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동훈 기자] 전세난과 저금리 투자수요 증가에 아파트 경매의 낙찰가율(감정가액 대비 낙찰가 비율)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최근 아파트 시세가 크게 상승한 데다 경매 매물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저금리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유동자금이 경매시장에 몰린 것도 낙찰가율 상승세를 부추겼다. 이에 따라 그동안 재테크 수단으로 인기를 끌던 주택 경매의 인기를 당분간 꺾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5일 경매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경매시장에서 서울지역 아파트의 낙찰가율은 전달(93.7%)보다 3.9%P 높아진 97.6%를 기록했다. 이는 연중 최고치다. 전년동기(88.3%)과 비교하면 9.3%P 뛰었다.

올 들어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1월엔 낙찰가율이 87.9%, 2월 86.3%, 3월 91.2%, 4월 91.2%, 5월 90.2%, 6월 90.6%다. 7월 92.4%로 상승폭이 커졌고 8월 93.7%로 올라섰다.
특히 강남권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서울지역 25개구 평균치을 크게 웃돌며 고공행진을 했다. 지난달 강남구 낙찰가율은 103.8%, 서초구 102.2%로 강세를 기록했다.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강남권 아파트값이 뛰자 경매시장에 주택 구매 수요가 몰린 것이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는 신규 매물의 낙찰도 급증했다. 유찰 없이 경매 1회차에 주인을 찾은 것. 9월 한 달간 신건 낙찰은 23건이다. 올해(1~8월) 총 49건이 신건으로 낙찰됐다는 것과 비교하면 급증한 것이다.
이같은 낙찰가율 상승은 경매건수 감소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주택경기가 살아나자 채권자들이 담보물권을 일반 주택 거래시장에서 매각하는 움직임이 강하다는 게 경매업계의 설명이다. 경매보다 처분기간이 짧고 더 많은 채권 확보가 가능해서다.
실제 지난달 서울지역의 아파트 경매건수는 급감했다. 1월 352건, 2월 347건, 3월 401건, 4월 442건이 경매시장에 나왔다. 5월엔 276건으로 더욱 줄었고 6월 394건, 7월 303건, 8월 265건으로 나타났다. 9월엔 연중 최소인 217건이 경매됐다.
올해 아파트값이 상승한 것도 낙찰가율이 높아진 원인이다. 경매 기준가격인 감정평가는 일반적으로 입찰일보다 6개월 정도 앞서 실시한다. 이 기간 동안 주택가격이 많이 오르면 투자자는 감정가액과 비슷한 금액을 입찰서에 작성해야하는 것이다.
경매전문 경매인베스트 김주영 실장은 “서울 주요지역의 아파트 전세가율이 80~90%에 달하는 데다 매물도 절대적으로 부족하자 경매 참여자가 꾸준히 증가했다”며 “올해 주택거래 증가로 매맷값이 많이 뛰었고 저금리에 투자수요도 늘어 낙찰가율이 고공행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매건수의 부족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어서 낙찰가율 상승세는 내년 초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재테크 상품으로서 주택 경매의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경매 낙찰가율이 100%에 육박하면 일반 주택시장에서 거래하는 것과 가격 차이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통상 주택경매에서는 시세의 80~90% 수준에서 감정가격이 제시된다. 같은 수준에서 매맷값이 형성되는 저가 매물과 거의 차이가 없는 셈이다.
오히려 경매로 주택을 낙찰받으면 세입자 이주비, 명도소송 등 추가비용이 들어 일반 거래보다 손해를 볼 수 있다. 더욱이 올해 들어 정부가 제2금융권의 LTV(주택담보인정비율)와 DTI(총부채상환비율)를 은행권과 똑같이 적용한 것도 경매투자의 매력을 떨어뜨린 부분으로 꼽힌다.
경매 전문가 테라알앤디의 양태영 실장은 “대출을 낀 채 싼 값에 산 후 빨리 팔아야 하는 주택 경매의 장점이 사라지고 있다”며 “경매 전문가들의 시장 이탈도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