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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찬 교수가 7일 방송한 OtvN '어쩌다 어른'에 출연했다. <사진=OtvN '어쩌다 어른' 캡처> |
[뉴스핌=이현경 기자] '어쩌다 어른' 정재찬 교수가 프랑스 작가 알퐁스 도데의 소설 '별'을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했다.
7일 방송한 OtvN '어쩌다 어른'은 성 특집으로 꾸며진 가운데 '어른들의 잃어버린 감성을 찾아라'를 주제로 진행됐다. 이날 한양대학교 국어교육과 정재찬 교수가 강의를 펼쳤다.
이날 정재찬 교수는 알퐁스 도데의 소설 '별'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예전에 제가 여고에 국어 교사로 있었던 적이 있다. 당시 여고생들에게 이 소설이 참 인기가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이 소설엔 사건이 없다. 이럴 때는 사건이 없는 게 사건이라고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소설에 대한 재해석이 필요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재찬 교수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목동을 순수할 거로 생각한다. 그런데 목동은 양 치는 사람이다. 그리고 소설 속 목동의 나이는 스무살이고 당시 프랑스는 성적으로 문란했다"고 설명했다. 이 부분에 대해 말하며 그는 20대 혈기 왕성한 청년의 목소리톤으로 연기를 펼쳐 웃음을 자아냈다.
덧붙여 "그런데 스테파네트 아가씨가 찾아오는데 어떤 마음이었겠나. 그리고 아가씨가 홀로 와서 깔깔 웃고, 스커트 자락도 들어올린다"라며 "그 아가씨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강물이 불어나서 돌아온다. 그것도 젖어서"라며 유머를 더해 설명했다.
그는 "그렇게 해서 산 속에서 둘만 있게 된다. 본문에 보면 '돌아갈 길 없게된 그녀', 이게 20대 남성의 로망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정재찬 교수는 목동의 입장을 바라보며 설명했다. 그는 "소설에는 '기어코 밤이 되고 말았다'고 적혀있다. 그때도 목동은 참고, 아가씨를 위해 잠자리를 마련해줬다"며 "스테파네트가 나와줘서 모닥불에 앉게 된다.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 영화에서는 모닥불에 줌인이 되고 그 다음날 아침이 되면서 '어머'라는 대사로 처리되는 거다. 아가씨는 곱슬곱슬한 머리를 비벼댄다. 이건 목동 입장에서 고문이다"라고 덧붙였다.
정재찬 교수는 소설의 주제에 가까이 접근했다. 그는 "그때 하필이면 유성이 지나간다. 목동이 뭐라고 하면 '저 하늘의 별이 비호를 해줘서 내가 순결과 순수함을 잃지 않았다. 그래서 내 사랑을 간직하고 있다'고 말한다"고 더했다.
이 설명을 이유로 정재찬 교수는 '별'을 새로운 시각으로 봐야한다고 제기했다. 그는 "알퐁스 도데는 보통 사랑이라고 하면 정욕, 욕정을 말하는데 사실 이 같은 순수함이 사랑 아니냐고 말하고 싶었던 거다"라고 말했다.
다시 정재찬 교수는 "소설은 목동이 세월이 지나 회고하는 내용이다. 목동 역시 순수했고 스테파네트도 순수해서 오빠를 믿었던 것이다. 그런 아름다움을 이야기하고 있다. 어쩌면 이 소설은 목동이 40~50대가 되어서 쓴 게 아니었겠나 싶다"고 설명했다.
이 이야기를 마무리하며 정재찬 교수는 "문학은 고정관념을 뒤집는다. 때로는 소설, 드라마를 볼 때 선과 악 중 어디에 서는가. 내가 평소에는 도둑은 나쁜 것이라고 해놓는데 그 사람의 관점에서 생각해보면 착한 도둑, 부패한 경찰이 있을 수도 있다"며 "그러면서 우리는 세상을 다시 보게 된다. 이런 의미에서 알퐁스 도데의 '별'은 별을 통해 사랑의 순수함을 일깨워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현경 기자(89h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