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지섭과 신민아가 출연하는 ‘오 마이 비너스’는 미의 기준과 사회적 편견을 주제로 한 로맨스다. 미와 풍요를 상징하는 여신 비너스가 다이어트를 강조하는 오늘날의 대한민국에서 어떻게 해석되고 있는지 꼬집는다.
‘오 마이 비너스’는 살이 붙은 원조미녀 변호사 강주은(신민아)과 살 빼는 데 도가 튼 얼굴 없는 할리우드 트레이너 김영호(소지섭)가 주인공이다. 15년 전 타고난 외모와 몸매로 인기를 독차지한 강주은은 일만 파다가 몸도 마음도 잔뜩 무거워진 경쟁사회 시스템의 희생자로 묘사된다. 강주은은 살찌면 사랑도 일도 끝이라는 비뚤어진 사회상을 투영하는 동시에 무조건 살을 빼야 하는 여성들의 강박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인물이다.
드라마 ‘오 마이 비너스’는 얼굴 살이 몰라보게 늘어난 신민아의 티저 영상으로 관심을 끌었다. 살이 찐 여자가 살을 빼는 이야기인 만큼 미운오리새끼가 백조가 되는, 일명 환골탈태 포맷을 채용한 것이다.
물론 KBS는 ‘오 마이 비너스’가 외모보다는 내면이 중요하다는 진실을 강조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영화 ‘마이 페어 레이디’로 거슬러 올라가는 환골탈태 포맷은 영화 ‘미녀는 괴로워’나 최근 종영한 MBC 드라마 ‘그녀는 예뻤다’를 히트시킨 보증수표이기도 하다. 때문에 ‘오 마이 비너스’ 역시 보란 듯 성공을 거둘지 벌써부터 관심이 뜨겁다.
배우 김아중은 영화 ‘미녀는 괴로워’에서 초고도비만 여성이 늘씬한 8등신 미녀로 변신하는 과정을 보여주며 강렬한 대리만족을 선사했다. 물론 이 영화는 외모가 다가 아니라는 똑 부러진 진리를 품고 있었지만, 뚱보 여성이 미녀가 된 뒤 사회에 통쾌한 한 방을 날리는 이야기로 인기를 끌었다. 날씬한 여성만 원하는 사회 분위기에 억압됐던 여성들의 속을 시원하게 긁어준 셈이다.
황정음의 주근깨 홍조얼굴이 충격을 줬던 ‘그녀는 예뻤다’도 미운오리새끼가 백조로 변모하는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그렸다. 일명 역변의 피해자로 그려진 황정음은 못생긴 여자는 사회로부터 제대로 된 평가나 대접조차 받기 어렵다는 우울한 현실을 유쾌하게 풍자해 사랑을 받았다.
오드리 햅번의 젊은 시절을 담은 '마이 페어 레이디'는 환골탈태 포맷이 얼마나 큰 반전 감동을 줄 수 있는지 잘 보여줬다. 이 영화는 나중에 줄리아 로버츠의 '귀여운 여인'으로 리메이크됐고, 전작을 뛰어 넘는 인기와 사랑을 누렸다.
신민아가 과연 어디까지 망가졌는지 흥미를 모으는 ‘오 마이 비너스’는 미래가 마냥 밝지만은 않다. 아무리 환골탈태 포맷이 인기라고 해도 '못생기고 뚱뚱한 여자의 복수' 정도로 이야기가 한정된다는 약점이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그녀는 예뻤다’ 종영 직후 비슷한 포맷을 땄기에 대중의 입맛을 색다르게 충족시켜야 한다는 부담이 만만찮다. 과연 ‘오 마이 비너스’가 양날의 검과 같은 환골탈태 포맷으로 성공을 거둘 지 지켜볼 일이다.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