그 자체가 모든 기술이 한데 집약된 ‘컨버지드 기술(converged technology)’이었기 때문이다. 

아직 자동차계의 아이폰은 나타나지 않았으나, 어떤 모습일지 상상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 인터넷에 연결돼 있고, 전기로 충전되며, 자율주행이 가능해 ‘바퀴달린 주거공간’이라고 부를 정도일 것이다. 그리고 누가 이 ‘아이폰’을 만들어낼 진 몰라도 자동차 업계가 동의하는 한 가지 사실은, 오래도록 공고한 지위를 지켜온 독일 기업은 아닐 것이란 점이다. 

지난 2007년 스티브 잡스가 처음 선보인 아이폰3가 센세이션을 일으킨 건 '컨버지드 기술' 때문이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독일 3대 자동차업체인 BMW와 다임러, 폭스바겐은 지난 8년간 사상 최대 매출고를 올려왔음에도 기업가치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에 내려앉았다. 이들 업체 이윤이 앞으로도 지금 수준에서 머무를 것이란 회의적인 시각이 팽배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독일 기업들이 차세대 자동차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마저 나오고 있다. 번스타인 애널리스트인 맥스 워버튼은 “자동차 대기업들이 마치 파산 직전에 이른 것 마냥 평가받고 있다”며 “업계에 어마어마한 불황이 닥칠 것이라는 걸 주식이 이미 보여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 독일 자동차 제조업, EU 각종 규제·美中무역전쟁 등 ‘문제 산적’

내연기관이 발명된 19C 이래 가장 중요한 변곡점을 맞은 시점에도 독일 자동차 시장엔 연일 불운한 소식만 잇따르고 있다. 지난 9월 유럽연합(EU) 회원국의 신규 차량 등록 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0% 이상 급감했다. 유럽 전역에서 디젤(경유) 차 퇴출 움직임이 이어지는 가운데, 더 엄격해진 자동차 배출가스 검사방식이 시행된 첫 달 자동차 시장은 그 여파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때마침 글로벌 공급망 의존도가 높은 제조업체들은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불확실성으로 인한 부담이 이중삼중 가중된 터였다.

이는 현재 배터리 기술이나 자율주행기술 개발에 투자하기 바쁜 자동차 업체들로서는 넘기 힘든 최상위 과제에 올라있다. 선라이프 인베스트먼트의 린다 콩 팅 채권 매니징 디렉터는 “각각의 요인들만 놓고 보면 시장을 침수시킬 수준이 아닌 것처럼 보이나, 이 요인들이 모두 쌓이면 분명 문제가 된다. 단지 우리는 (문제가 터질) 때가 언제인지를 모를 뿐”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여러 방면에서 독일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최악의 상황에 직면해 있다. 지난달 유럽 전체를 기준으로 신차 판매(등록 기준) 대수가 23.5% 줄었을 때, 독일에선 판매량이 31% 가까이 떨어졌다. 폭스바겐 그룹에서 가장 수익성 높은 브랜드인 아우디는 56%의 하락세를 맛봐야 했다.

다른 도시에선 디젤차 규제 문제가 그저 논쟁거리일지 모르나 독일에선 상황이 다르다. 지난 2월에는 독일 연방행정법원이 환경단체들의 손을 들어 디젤차의 시내 주행금지를 허용하는 판결을 내려 업계에 충격을 안겼다. 이미 함부르크에선 디젤차 운행 규제에 들어갔다. 내년에는 베를린, 스튜가르트, 프랑크푸르트 등 디젤차 운행 규제 도시는 더욱 늘어날 예정이다.

미중 무역전쟁도 독일 자동차 업계를 흔들고 있다. BMW와 다임러는 그야말로 위기 상황에 놓여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들 기업이 생산비용이 높은 독일에서 값비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판매하는 대신, 사우스캐롤라이나주(州)와 앨라바마주 등 미국에 막대한 투자를 하는 쪽을 택했기 때문이다. BMW는 미국에서 생산하는 차량의 70% 이상을 수출하고 있는데 이 중 10만대 이상이 지난해 중국으로 수출됐다. 이제 이 차량들이 모두 중국의 관세 폭탄 리스트에 올랐다는 얘기다. 중국은 미국산 자동차에 40%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폭스바겐, BMW, 다임러 등은 차량 유해물질 배출량을 줄이는 기술 개발을 의도적으로 지연한 불법 담합을 한 혐의로 EU 집행위원회 조사를 받고 있다. 

헤르베르트 디스 폭스바겐 CEO는 한 매체 인터뷰에서 정치인들이 자동차 산업을 제재하는 데 지나치게 공을 들인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여차할 경우 폭스바겐 그룹의 일자리 10만개가 사라질 수 있는 상황에서 정계가 비현실적인 배출가스 기준만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직까지는 독일 자동차 시장의 견고한 흐름을 반영하는 여러 지표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시장이 기반하고 있는 일반 내연기관 자동차가 언제 독일 자동차업계를 무너뜨릴 취약점으로 작용할 지 모른다는 불안감은 계속 확산하고 있다.

◆ 왕좌 올려준 獨 엔지니어링 기술…전기차 시대 ‘최약점’ 될지도

독일 자동차 제조사들이 엔지니어링 기술로 지금의 지위에 오르긴 했으나, 이에 몰두하다 자칫 차세대 소프트웨어나 배터리 기술의 중요성을 놓칠 공산이 있다. IT 기업인 텐센트, 알리바바, 구글마저 경쟁에 가세한 상황이다. 세계적 수준의 엔진 노하우란 독일의 강점이 급변하는 시장 변화 속에서 언제 약점으로 바뀔지 아무도 모를 일이다.

자동차경영센터(CAM)의 스테판 브랏첼 센터장은 “지난 100년간 자동차 세계에는 게임 규칙이 있었다. 일부가, 특히 독일인들이 산업을 통제했다. 이제 독일 자동차 산업의 역할은 위기에 처했다”고 진단했다.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전기자동차 시대로의 전환이 빠르게 일어날 경우 독일 자동차 제조사들의 현 생산자산은 값비싼 부채로 둔갑할 수 있다. 현재 차량 제조시 내부 기관의 3/4 가량을 책임지는 수많은 공급업체들에서부터 위기는 시작될 것이다. 피스톤과 크랭크축을 제조하던 업체들이 하루 아침에 완전히 다른 생산 라인을 가동해 배터리를 제조할 리 만무하다.

지금까지 이 새로운 생산 라인은 아시아 시장에서 아웃소싱됐다. 블룸버그 데이터에 따르면 유럽의 배터리 제조업 점유율은 4%도 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유럽이 전세계에서 가장 공격적으로 CO2 배출 기준을 강화하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고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인 헤럴드 헨드릭스는 말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독일 자동차 시장 정책은 이에 전혀 응하지 않았다”고 그는 덧붙였다.

독일의 반응이 느린 이유 중 하나는 수익성이다. 업체들에겐 현재로선 수익성이 그닥 없는 전기차보다 중국 등에서 판매량이 눈에 띄게 늘어나는 내연기관 자동차가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전기 자동차 시대가 예상만큼 쉽게 오진 않아 독일 자동차 제조사이 변화를 꾀할 시간이 아직 있다고 보는 낙관론도 있다.

◆ ‘틈새 공략’에서 ‘프리미엄 제조사’로…美 테슬라 약진

그러나 전통적인 업체들이 그저 ‘틈새시장을 공략한 주자’’ 정도 치부했던 테슬라가 약진하고 있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테슬라는 지난 3분기(7∼9월) 신차 모델3를 포함해 8만3500대에 이르는 신차를 인도했다고 밝혔다. 전분기 기록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늘어났다. 미국 승용차 시장에선 테슬라가 이미 메르세데스-벤츠와 BMW를 넘어섰다. 글로벌 시장을 봤을 때 SUV까지 포함한 테슬라의 차량 인도 수는 양사보다는 적으나, 재규어와 비교했을 땐 2배 가량 많다.

일부 전문가들은 테슬라가 생산성 부진에 시달린 3분기에 이 같은 실적을 낸 점에 주목하며, 테슬라가 독일 시장에 진출할 충분한 잠재력이 있음을 증명했다고 평가했다.

독일 자동차 제조사들도 두 손 놓고 지켜보고만 있지는 않다. 폭스바겐 그룹은 2020년까지 전기자동차 15만대를 생산하고, 2030년까지 전기차 관련 사업에 720억유로(약 93조2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지난달 선언했다.

미국 전기자동차 회사 테슬라의 모델3 차량 [사진=로이터 뉴스핌]

그러나 아직까지 테슬라 모델에 필적할 만한 경쟁자는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전기차 시장의 미래를 내다보고 달리고 있다면, 독일 자동차 업체들은 EU의 규제에서 벗어나기 위해 전기자동차를 출시하고 있는 편에 가깝다.

다임러의 마틴 다움 이사는 “현 수준의 내연기관으로는 EU 규제 당국이 2025년이나 2030년까지 요구하는 배기가스 배출량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것을 우리 모두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 때를 대비한 “해결책을 원한다면, 대안을 생각해야 한다”

EV-볼룸스의 빅토르 아일 애널리스트는 독일 자동차 업체들의 현재 전략은 법이 요구하는 기준에 맞춰 따라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 상황이 “생산 지옥이 아니라 준수 지옥”이라고 봐야 한다며, 업체들은 “팔고 싶은 게 아니다. 팔아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독일보다 규제가 덜한 중국이나 미국에선 이미 시장을 선점한 업체들이 밀려나 있다. 미국의 테슬라, 일본의 닛산, 중국의 BYD 등에 밀려 독일의 전기자동차 제조업체는 단 한 곳도 '세계 랭킹 10위' 안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독일 ING-디바 은행의 인가 페히너 이코노미스트는 독일 업체들이 경쟁력있는 전기차를 만들 수 있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하며, 높은 배터리 생산비와 열악한 인프라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문제의 중심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독일인들의 ‘마인드셋’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이익의 우선순위를 따지는 데 초점을 두는 전통적인 사고방식이 발전을 더디게 한다는 것이다.

만약 시장이 자동차계의 아이폰을 누가 만들어낼 지 배팅을 한다면, 지금으로선 테슬라일 것이다. 폭스바겐이 생산하는 차량의 시장 가치는 6500유로에 불과하나, 테슬라 자동차의 가치는 총 23만5000유로에 이른다고 번스타인은 설명했다.

그러나 독일에게 아직 시간은 남아있다. 폭스바겐은 마이크로소프트와 게트, BMW는 인텔과 모빌아이, 그리고 다임러는 보쉬, 우버와 팀을 짜 차세대 기술 개발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한 은행가가 말했듯 테슬라가 BMW와 메르세데스를 누를 프리미엄 자동차 업체로 성장하고 있긴 하나, 그렇다고 이들 업체를 시장에서 완전히 죽이진 못할 것이다.

그는 “테슬라는 아주 잘하고 있다. 그러나 독일 시장에서 경쟁하는 무덤을 파고 있진 않다”고 말했다. 

 

chojw@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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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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