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홈 문화·연예 스타

속보

더보기

[스타톡] '더 킹' 조인성 "누구나 마음속엔 손대면 뜨거워질 촛불 있잖아요"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뉴스핌=장주연 기자] “제가 너무 급한 거 아니죠? 이게 다 제가 떨려서 그런 거라고요.” 쉴 새 없이 늘어놓는다. 신작 이야기부터 최근 관심사까지. 꾸밈없이, 망설임 없이 신나게 대답을 이어간다. 그러다가도 혹, 자신의 말이 너무 많았다 싶었는지 대뜸 이게 다 떨림의 방증이라며 푸념했다. 그럴 만도 하다. 자그마치 9년 만이다. 그가 다시 스크린으로 돌아오는 데까지 걸린 시간 말이다.

연기력과 흥행력을 모두 갖춘 배우 조인성(36)이 드디어 극장가를 찾았다. 18일 베일을 벗은 ‘더 킹’을 통해서다. ‘관상’(2013) 한재림 감독이 직접 쓰고 만든 이 영화는 무소불위 권력을 쥐고 폼나게 살고 싶었던 박태수가 대한민국을 입맛대로 좌지우지하는 권력의 설계자 한강식을 만나 세상의 왕으로 올라서기 위해 펼치는 이야기를 담았다. 조인성은 타이틀롤 박태수를 열연했다. 

“알고는 있었지만, 너무 계속 나오던데요(웃음). 제가 연기를 오래 하긴 했지만, 연기가 뛰어나거나 잘하는 편이 아니거든요. 근데 이렇게 전면에 있으니 제 연기 체크하느라 정신이 없었죠. 내레이션도 많았고요. 영화를 올곧이 객관적으로 보지 못했죠. 사실 회차가 너무 많아서 고민도 됐어요. 멀티캐스팅도 좋은데 제가 아직 무명이라 멀티캐스팅은 안 오나 보다 했죠. 근데 반대로 생각하면 이것도 흔치 않은 기회잖아요. 게다가 캐스팅할 때 감독님께 왜 저냐고 물었더니 다양한 모습을 보일 수 있는 이 또래 배우가 저라더라고요.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모성애가 강하게 느껴지거나 얌전하면 어쩌지 하셨대요. 그런데 생각보다 마초 기질도 있어서 캐릭터와 부합한다는 확신이 드셨다고 했죠. 저요? ‘오, 땡큐! 사람 볼 줄 아시네’라고 생각했어요(웃음).”

그렇게 영화의 중심에 서게 된 조인성은 현대사를 관통하는 박태수의 일대기를 스크린에 펼쳤다. 껄렁껄렁 양아치처럼 살던 10대부터 권력의 쓴맛을 본 40대까지, 그리고 전두환 정권부터 이명박 정권까지. 한 남자의 30여 년의 시간을 조인성은 빈틈없이 완벽하게 그려냈다. 

“처음에는 시대별로 포인트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반대로 포인트가 없어도 되더라고요. 예를 들면, 전 제 소꿉친구들을 보면 걔들이 늙었는지 모르겠어요. 10대부터 함께해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거예요. 이것도 마찬가지죠. 게다가 시대가 바뀐 건 현직 대통령 사진이 박히면서 이미지로 알려주잖아요. 저로서는 따로 표현하지 않아도 커버해주니까 자연스럽게 흘러가면 됐죠. 상황이 달라져도 물 흐르듯 갈 수 있다고 자기 합리화를 했어요(웃음). 달라지는 건 어떤 관계가 설정되면서 변하는 거죠. 현실에서도 친구들이 보는 조인성, 엄마가 보는 조인성, 기자님이 보는 조인성 다 다르잖아요. 만남과 헤어짐에 따라 캐릭터가 입체적으로 구성될 거로 생각했죠.”

물론 조인성의 열연 외에도 ‘더 킹’이 개봉 후 뜨겁게 타오른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게 현 시국과 맞물린 영화 속 상황들이다. 실제 ‘더 킹’의 몇몇 장면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이르기까지 숱하게 보고 겪은 우리네 상황과 상당 부분 겹친다. 달리 해석하면, 그만큼 정치적 색깔이 또렷하다는 작품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전 보편적인 시선이에요. 시나리오도 그렇게 봤고요. 여기에 나오는 사건들은 팩트지, 특정 시선이 아니죠. 다만 시국이 이렇게 되면서 그걸 바라보는 우리 모두의 감정, 시선이 바뀐 거예요. 내 권리를 다하지 못한 책임으로 영화를 또 다른 의미로 받아들이는 거죠. 저 역시 그랬고요. 본의 아니게 샤머니즘 같은 특정 장면에서 김이 샜는데 그 장면이 구경거리로 전락했다고 한들, 그것 역시 성공이라고 봐요. 이러다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올라가면 어쩌냐고요? 올라가는 건 그들의 문제죠. 올라가면 기자님이 도와주면 되잖아요(웃음). 또 관객들이 지켜줄 거예요. 각자 정의롭게 살면서 공생해야죠. 정치적 이념과 생각 때문에 민주주의를 왜곡시켜서는 안 돼요. 촛불집회에 나가지 않는다고 마음이 다른 건 아니니까, 누구나 마음속에는 손대면 뜨거워질 촛불이 있으니까요.”

정치적 색깔이 없었다면, 그가 ‘더 킹’에 출연한 이유는 무엇 때문이었을까. 앞서 언급했듯 이 영화는 조인성을 9년 만에 스크린으로 불러들인 작품이다. 그는 자연스러운 순리였다고 답했다. 지난 2011년 전역 후, 일찌감치 출연을 결정했던 영화 ‘권법’의 제작 무산이 시발점이었다. 그 사이 기회가 닿아 노희경 작가의 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2013), ‘괜찮아, 사랑이야’(2014), ‘디어 마이 프렌즈’(2016)에 연이어 출연했다. “영화만 꼼꼼하게, 까다롭게 고르는 건 아닌데 상황이 이렇게 돼 난감하다”며 조인성이 멋쩍게 웃었다. 

“말년 휴가 때 출연을 결정한 ‘권법’ 무산된 후 다른 영화를 하자니 짧아도 6개월은 걸리는 거예요. 그 찰나 너무도 팬이었던 노희경 작가님이 작품들을 줘서 하게 됐죠. 배우의 성격,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전 사실 드라마도 영화도 좋아요. 운 좋게 모두 경험해봤고요. 그건 곧 다 할 수 있다는 의미죠. 선택의 폭이 넓어진 거예요. 막장만 아니라면 드라마도 제가 했던 것처럼 좋은 퀄리티의 작품이 나올 수 있다고 봐요. 표현의 자유도 넓어졌고요. 다만 변함없는 생각은 공감 형태의 작품은 영화가 아닌 드라마로 하겠다는 거죠. 멜로처럼요. 영화에서는 드라마에서 못 다루는 걸 해야 한다는 생각이에요.”

조인성과 대화를 나누면서 그의 무리(?)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었다. 조인성을 중심으로 차태현, 송중기, 이광수, 김우빈, 도경수(엑소 디오), 김기방, 배성우가 함께하는 사모임은 연예계 안팎의 관심을 독차지하고 있다. 최근 도경수에게 엑소 ‘으르렁’ 안무 포인트를 배웠다는 조인성은 “경수랑 대화도 하고 더불어 살기 위해 선배가 할 자세, 그걸 해줬을 때의 놀람을 주기 위한 나만의 아이템”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간 인터뷰에서 도경수와 김우빈이 조인성을 향해 내비친 무한 존경과 신뢰의 말들에는 쑥스러운 듯 웃어넘겼다. 

“걔들 왜 자꾸 거짓말하지?(웃음) 그냥 그 아이들 본성 자체가 발라서 그렇게 말하는 거예요. 제가 다행인 건 후배들에게 밥과 술을 사 줄 있는 포지션에 있다는 것뿐이죠. 물론 그 친구들이 그걸 또 존중해주고 알아줘서 고맙고요. 제가 더 해줄 수 있는 건 묻는 거에 아낌없이 답해주는 거, 혹 누군가 그 친구들에 대해 안 좋은 이야기를 하면 ‘그런 아이가 아닙니다. 오해가 있었나 봅니다’라고 성심껏 말해주는 거죠. 요즘에는 (차)태현 형, (정)우성이 형, (배)성우 형하고 자주 술을 마시는데 같이 사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그들의 후배일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우리 모두 어른이지만, ‘미생’ 오 과장(이성민)처럼 물어보고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선배가 있다는 건 정말 좋은 거죠. 제가 생각보다 일희일비하거든요(웃음).”

후배를 향한 애정, 그리고 선배를 향한 존경이 깃든 대화는 이후로도 계속됐다. 주위 사람을 얼마나 사랑하고 챙기는지가 그의 말 한마디 표정 하나하나에 모두 드러났다. 그래서 물었다. 조인성에게 인간관계란 대체 어떤 의미인지. 

조인성, 도경수, 이광수가 함께 찍은 사진 <사진=이광수 인스타그램>

“인간관계는 제게 삶의 체험 현장이에요. 다른 캐릭터를 만나는 거죠. 어쩌면 현장 같은 거일 수도 있고요. 실제로 여러 친구를 만나면서 제가 많이 바뀌어요. 계급장을 떼고 한 테이블에 앉아서 자기의 이야기를 터놓고 할 수 있는 관계가 없다면, 그 얼마나 외로운 일이겠어요. 물론 일이 잘되는 것도 중요하죠. 하지만 명절날 진심으로 전화 한 통 받는 것도 굉장히 멋진 일이에요. 그게 제가 ‘우리’라고 칭하는 사람들을 만나는 이유죠. 직업의 위아래, 위치가 문제가 아니라 사람을 좋아하는 것. 그것이 우리가 계속 만날 수 있는 이유고 그런 모습이 한 화면에 배우로서 상태로 보일 거예요. 그리고 전 배우에게 그 상태가 얼마나 중요한지 피부로 느끼죠.”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 요즘 그를 자극하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마지막으로 던졌다. 물론 연기는 제외하고. 

“요즘 저를 자극하는 거요? 글쎄요. 없어요. 숨만 쉬어요. 정말 숨만 쉬어요(웃음). 근데 이게 아무것도 아닌 거 같잖아요. 근데 숨 쉬는 거 느껴본 적 있어요? 그것만 하더라도 좋아요. 살아있음을 느끼죠. 그리고 저의 요즘 화두는 나를 잘 챙기자는 거죠. 보통 자기 자신을 잘 못챙기거든요. 저도 (차)태현이 형한테 들은 건데 맞는 거라 생각해요. 그렇게 나를 잘 챙겨서 건강해져야죠. 건강해서 술을 계속 마실 수 있게. 하하.”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 <사진=NEW>

[관련키워드]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사진
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