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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A칼럼] 보수진영에 전략가가 없다

기사입력 : 2018년06월18일 06:00

최종수정 : 2018년06월18일 14:53

[서울=뉴스핌] 이준혁 정치부장 = 6.13지방선거가 끝나고 정계 개편의 신호탄이 올랐다. 자유한국당은 물론이고 바른미래당까지 보수진영은 완패했다.

   이준혁 정치부장

한국당 의원들은 국회서 무릎을 끓고 “잘못했습니다”를 반복했다. 그런데 묻고 싶다. 무엇을 잘못했는지.

선거에 져서 잘못했다는 것인가, 유권자 지지율이 떨어져서 잘못했다는 것인가. 선거에 졌기 때문에 보수진영에 위기가 찾아온 것처럼 채색될까 우려스럽다. 선거 패배로 인한 보수진영 ‘위기론’은 선후가 뒤바뀌었다. 

엄밀히 말해, 선거에 져서 보수가 몰락한 것이 아니라 보수진영의 전략이 실패했기 때문에 선거에 진 것이다.

보수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에 대한 평가가 이뤄진 지난해 ‘촛불 민심’ 때 이미 몰락했다. 보수정권 10여년에 대한 처참한 말로가 두 전직 대통령의 구속이다. 보수진영에 대한 민심이 흉흉함을 넘어 눈에 핏발이 서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런데도 선거에서 이기기를 기대했다니 무지하다.

선거 져서 보수 몰락한 것 아냐...전략이 없기 때문에 국민 마음 못 움직인 것

광역단체장 선거 중 1~2석 또는 TK(대구·경북), PK(부산·경남)만 지키면 된다는 말을 당 대표가 공개적으로 할 정도까지 왔는데도, 보수진영에선 왜 이 지경이 됐는지를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

정치권을 떠난 한 유력 정치인은 최근 기자와 만나 “보수진영에 전략가가 없다. 과거 민주당이 선거에 참패했을 때 왜 김종인, 이해찬을 중용했는지 살펴야 한다. 선거에 진 것이 세상 다 놓친 것 같겠지만, 다시 전략을 짜야 할 타이밍을 놓쳐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보수의 가장 중요한 가치와 본질을 지켜내고, 민심을 파고 드는 연설을 하거나 한국사회의 근간을 지켜내는 보수 정책의 미래를 제시하는 정치인을 전면에 세워야 한다. 선봉을 다시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보수에는 지금 대안적 리더가 없을 뿐만 아니라 전략가도 없다는 얘기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권한대행(가운데 두 손을 바닥에 짚은 인물)이 지난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를 마치고 국민들에게 사죄의 의미로 무릎을 꿇고 있다. 2018.06.15 kilroy023@newspim.com

문재인의 강인한 추진력, 엄청난 융통성을 왜 벤치마킹 안하나

흔히 6.13지방선거 결과를 두고 '문재인의 승리'라고들 한다. 왜 문재인의 승리일까.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의 성사가 민심, 예컨대 표심에 어떤 영향을 끼쳤길래, 지방선거 역사상 유례 없는 집권여당의 대승을 이끌어낸 것일까.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두 번째 남북정상회담을 열었다. 두 정상이 판문점 북측 통일강에서 회담을 마친 후 헤어지며 포옹을 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제공]

한 정치평론가는 “한국당은 두 전직 대통령의 구속 이후 이명박-박근혜와는 더 이상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식으로 포장하기 바빴다. 근본을 지워야 했기 때문에, 계속 '이중적 딜레마'에 빠져있었고, 정치적 공황기를 벗어나기 위해 외부로 시선을 돌려 문 대통령과 현 정권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그 틈을 홍준표 전 대표가 비집고 들어가 ‘정권 헐뜯기’에 바빴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당을 비롯한 보수진영이 다른 어떤 대안도 제시한 것이 없다"고 혹평했다.

반대로 문 대통령은 앞으로 나아갔다. 한국사회의 가장 큰 스트레스는 누가 뭐라해도 남북관계다.

옆집에서 계속 정신 없이 돌을 던져대는 한반도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겪지 않는 국민은 없다.

문 대통령은 두 차례에 걸친 연평해전이나 천안함 침몰 등 북한의 포악한 행태에도 불구, 전 정권처럼 문을 닫아걸고 쌍방 비난에 힘을 쏟지 않았다.

“테러집단인 김정은 정권에 왜 손을 내미느냐”는 엄청난 포화 속에서도 문 대통령은 국지적 충돌이나 대립이 아닌 한반도 리스크의 가장 핵심적인 이슈에 집중했다. 상식적으로 이명박-박근혜 정권 이후 곧바로 북한과의 '대화 무드'를 조성한 것은 거의 기적에 가깝다는 것이 대북 전문가들의 평가다. 그만큼 스케일이 크고, 정치 스펙트럼을 넓게 가져갔다는 방증이다.

좁은 국내 정치에 갇혀 '이전투구식 공방'에 매몰된 것이 아니라 남북, 더 나아가 한반도를 둘러싼 새로운 정치 지형을 만들어낸 것이다. 처음부터 '물고 늘어지기' 바빴던, 말그대로 비판을 위한 비판의 정치와는 근본적으로 앞을 바라보는 시야가 달랐던 셈이다.

정치권에선 “시대적 화두를 선점하는 자가 그 시대의 선봉이 된다”는 말이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과거의 낡고 오래된 악습을 테이블 위에 모두 올려놓을 만한 배포와 기질을 가졌었다. 지금에 와선 공과가 확연히 갈리는 이명박 전 대통령도 대통령이 되기 전 넘쳐나는 ‘비즈니스 커리어’로 경제 강국의 꿈을 심어 그 시대의 리더가 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어떤가. 집권 당시 무능력한 대통령이었다는 비판에도 불구,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탄생할 수 있다'는 턱 밑까지 차오른 시대적 화두를 이끌어내면서 당대 '여성 참여' 트랜드의 화룡점정(畵龍點睛)을 찍었다.

미국의 경우 오바마 전 대통령은 흑인과 백인, 예컨대 흑백 갈등의 종식을 가져올만한 '미래형 화두'의 아이콘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말할 것도 없다. 세계 각국과의 FTA(자유무역협정)를 비롯해 캐나다‧멕시코 북미자유무역지대 재협상을 거론할만큼 미국의 국익을 최우선으로 가져올 '미국 중심적 리더의 표상' 아니던가.

격동의 시기에 문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사생결단'에 나선 것도 의미심장하다. 무려 65년이나 된 정전협정을 미‧중‧일‧러 등 주변 4강을 설득해가며 '우공이산(愚公移山, 산을 옮기기 위해 우직하게 한 삽씩 퍼나르다)'의 방법으로 헤쳐나가는 모습이 역력하지 않은가. 바보가 아닌 다음에야 그 구슬땀을 모를 수 있겠는가. 

그런데 시대적 화두를 제대로 짚을 줄 아는 리더가 지금 한국의 보수진영에선 보이지 않는다. 보수진영에선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가. 1년 전에 비해 180도 달라진 한반도 정치지형에 대응하고, 살얼음판 같은 외교전쟁에서 민족과 국익을 위해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견제할 것은 견제하는 합리적 보수의 리더를 키우고나 있는지 캐묻지 않을 수 없다. 

가장 보수 다운 전략부터 다시 짜야 한다

홍 전 대표가 두 전직 대통령과의 관계를 끊고 정체성의 재정립 없이 계속해서 정권을 물고 늘어질 동안 문 대통령은 한국사회 최대 화두를 선점했다.

현재 한국사회에서 분단 상황을 종식하겠다는 화두보다 휘발성이 더 큰 정치 이슈가 있을까.

결과적으로 문 대통령은 새로운 미래를 열어 제친 리더이고, 홍 전 대표는 잃어버린 정치권력의 향수에 빠져 우왕좌왕하는 보수진영을 질책하기 바빴던 '구조조정 담당자'였다.

그러나 구조조정 책임자였던 홍 전 대표도 보수의 청사진은 내놓지 못했다.

그 결과는 명확하다. 국민들은 과거에 갇힌 프레임보다 새로운 미래를 열겠다는 리더의 손을 들어줬다.

적어도 인물론이나 선거공약이 판세를 가르는 선거가 아니었던 만큼, 확실히 이번 선거는 문 대통령이 선점한 '한반도 평화공존' 이슈가 지배했다.

옛말에 서리를 밟으면 곧 얼음이 얼 때가 됐다는 것을 안다고 했다. 어떤 일의 징후를 보고 큰 일을 미리 예방할 수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이 상태라면 2020년 5월 30일 국회의원 총선거에서도 보수진영에 희망은 없다. 의회 권력도 집권여당에 통째로 기울어질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유권자들은 더 이상 '묻지마 지지'나 기계적인 균형을 맞추기 위해 표를 주지 않을 것이다.

가장 보수 다운 정책을 새로 짜야 한다. 남북관계 개선의 큰 프레임은 놓쳤으니 다른 정책적 이슈를 비집고 들어가야 한다. 이제야말로 과거 10년 보수정권의 부귀영화를 완전히 잊고, 미래지향적 보수 정책을 만드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머지 않아 보수진영 금뱃지들이 모여 ‘헤쳐모여’식 신당 창당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보수의 사명을 정권 탈환에 맞춰서는 안된다. 이미 기세를 놓쳤고, 박원순 이재명 임종석 등 여권의 차기 대선주자군은 너무나 강력하다. 현재로선 치열한 경쟁 구도로 가기 어렵다. 이 험난한 시기에 보수 다운 보수, 보수가 선점할 수 있는 정책과 정견을 공 들여 만들어내야 한다. 그럴 때 인물이 나온다.

자유한국당 소속 초선의원들이 지난 15일 국회 정론관에서 '중진의원 2선 후퇴'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김선엽 기자>

'중진=책임론, 초선=새 틀 짜는 설계자' 프레임도 구시대적 발상   

야권 내에서 커지는 '중진의원 카드'를 무조건 버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낡은 프레임이다.

실제로 선거 이후 한국당에선 중진의원들을 향해 "2선으로 물러나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그렇다면 물어보자. 홍 전 대표의 전횡을 비판하기 바빴던 중진들에게 과연 1선‧2선이 있었던가. 홍 전 대표가 물러나고 비대위 체제로 전환된 마당에 선거 패배의 희생양을 찾겠다는 '바람몰이'는 소아적 정치놀음일 뿐이다.

한국당 중진의원 몇 사람이 "2선으로 물러나겠습니다"라고 발표한들 국민들이 "참 잘했습니다"라고 박수 칠 것 같은가. 보수진영은 이제 집 안에서 서로를 물어뜯는 당파적 프레임, 이른바 '권력 쟁투'의 거울 앞에서 벗어나 집 밖으로 나와야 한다. 더 이상 서로 비난하고 싸워야 할 권력이라는 것이 있는지 생각해보라. 이제는 여당이 아니다. 선거 책임은 당 대표가 물러나면서 매듭 지어야 한다. 

조선시대 당파 싸움도 아니고, 언제까지 선거 결과를 놓고 '인적 청산'에만 시간을 쏟을 것인가. 스스로 물러날 사람은 퇴로를 열어주면 그 뿐이다. 혀를 깨무는 심정으로, 모든 것을 불태우겠다는 '등신불'이 되겠다는 중진들까지 싸잡아 '폐족'으로 몰아세워서는 안된다.

이른바 '공동책임론'이다. 이제부터는 중진‧초선의원이 아닌 정책‧정견 경쟁자가 되고 보수진영의 새 틀을 짜는 팀워크를 만들어나가야 한다. 

기자가 만난 정치 전문가들은 보수가 동서 지역구도나 권력을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로 나누는 이념적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차별화된 정책, 아직 다루지 못한 미래 이슈를 선점하라는 주문도 잊지 않았다. 그래야 보수가 산다는 것이다.

지금 보수가 몰락했다는 말은 몰락의 험준한 길을 걷고 있는 보수가 무엇을 해야 할지 치열하게 고민해야 할 때라는 준엄한 시대적 요구일 수도 있다. 

90여년 전 백범 김구 선생은 자서전 '백범일지'에서 우리 민족에 맞는 실용적 정치 시스템에 대한 부단한 연구를 중요시했었다. 이 시기에 한국당에 보내고 싶은 글이다.  

"우리 민족의 비운은 사대 사상의 산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실질적인 국리 민복을 도외시하고, 온갖 이론을 주장하며 사색 당파가 생겨 수백년 동안 다투기만 하다 민족적 원기는 다 소진하고, 발달된 것은 오직 이뢰성(서로를 신뢰하지 못하는 성질) 뿐이니, 망하지 않고 어찌하리오. 우리 민족의 특성과 백성들의 수준에 맞는 주의와 제도를 연구‧실시하려고 머리를 쓰는 자 있는가. 없다면 이 보다 더 슬픈 일이 어디 있으랴." 

jh3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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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XR '프로젝트 무한' 9월 출격 [서울=뉴스핌] 서영욱 김아영 기자 = 삼성전자가 확장현실(XR) 헤드셋 '프로젝트 무한(Project Moohan)'을 오는 9월 29일 국내 언팩 행사에서 공개한다. 10월 13일 한국 시장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다. 삼성전자는 폴더블폰 위주의 하반기 전략에서 XR 기기를 새 성장 축으로 더하며 애플·메타와의 차세대 플랫폼 경쟁에 본격적으로 가세하고 있다. 이번 신제품은 내달 폴더블폰 언팩에서 시제품 전시와 티저 영상 공개로 먼저 시장 반응을 살필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XR 기기 '프로젝트 무한(無限)' [사진=삼성전자] ◆구글과 손잡은 첫 안드로이드 XR 헤드셋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프로젝트 무한'의 언팩과 출시 계획을 구체화하며 막바지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삼성전자가 선보일 '프로젝트 무한'은 구글과의 협업으로 개발된 '안드로이드 XR' 플랫폼을 처음 탑재한 제품이다. 이 플랫폼은 삼성과 구글이 지난해 12월 뉴욕에서 공동 개최한 'XR 언락(Unlocked)' 행사에서 첫 공개됐다. 웨어러블용 '웨어 OS(운영체제)' 공동 개발 이후 양사가 또 한 번 OS 차원의 전략적 협력을 확장한 사례다. 프로젝트 무한은 XR 기기의 고질적 문제였던 착용감·콘텐츠 부족·배터리 효율·연산 성능 등의 한계를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삼성은 대규모 데이터 분석을 통해 다양한 머리 형태를 반영한 착용 디자인을 완성했고, 시선 추적, 제스처 인식, 대화형 사용자 인터페이스 등 멀티모달 입력 방식을 전면에 내세웠다. 여기에 구글의 생성형 AI '제미나이(Gemini)'와 통합된 자연어 대화 기능까지 더해, AI 기반 개인화 서비스 구현을 강조했다. 김기환 삼성전자 MX사업부 이머시브 솔루션 개발팀장(부사장)은 지난 1월 "플랫폼, AI 모델, 콘텐츠, 단말기 등 모든 기술 요소를 OS 단계부터 통합 개발한 사례"라며 "웨어 OS처럼 안드로이드 XR도 생태계 차원의 성공 모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드웨어 핵심에는 퀄컴이 설계하고 삼성 파운드리 4나노 공정으로 제조한 'XR2+ 2세대' 칩셋이 들어간다. 고성능 연산과 그래픽 처리 능력, 최대 12개 이상의 카메라·센서 동시 제어 기능이 구현된다. 패스스루(Passthrough) 기능을 통해 현실과 가상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몰입형 경험도 지원한다. 또 기존 갤럭시 스마트폰, 태블릿, 웨어러블 기기와의 유기적 연동성도 삼성의 강점이다. 갤럭시 생태계에서 축적된 사용자 데이터를 XR 환경으로 확장, 개인화된 서비스와 콘텐츠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후발주자 삼성의 '반전 카드'삼성전자는 XR 시장에서는 후발주자다. 현재 글로벌 XR 시장은 메타와 애플이 양분하고 있다. 메타는 '퀘스트' 시리즈로 지난해 기준 VR 헤드셋 시장에서 77%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으며, 저가형 '퀘스트 3S'의 판매 호조로 4분기 점유율이 84%까지 상승했다. 애플도 지난해 '비전프로'로 고급형 XR 시장에 본격 진입했으나, 높은 가격(3499달러)과 콘텐츠 부족 문제로 기대에는 못 미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애플 비전프로 출하량은 전 분기 대비 43% 급감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가상현실(VR) 헤드셋 출하량은 전년 대비 12% 감소하며 3년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VR 콘텐츠 부족, 하드웨어 무게·발열·배터리 지속시간 등 기술적 한계가 성장 정체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다만 기업용 수요는 교육·의료·군사·엔터테인먼트 분야를 중심으로 일정 수준의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범용성과 확장성, AI 기반 상호작용 등 차별화된 XR 플랫폼 전략으로 반전을 노리고 있다. 특히 기존 안드로이드 개발자 생태계를 그대로 XR로 확장 가능하도록 해 개발 허들을 낮췄다. 기존 모바일 앱 상당수가 수정 없이 XR 헤드셋에서도 실행 가능하다는 점이 핵심이다. 이는 출시 초기부터 풍부한 콘텐츠 확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후발주자의 약점을 보완하는 카드로 평가된다. 구글이 지난달 2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 회의 '구글 I/O 2025'에서 삼성전자, 젠틀몬스터와 함께 안드로이드 XR 기반 스마트안경을 연말 출시할 계획을 밝히고 있다. [사진=구글 유튜브 채널] ◆삼성-구글 연합, '스마트안경'까지 전선 확대삼성과 구글의 XR 협력은 헤드셋을 넘어 차세대 웨어러블 플랫폼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구글은 지난달 삼성전자, 젠틀몬스터와 함께 스마트안경 개발 프로젝트를 공식 발표했다. 구글 I/O 2025 행사에서 공개된 이 협력 프로젝트는 연말 안드로이드 XR 기반 스마트안경 출시를 예고했다. 이번 스마트안경은 카메라, 마이크, 스피커가 통합돼 독립형으로 작동하며, AI 기반 실시간 다국어 번역, 지도 길찾기, 음성 명령, 상황 인식 등 다양한 기능을 지원할 계획이다. 하드웨어는 삼성이, 디자인은 젠틀몬스터가, 운영체제·AI 서비스는 구글이 맡는다. 10년 전 실패로 끝났던 구글 글라스의 한계를 넘어 본격적인 스마트안경 대중화를 겨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들은 2025~2026년을 기점으로 XR·AR(증강현실) 시장이 다시 성장세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는 올해 AR 스마트안경 시장이 반등하며 내년까지 30% 이상의 연평균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생성형 AI 발전과 결합된 'AR+AI' 융합 트렌드가 핵심 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 출시 전 제품에 관한 일정은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 없다"고 전했다.  syu@newspim.com 2025-06-18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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