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점 가능 총량 제한으로 1, 2위 격차 벌어져
[뉴스핌=강필성 기자] CJ푸드빌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CJ푸드빌의 베이커리 브랜드 뚜레쥬르와 파리바게뜨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기 때문. 시장 1위를 차지하기는커녕 더딘 성장으로 만년 시장 2위에 머무는 모양새다.
여기에는 파리바게뜨의 점포당 매출이 압도적으로 높은 점도 주효했지만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인한 출점 수의 제약으로 인한 한계도 분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기적합업종에서 전체 매장의 2%만 늘릴 수 있게 되면서 1위 사업자와 2위 사업자의 격차는 벌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4일 베이커리업계에 따르면 2011년 1792개에 불과했던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의 매장 격차는 지난달 말 기준 2108개로 늘어났다.
뚜레쥬르의 지난달 매장수는 1304개로 지난해 말 1285개에서 19개 점이 늘었다. 이는 올해에만 57개의 매장을 늘린 파리바게뜨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같은 추세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2012년 1792개에 달했던 두 브랜드의 매장 수는 최근 4년간 단 한번도 좁히지 못하고 늘어가는 중이다. 여기에는 파리바게뜨의 브랜드 경쟁력이 뛰어나다는 점도 주효했다. 파리바게뜨의 월평균 매출은 뚜레쥬르를 크게 앞서나가는 것으로 전해진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뚜레쥬르가 한때 파리바게뜨의 강력한 라이벌로 꼽혔지만 사실 매장 수는 파리바게뜨가 훨씬 빠르게 늘어가고 있다”며 “여기에는 창업자들의 쏠림현상도 주효했지만 중기적합업종에 따른 출점 제한 규제가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실제 지난 2012년부터 적용되기 시작한 중기적합업종에는 대기업 베이커리의 출점 제한과 함께 출점 가능 총량을 제한하는 규제가 담겼다. 총 점포수의 2% 내로만 점포를 늘리는 것이 가능한 것이다.
즉, 총 점포수가 3364개인 파리바게뜨는 연간 69개 매장 확대가 가능하지만 뚜레쥬르는 점포수 26개를 늘리는 것까지만 허가된다. 양사가 출점 한계까지 점포수를 지속적으로 늘린다면 산술적으로 뚜레쥬르가 파리바게뜨를 따라잡는 것은 영영 불가능하다.
프랜차이즈 사업은 특성상 가맹점 수가 곧 경쟁력이 되기 때문에 뚜레쥬르 입장에서는 점차 벌어지는 격차에도 불구하고 이렇다 할 방법이 없다는 관측이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올해 중기적합업종의 3년 연장에 합의하면서 매장 격차를 좁히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 해졌다”며 “이 때문에 외형적 확대보다는 브랜드 리뉴얼을 통해 매장당 매출을 높이기에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CJ푸드빌은 지난달 뚜레쥬르 브랜드를 리뉴얼하는 한편, 해외 매장 확대에 공격적으로 나서는 상황. 하지만 브랜드 리뉴얼을 기존 매장에 모두 일괄 적용하기 힘들뿐더러 해외 점포가 직접 수익을 내는 상황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근 법제화 논의가 이뤄지는 중기적합업종에 CJ푸드빌의 고민이 더 깊어갈 수밖에 없는 이유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