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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式 주주환원 깜짝카드…'시장신뢰' 쌓는다

기사입력 : 2015년10월29일 16:20

최종수정 : 2015년10월29일 16:20

신뢰 바탕으로 체제 공고화…지배구조 개편 사전작업 분석도

[뉴스핌=김연순 기자] 삼성전자가 29일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대규모 '주주친화 카드'를 꺼내들었다.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정책은 어느 정도 예견돼 왔지만, 규모(11조원) 면에서 '깜짝카드'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업계와 시장에선 삼성전자가 주주가치 제고를 통해 이재용 경영체제에 대한 신뢰를 쌓고, 향후 지배구조 개편 강화를 위한 사전작업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이번 주주친화 정책 발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과감한 결단을 내림으로써 전격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 삼성전자, 11조 자사주 매입·소각 '깜짝카드'…주주가치 극대화

29일 삼성전자는 11조3000억원의 대규모 자사주를 매입하고, 매입한 주식은 전량 소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매입 규모는 100억달러에 상당하는 것으로, 삼성전자 상장 이후 사상 최대 규모다.

삼성전자는 향후 1년 동안 3~4차례에 걸쳐 자사주 11조3000억원 어치를 매입해 소각처분하기로 결정했다. 삼성전자 이사회는 1회차 자사주 매입 규모를 4조2000억원으로 결의하고, 오는 30일부터 3개월간 보통주 223만주와 우선주 124만주를 매입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자사주 매입·소각 결정과 관련해 "삼성전자의 주가가 회사의 가치 대비 과도하게 저평가돼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며 "사상 최대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자사주 매입은 주식 유통 물량을 줄여주기 때문에 주가 상승 요인이 되고, 자사주 매입 후 소각을 하면 배당처럼 주주에게 이익을 환원해 주는 효과가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주주환원 정책에서 주주가치 극대화에 방점을 찍었다. 

우선주 비중을 35%로 한 배경은 이사회 결의일 전일 기준으로 우선주 주가가 보통주에 비해 22% 낮은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어, 우선주 매입 비중을 높여 동일한 금액으로 더 많은 수량의 주식을 소각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앞으로 우선주 주가가 보통주에 비해 10% 이상 낮을 경우, 우선주 매입 비중을 높여 동일한 금액으로 더 많은 주식을 소각할 계획"이라며 "자사주 소각으로 인한 향후 주당 배당금의 증가 효과가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되고 결과적으로 보통주와 우선주 주주 모두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향후 3년간 연간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의 30~50%를 배당 및 자사주 매입 방식으로 주주환원에 활용할 것이라는 계획을 내놨다. 향후 3년간 배당에 중점을 두고 주주환원을 진행하되, 잔여재원 발생 시에는 자사주 매입을 실시할 계획이다. 내년부터는 분기배당 제도의 도입 시행도 검토하고 있다.

시장과 업계에선 삼성전자의 이 같은 주주환원 깜짝카드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각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모두 삼성전자의 주주환원책에 환호의 목소리를 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시장 예상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도 "삼성전자의 이번 주주환원정책은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수준으로 주가에 매우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 추가 지배구조개편 위한 사전작업 분석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동시에 관련 업계에선 이번 삼성전자의 주주친화 카드가 시장에서 이재용 부회장 체제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고 향후 지배구조 개편을 대비한 사전작업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관여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실적과 주가 두 가지 측면에서 주주와 시장의 신뢰를 쌓으면서 이를 토대로 자연스럽게 지배구조 개편으로 이어갈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향후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선 이재용 경영체제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밑바탕이 돼야 한다"면서 "지배구조 개편을 밀어붙이기보단 주주친화정책을 통해 '시장 신뢰'라는 환경적인 요소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 선임연구원은 이어 "시장과 주주의 신뢰를 바탕으로 향후 지배구조개편을 진행할 때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처럼 노이즈가 생기지 않고 지지를 받으면서 자연스럽게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삼성전자가 "현재 삼성SDS와의 합병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재차 일축했지만 12%에 달하는 기존 자사주를 활용한 합병 가능성은 여전히 '진행형'이라는 얘기다. 이명진 삼성전자 IR그룹장(전무)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보유 중인 자사주 소각은 법적으로는 가능하나 계획이 없다"고 전했다.

관련 업계에선 이재용 부회장의 지배체제를 확고히 하기 위한 방안으로 삼성전자를 인적 분할해 전자 지주회사와 삼성SDS와 합병하는 지배구조 개편안이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통상 회사가 보유한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삼성전자가 인적분할을 할 경우 12%의 의결권은 부활할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이번 주주환원책은 주주가치 제고 극대화라는 삼성전자의 방향을 분명히 보여줬다"면서도 "기존 삼성전자가 보유한 자사주 12%는 (삼성전자와 삼성SDS) 합병 과정에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장기적 관점에서 주주와 회사 모두의 가치제고를 위한 현금 활용 방안에 대해 고민해 왔다"면서 "앞으로도 삼성전자는 일관되고 지속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통해 사업성장 뿐만 아니라 주주가치를 극대화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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