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추연숙 기자ㆍ김기락 기자] 7일 오후 3시 서울 명동 거리. 평소 같으면 평일에도 중국인 등 관광객이 북적이는 곳이지만, 영하 10도에 육박하는 강추위 탓에 사람이 많지 않았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100일을 하루 앞둔 이날 명동 주변에 휴대폰 매장을 찾았다.
가장 먼저 들른 SK텔레콤 직영점은 한파로 한산한 거리만큼이나 매장 내부도 썰렁했다. 기자가 10분 정도 매장을 둘러보는 동안 상담을 받으러 오는 고객이 없었다. 점원도 매장 내부를 가볍게 걸어 다니는 등 한가해보였다.
▲소비자들 “요즘도 가격 비싸요?”
이곳 점장은 “지금 시간대가 손님이 가장 적은 시간”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명동에 있는 이런 직영점 한 곳당 일평균 15대 정도 개통한다”며 “단통법 시행 전과 비슷한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단통법 시행 후 손님들이 가장 많이 물어보는 말은 요즘도 휴대폰 가격이 비싸냐는 것”이라며 “들쑥날쑥한 지원금을 골고루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설명한다”고 어려움 토로했다.
SK텔레콤 직영점과 3분 거리인 KT 직영점에서도 손님들은 잠시 가격을 물어보고 매장을 빠져나갔다. 점원 한 명이 휴대폰 액세서리를 판매하기 위해 손님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손님들이 들어올 때마다 “멋진 고객님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했다.
이곳 점원은 출시된지 15개월이 지난 단말기에 최대 보조금을 준다는 인기 ‘공짜폰’은 재고가 없어 가입할 수 없다고 했다.
매장 앞에서 만난 한 손님은 “갤럭시노트3나 노트4를 사려고 찾고 있는데, 노트3는 없다고 말하더라”며 “하지만 매장마다 가격이나 물량 상황이 조금씩 다를 수도 있을 것 같아 판매점을 여러 군데 돌아다녀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두 매장을 돌아보니 규모가 비교적 큰 직영점도 이런데, 소규모 판매점은 더 한산할 것이라는 생각이 스쳤다. 청계천 인근 판매점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손님이 한 명도 없어 앉아있던 직원들은 기자가 문을 열자, 황급히 일어나며 맞이했다.
안내하는 점원에게 휴대폰을 사려고 보러 왔다고 하자 “아이고, 이쪽으로 오십시오”라며 반색했다. 각별히 친절한 대리점 직원들의 태도는 단통법 시행 이후 힘들어졌다는 판매 대리점의 상황을 반영하는 듯 했다.
간혹 매장에 들어온 소비자들은 휴대폰 구매를 망설이는 모습이었다. 한 고객은 점원에게 “지금 단통법 때문에 비싼거죠?”라며 “앞으로 더 싸지는 거 아니에요?”라고 물었다. 매장을 방문한 손님들은 대부분 구입 결정을 못하는 표정이었다.
명동에서 판매점을 운영하는 한 점장은 “단통법 이후 가장 힘든 점은 고객들이 가격에 대해 부정적인 얘기를 많이 듣고 오시는 것”이라며 “단통법 이전과 가격이 많이 다르지 않다는 점을 일일이 한참 설명해드리면서 설득한다”고 말했다.
▲휴대폰 가격은 다 비슷할까?...반신반의하는 소비자
기자가 판매점 세 곳을 돌며 직원에게 직접 가격 상담을 받아봤다. 대체로 가격 차이는 크지 않았으나 매장별ㆍ통신사별 차이는 분명 존재했다.
기자가 사용하고 있는 요금제는 6만7000원대. 동일한 조건의 요금제를 선택하고 24개월 할부 약정으로 삼성전자 갤럭시노트4를 구매했을 때의 총 월부담금을 문의해봤다.
A직영점에서는 번호이동 조건으로 9만3000원, B직영점에서는 기기변경으로 9만9000원, C대리점에서는 10만1400원을 제시했다. 모두 서로 거리가 멀지 않은 매장들이었다.
가장 비싼 요금을 제시한 C대리점의 요금은 가장 적은 요금을 제시한 A직영점보다 월 8400원 정도 더 비쌌다. 하지만 C대리점은 동일매장 판매가로 16만5000원 정도의 갤럭시기어S를 사은품으로 제시했다.
월 8400원씩 24개월 동안 20만1600원을 더 내야하지만 사은품의 가치를 포함하면 24개월에 약 4만5000원의 차이 밖에 나지 않게 된다. 결과적으로 통신사별 매장별 차이는 월 2000원 안팎이라는 얘기다.
통신사를 바꾸는 번호이동과 통신사를 유지하는 기기변경의 구입 조건이 다른 만큼, 가격 차이는 어느 정도 이해할 만하다.
미래창조과학부는 단통법 시행 3개월이 지난 현재, 휴대폰 가입자 수가 회복됐고, 싼 요금제가 늘어나는 등 단통법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 만난 소비자들은 단통법 후 휴대폰 가격이 비싸진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판매점 관계자는 “예전에는 불법 보조금 등 지원금 차이가 수십만원씩 나는 등 소비자들이 여러 매장 돌아다니며 가격을 깍을 수 있는 여지가 많았으나 지금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휴대폰 가격이 올랐다고 인식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단통법 개선 사항에 대해 현재 30만원인 지원금 상한선을 폐지해야 할 것으로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