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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옴니채널(omni-channel) 전략, 생존 위한 필수

기사입력 : 2017년10월08일 09:00

최종수정 : 2017년10월09일 20:33

인터넷에서 보고, 오프라인에서 설명듣고 모바일로 가입
영업점 방문 줄고, 인터넷은행 돌풍...환경 변화에 적응
결국 소비자 편의·만족도 상승이 핵심

[뉴스핌=김연순 기자] 백화점 여성의류 매장을 몇 바퀴 돌며 가을 옷을 보던 그녀의 손에는 스마트폰이 들려 있다. 맘에 드는 옷을 발견하면 QR코드를 찍어 온라인 쇼핑몰의 제품과 비교한다. TV 홈쇼핑에서 봤던 옷과도 견줘본다. 결제는 바코드에 스마트폰을 갖다 대기만 하면 된다. 이미 그녀는 사무실에서 온라인을 통해 저녁 먹거리를 주문했기에 여유 시간이 생겼다. 집에 들어가는 길에 백화점 지하 식품매장에 들러 찾아가기만 하면 된다.

유통업계는 요즘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통합되는 옴니채널(omni-channel) 쇼핑이 대세가 됐다. 쇼루밍(Showrooming 오프라인에서 지켜보고 온라인으로 쇼핑), 역쇼루밍(온라인에서 평판 보고 오프라인으로 제품 구매) 등 크로스쇼퍼(Cross Shoopper)가 등장했다. 영국의 존 루이스 백화점이 지난 2013년에 온-오프라인 통합 매장을 시행했다. 이 백화점에선 굳이 탈의실까지 가지 않아도 옷을 입은 자신의 모습을 가상으로 볼 수 있도록 스크린을 설치하기도 했다. 쇼핑 공간은 오프라인과 온라인, 모바일의 경계가 사라졌다.

은행업계에도 옴니채널 전략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 꼭 오프라인 지점을 방문하지 않아도 금융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불편하지 않은 온-오프라인 통합 서비스가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방식은 이렇다. K고객이 은행 홈페이지(인터넷뱅킹)에서 특정 금융상품을 이용하기 위해 필요한 서류를 살핀다. 이후 비대면채널인 지점이나 고객집중센터로 전화해 본인을 밝히면 인터넷뱅킹에서 살핀 정보가 그대로 해당 직원에게 전달돼 다음 서비스로 연결된다. 은행은 이후 K고객의 정보와 니즈(Needs)를 정확히 파악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등으로 맞춤형 상품과 해결책을 제시한다.

가령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몇 %에 받을 수 있다거나 고정금리 대신 변동금리를, 5년보다 10년 만기를 선택할 것을 권유하는 식이다. 또 금리가 높은 특판예금이나 수익률, 안정성 등 고객의 성향에 맞춘 투자상품 포트폴리오를 제시하기도 한다. K고객은 받은 정보를 보고 온라인을 통해 금융상품에 가입하거나 대출을 신청할 수 있다. 물론 가까운 은행 지점을 방문하면 그 자리에서 바로 상품 가입이나 대출을 받을 수도 있다.

박진회 씨티은행장이 이화여대 국제교육관에서 40여 명의 재학생들에게 ‘금융의 미래와 금융 분야의 경력’ 주제의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씨티은행>

◆ 옴니채널이란..."고객만족 접점 구축"

대표적인 사례가 씨티은행이다. 박진회 씨티은행장은 지난 6월 사실상 '점포 없는 은행' 시대를 선언했다.  오프라인 영업점 수를 기존 133개(소비자금융점포 기준)에서 90개를 줄여 36개로 통합했다. 박 행장은 "일반 영업점을 찾는 고객은 극히 미미하기 때문에 리테일 영업점 수는 이제 의미가 없다"며 궁극적인 영업 방향으로 온-오프라인을 병행하는 '옴니채널'을 말했다. "오프라인 지점 수보다 고객 니즈에 중점을 두겠다"는 방향으로 돌아선 것.

즉, 금융거래 95% 이상이 비대면채널에서 일어나는 금융거래 방식의 변화에 씨티은행은 주목했다. 기존의 다수 영업점을 통합하는 대신 100여 명의 금융전문가가 근무하는 대형 자산관리센터, 여신영업센터 등을 만들었다. 평범한 대면채널은 줄이고 강력한 비대면채널과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춘 셈이다.

점포 폐쇄와 맞물린 전략이라고 지적하는 목소리도 일부 있지만 일단 평가가 나쁘지는 않다. 김영기 금융감독원 부원장보(은행 담당)는 "이번 씨티은행 실험의 성공 여부는 지켜봐야겠지만 금융 환경이 급격히 변화하는 상황에서 도전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은행의 옴니채널 전략은 대면거래가 급격히 줄어드는 것 외에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탄생과도 맞물려 있다. '점포 없는 은행'의 핵심인 인터넷은행이 돌풍을 일으키자 '수요자 중심'으로 변해야 한다는 각성이 일어났다. "불편함이 카카오뱅크를 탄생시켰다"고 강조한 이용우 카카오뱅크 공동대표의 말이 이를 대변한다.

은행의 옴니채널 전략은 은행원을 지점 밖으로 끌어낸다. 보험설계사처럼 은행원이 태블릿PC나 모바일 기기를 들고 거래처를 방문해 예금 및 대출 상담을 하고 현장에서 거래까지 마무리한다. 오프라인 지점을 통한 대면거래뿐 아니라 비대면거래, 온라인·모바일 거래를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방식이다. 유통과 금융의 옴니채널 적용 방식은 다소 차이가 있지만 소비자 편의와 만족이 최우선이라는 점에선 다를 바 없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은 지난 7월 월례조회에서 "24시간 365일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끊김 없이 연계되는 옴니채널의 완성을 위해선 고객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다양한 형태의 고객 접점 구축에 역점을 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직원들에 대한 재교육과 재훈련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 "은행 지속성장 해답은 손님에게 있다"

다른 은행들도 영업점을 재정의하고 영업방식을 차별화하며 옴니채널 확대에 나서고 있다.
신한은행은 영업점에 대해 고객이 방문해 금융업무를 처리하는 단순한 '물리적 공간'을 넘어 온라인·모바일을 활용해 고객과 연결되는 '신개념 복합공간'이라고 재정의했다. 이를 위해 오프라인 채널 체계를 개별 영업점 단위에서 커뮤니티 단위로 전환하고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옴니채널을 확대함으로써 채널유형 다변화를 추진해 오고 있다.

커뮤니티 내에 고객유형별 전문성을 키운 '특화점포'와 소규모 디지털점포인 스마트 브랜치(Smart Branch), 무인화 채널의 새로운 콘셉트인 '구 디지털 키오스크(Your Smart Lounge) 등 디지털이 융합된 다양한 점포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태블릿 브랜치(Tablet Branch)도 디지털 분야의 혁신 사례로 평가된다. 현재 2300여 대의 태블릿이 영업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다.

신한은행 스마트 브랜치.<사진=신한은행>

국민은행은 비대면·대면채널 간 연계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끊김 없는 서비스를 제공해 비대면채널 이용고객이 직접 상품 가입도 하고 온라인에서의 관심사항이 영업점 방문 시에도 그대로 이어져 상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핀테크기술을 활용해 플랫폼 기반의 비즈니스(리브)를 강화하고 내외부 빅데이터를 분석해 개인화된 금융서비스를 생활과 금융서비스가 융합한 디지털뱅킹을 구현한다는 방침이다.

하나은행도 지난 3월 새로운 온라인 가상 채널인 '모바일 브랜치' 서비스를 출시했다. 모바일 브랜치는 하나은행의 모든 영업점을 온라인상에 구현한다. 별도 앱 설치 및 회원 가입 없이 원하는 영업점 앞으로 신용대출 및 신용카드 발급을 신청할 수 있는 새로운 온라인 채널이다.

우리은행은 새로운 금융 패러다임 전환을 위해 위비뱅크를 도입했다. '안전, 속도, 간편, 재미'라는 네 가지 요소를 주제로 핀테크 신기술을 접목해 기존 은행에서는 도전하지 않았던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위비뱅크 출시 후 중금리 대출상품, 위비페이, 환전 등으로 200만명의 고객을 확보했고, 1조4000억원의 전용상품 판매액을 달성했다.

은행권의 옴니채널 전략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또 은행마다 옴니채널 전략을 해석하는 방향도 다소 차이는 있다. 하지만 비대면·대면 채널의 연계, 비대면 채널의 강화는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가 됐다.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은 지난 4월 동대문종합상가를 직접 방문해 ‘태블릿 브랜치’를 이용해 현장 영업을 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는 금융 패러다임 속에서 은행의 지속 성장을 위한 해답은 손님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은행의 영업 행태를 꼬집은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최근 카카오뱅크 공식 출범식 자리에서 다시 은행권의 패러다임 전환을 독려했다. "금융업의 전통적인 경계가 점차 흐릿해지는 가운데 이미 여신, 자금이체 등 분야에서는 소규모 핀테크 업체가 진출해 창의적이고도 편리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대형 은행이나 보험사가 아닌 '작지만 빠른 새로운 플레이어'가 금융산업의 변화를 이끄는 주체가 될 것이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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