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근·김영태·이형희 SK 사장단 16일 소환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대가성’ 집중 수사
[뉴스핌=김기락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에 이어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SK그룹 관계자를 조사한다. 박 전 대통령과 최씨에 뇌물을 줬는지, 미르·K스포츠재단에 낸 출연금에 대가성이 있는지 들여다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기업 조사는 검찰이 당초 박 전 대통령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수사 이후로 미뤄질 것이란 관측을 빗겨나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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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 회장 <사진=SK> |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16일 오전 10시 김창근 전 SK그룹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김영태 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위원장, 이형희 SK브로드밴드 대표이사를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수본은 오는 21일 박 전 대통령 조사를 앞두고 있다.
최씨와 박 전 대통령이 실제 장악한 것으로 알려진 미르·K스포츠재단은 국내 대기업의 출연금을 통해 설립됐다. 기업별 재단 출연금은 삼성 204억원으로 가장 많고, 현대차그룹(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 128억원), SK(111억원), LG(78억원), 포스코(49억원), 롯데(45억원), 한화(25억원), CJ(13억원) 등이다.
SK는 최태원 회장 사면의 대가성 여부가 핵심이다. 최 회장은 지난 2013년 1월 회사 공금을 횡령한 혐의로 징역 4년형을 받은 이후 2015년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돼 사면됐다.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변론에서 “박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최태원 회장의 사면을 검토했으며, 김창근 SK이노베이션 회장을 통해 사면사실을 전달한 적 있다”고 증언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 회장은 2015년 8월13일 안 전 수석에게 “SK 김창근입니다. 하늘같은 이 은혜를 영원히 잊지 않고 최태원 회장 사면시켜 주신 것에 대해 감사감사”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지난해 1월14일 새해 인사 메시지도 “최태원 회장 사면복권시켜준 은혜 잊지 않고”라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롯데와 CJ그룹도 회장이 걸려 있다. 롯데는 신동빈 회장이 롯데면세점 월드타워 면세점 특허권 획득에 대가성이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2015년 면세점 특허심사에서 탈락해 월드타워 면세점 영업이 중단됐지만, 지난해 4월 정부가 추가 면세점 사업권 선정에서 대기업 3곳을 결정하면서, 특허권을 재취득했기 때문이다.
CJ그룹도 이재현 회장의 지난해 8월 광복절 특사와 관련, 이 회장의 외삼촌인 손경식 CJ그룹 회장이 2015년 11월 박 대통령과 독대에서 사면을 청탁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CJ의 경우 최근 검찰이 삼성 이건희 회장의 성매매 동영상을 촬영했다는 혐의로 CJ계열사 직원을 구속하는 등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