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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비둘기’ 테이퍼링…QE 기간 연장·규모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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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4월 이후 자산매입 월 600억 유로로 축소
매입 가능 자산 2년 미만 만기·예치금리 아래로 확대
전문가 “여전히 완화적”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유럽중앙은행(ECB)이 오는 4월부터 자산매입 규모를 줄이기로 했다. 그러나 당초 3월 말 종료될 예정이었던 자산매입 프로그램 시행 기간은 연장하고 매입 대상도 확대하면서 완화적 스탠스를 유지했다.

ECB는 8일(현지시각) 현재 3월 말 종료 예정인 자산매입프로그램(QE, 양적완화)을 내년 12월까지 연장한다고 밝혔다. 다만 자산매입 규모는 오는 4월 이후 현재 800억 유로에서 600억 유로로 줄어든다. 기준금리는 제로(0)로 유지됐으며 하루짜리 예금에 적용되는 예금금리는 마이너스(-) 0.40%, 한계대출금리는 0.20%로 유지됐다.

앞서 금융시장은 ECB가 월 800억 유로의 자산매입이 내년 9월까지 연장될 것으로 전망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도 같은 안이 통화정책회의에서 논의됐다고 전했다.

ECB는 자산매입 대상도 확대해 예금금리보다 낮은 금리를 가진 자산의 매입도 가능해졌다. ECB는 2년 미만의 만기를 가진 자산도 매입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꿨다. 다만 드라기 총재는 예금금리보다 낮은 금리를 가진 자산 매입은 선택할 수 있지만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자산매입 프로그램 시행 기간이 연장되고 대상도 확대됐지만 4월 이후 매입 규모가 줄면서 전문가들은 이를 ‘비둘기파적(통화 완화를 선호하는)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tapering)’이라고 평가했다. 드라기 총재는 필요 시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기존의 입장도 유지했다.

ADM의 마크 오스트발트는 “여전히 추가 완화 쪽으로 치우친 것 같다”며 “전망이 덜 우호적으로 변하거나 금융여건이 일관된 인플레이션 경로와 부합하지 않을 경우 통화정책위원회는 (자산매입) 프로그램의 규모나 기간을 늘릴 것”이라는 ECB의 성명을 언급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사진=블룸버그>

◆ “테이퍼링 논의 안 했다”지만…시장 “이것이 테이퍼링”

ECB는 자산매입 규모를 축소할 계획이지만 이것이 테이퍼링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드라기 총재는 “테이퍼링은 자산매입 규모가 점진적으로 제로로 가는 과정”이라며 “그것은 논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자산매입 규모를 줄인 것 자체가 테이퍼링이라고 해석했다. 애버딘 자산운용의 패트릭 오도넬 펀드매니저는 “드라기 총재는 이것을 ‘테이퍼링’이라고 부르고 싶지 않았을지 모르지만, 이것이 테이퍼링”이라면서 “ECB는 자산매입 규모와 만기를 줄였으며 그것이 바로 테이퍼링이다”고 지적했다.

드라기 총재가 자신있게 ‘테이퍼링’을 언급하지 못 한 것은 2019년까지도 유로존의 인플레이션이 ECB의 목표치를 밑돌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ECB는 2%의 물가상승률 목표치를 두고 있다. 

이날 ECB는 올해와 내년 유로존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1.7%로 유지했고 2018년 성장률 예상치는 1.7%에서 1.6%로 낮아졌다. 인플레이션율 예상치는 올해 0.2%로 유지했으며 내년 전망치는 1.2%에서 1.3%로 올렸다. 2018년 전망치는 1.6%에서 1.5%로 낮아졌고 2019년 물가는 1.7%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드라기 총재는 “유로존 성장 전망의 위험은 하방으로 치우쳐 있다”며 “아직 인플레이션이 추세적으로 상승한다는 조짐이 없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Brexit), 이탈리아의 개헌 부결이 유로존에 미칠 영향에 대해 드라기 총재는 “이 3가지 이벤트는 세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브렉시트와 미국의 새 정부가 미칠 영향은 중장기적으로 진전된다”고 설명했다.

상승하던 유로화는 기자회견에서 드라기 총재가 완화적 입장을 견지하자 하락세로 돌아섰다. 미국 동부시간 오전 9시 57분 현재 유로/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05% 하락한 1.0642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독일의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전날보다 3.6bp(1bp=0.01%포인트) 오른 0.391%를 기록하고 있다.

ING의 카스텐 브제스키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결정은 자산매입을 중단하거나 줄이려는 ECB 매파의 압력과의 절충안으로 보인다”며 “이것이 지혜로운 결정이었는지, 2013년의 연방준비제도(Fed)처럼 테이퍼 탠트럼을 유발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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