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만 배불리는 정책" 비판 목소리
[뉴스핌=이수호 기자]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이 100일을 맞은 가운데 이동통신 유통업계의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전 국민 모두 고른 지원금을 받도록 하겠다는 단통법 시행 후 대형 대리점은 단통법 전 수준으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휴대폰 판매로 생업을 이어가는 소규모 판매점의 경우 폐점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8일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단통법 시행 이후, 현재(지난해 12월)까지 4500여곳에 이르는 휴대폰 판매점이 폐업했다.
판매점 폐업은 판매점이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국내 대표 휴대폰 판매 상가인 서울 서초동 국제전자센터의 경우, 올해에도 꾸준히 폐점이 이어져 이달 들어 5곳이 문을 닫았고, 이 같은 상황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게 업체 점주들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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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통법 중단 촉구 결의대회 / 이형석 기자 |
A 통신사 판매점주는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지난해 10월 다녀간 이후에도, 급감된 판매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며 “대기업이 운영하는 대리점이 아닌 영세한 판매 대리점주들도 먹고 살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B 통신사 판매점주는 “어느 장소든 월세와 권리금이 다 다르고, 사람들이 유입되는 경로도 다른데 똑같은 지원금을 통해 영업하라는 것이 말이 안 된다”며 “결국 대기업 배불리기에 정부가 도움을 준 격”이라고 비판했다.
사실상 지원금 제한 때문에 신규 가입과 번호 이동이 원활하지 않아 매출 증대의 통로가 막혔다는 주장. 단통법 시행 후 법정 보조금은 30만원으로 제한됐다. 또 음성적으로 행해지던 판매 보조금과 상품권 제공 등이 불법화되면서 전자상가까지 고객들이 방문할 이유가 없어진 셈이다.
이와 함께 단통법은 어느 곳이든 공시 지원금이 같다는 점 때문에 상권이 좋고, 도심 밀집 지역에 집중된 이통사 판매 대리점의 경우, 단통법 시행 전 수준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대리점과 판매점의 경기가 상반되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시내 SK텔레콤 직영점 관계자는 “하루에 보통 이런 직영점에서 평균 15대 정도 개통한다”며 “단통법이 이슈가 되기 이전과 비슷한 정도로 회복된 것”이라고 말했다. 단통법 전후 일평균 개통량 차이가 없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같은 대형 대리점은 단통법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읽힌다.
이에 따라 단통법 시행으로 가계통신비 절감과 소비 경기 회복이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는 미래부의 공식적인 입장이 일정 부분 설득력을 얻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대리점과 판매점 사이의 체감 경기가 다른 만큼, 양극화 현상이 가속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단통법 시행 3개월이 지났으나 정부가 수십만명에 이르는 유통업 종사자들의 생계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국이통협회 관계자는 “정부에서는 실적이 회복 중이며 법안이 안정돼 가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실상은 다르다”며 “지원금 상한을 국민 요구에 맞춰 폐지하고 요금제 구간에 최대한 지급 될 수 있도록 개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수호 기자 (lsh5998688@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