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핌=황수정 기자] "대박날 것 같다. 출연하는 사람들이 속마음을 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분명 이런 프로그램을 기다렸던 이들이 있을 것이다"
JTBC 새 예능프로그램 '말하는 대로'의 첫 녹화 당시 이상민의 예언이 그대로 적중했다. '말로 하는 버스킹'이라는 애매모호한 콘셉트로 정작 MC들도 의문을 가졌던 '말하는 대로'가 단 2회만에 SNS에서 회자되고,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일반적인 강연, 소통 프로그램과 무엇이 다른 걸까.
'말하는 대로(大路)'는 말 그대로, 한 버스커가 길거리에서 음악이 아닌 말로 버스킹을 하는 프로그램. 각각의 특색있는 버스커들이 길거리로 나가 대중에게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며 소통하고 공감한다. 첫 회에는 이상민, 장유정 감독, 타일러, 김동영 작가가 나섰고, 두 번째에는 손아람 작가, 장도연, 표창원 국회의원이 등장했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쉽게 만나지 못했던 인물들은 물론이고, 버스커의 조합 역시 색다르다.
'말하는 대로' 연출을 맡은 정효민PD는 "딱히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인터넷상에서 화제가 되는 분들이나 요즘 관심있는 이슈에 꾸준히 얘기해주시는 분들, 인생 자체가 이야기가 되는 분들을 연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매회 버스커들의 조합에 대해 "각 버스커들의 이야기가 연결이 되면 재밌을 것 같은 분들을 위주로 고려했다"며 "대중에게 익숙한 분과 익숙하지 않은 분들의 비율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말하는 대로'의 가장 큰 강점은 소통을 통해 공감한다는 점이다. 버스커들의 이야기가 끝나면 이를 듣고 있던 시민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지는데, 이때 생생한 소통의 현장을 만날 수 있다. 어떤 이는 주제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을 하고, 어떤 이는 공감과 위로를 표한다. 손아람 작가는 시민의 질문에 오히려 역질문을 하며 보는 사람들도 긴장할 정도의 대화를 이어갔고, 장도연은 "괜찮지 않아도 괜찮다"는 시민의 말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를 지켜본 정효민PD는 "현장에서는 확실히 버스커와 대중들이 더욱 깊게 커뮤니케이션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말하는 대로'는 사람들이 마음 속으로 생각만 하고 있던 주제를 공론화시킨다. 자신들의 과거부터 현재, 속마음을 털어놓는 것은 물론, 논란이 되고 있는 사회적 이슈를 비교적 쉽게 풀어내며 대중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특히 손아람 작가의 '연애'를 소재로 한 '남녀차별' 주제의 버스킹은 모두가 '뒤통수를 맞았다'고 생각할 정도로 반전을 줬고, 타일러 역시 '호구'를 소재로 환경 문제를 다뤄 놀라움을 자아냈다. 타일러는 미국과 한국에서 출간되는 책의 소재가 다르다는 것을 예로 들며 좀 더 쉽게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웠다.
현장에서 버스커들의 이야기는 30분 내외지만 편집을 통해 방송에서는 그보다 더 짧게 요약된다. 여타 강연 프로그램에서 한 강연자가 1시간 넘게 이야기하는 것과 다르다. 이는 짧은 콘텐츠를 더 많이, 더 자주 소비하는 대중들의 패턴과 맞물려 더욱 효과적이다. 실제로 손아람 작가의 버스킹 영상은 SNS를 통해 돌고 돌며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짧고 굵은 만큼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가 명확한데다 집중도와 파급효과가 높다.

특히 '말하는 대로'는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이와 동시에 마음의 병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의미하는 바가 크다. '말하는 대로' MC 하하는 "예전부터 고민이 있거나 유일한 해소법은 대화였다. 오고가는 대화 속에 많이 위로가 되고 몸이 따뜻해지는 걸 느꼈다"고 말한 바 있다. 정효민PD 역시 "요즘 사회는 서로 말하기를 조심하는 분위기다. 남의 이야기가 내 의견과 다르더라도 들을 수 있고, 누구든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그 말들이 위로가 되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며 기획의도를 밝혔다.
이에 대해 한 임상심리전문가는 "사람은 사회적인 동물이어서 유대 관계를 통해 공감하고 치유받는다. 과거 가족을 통해 유대를 형성하고 치유받았다면 현재 핵가족화가 되면서 가족이 했던 기능이 사회적인 관계로 옮겨갔다. 여기에 '혼밥' '혼술' 등 1인 가구 증가로 고립된 환경이 넓어지며 사회적 관계망이 더 좁아졌기 때문에 예전보다 마음의 병을 가진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이어 마음 속의 이야기를 꺼내 남에게 말하고 이를 공감받는 것 자체가 심리상담 치료 과정 중 하나라며 "스스로 말하면서 위로 받을 수 있는 부분은 받고 잘못된 부분은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말을 통해 밖으로 꺼내야 치유가 된다"고 설명했다.
'말하는 대로'는 버스커와 함께 듣는 대중들 역시 힐링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공황장애, 강박장애, 우울증 등 현대인의 병이 증가하고 있는 요즘, '말하는 대로'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매주 수요일 밤 9시30분 방송.
[뉴스핌 Newspim] 황수정 기자(hsj1211@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