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동훈 기자] 대형 건설사들이 정부 기관 발주로 추진되는 공공공사에 발을 빼고 있다. 올해 상위 6개사 모두 공공공사 매출이 전년대비 감소했다.
공공공사는 대부분 최저가 낙찰방식으로 진행된다. 입찰서에 공사 금액을 가장 낮게 써낸 건설사가 수주하는 방식이다. 점차 발주금액 대비 낙찰금액이 낮아져 수익성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게 건설업계의 생각이다.
게다가 공정거래위원회가 꺼내 든 ‘담합’ 칼날도 건설사가 공공공사 입찰을 꺼리게 만든 한 이유로 해석된다.

2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등 상위 6개사의 올해(12월 22일 현재) 공공공사 수주액은 3조3400억원으로 전년동기(4조5500억원) 대비 26.5% 감소했다. 6개사 모두 감소세를 기록했다.
삼성물산은 올해 공공공사 수주 실적이 단 한건도 없다. 지난해에는 경남 통영 기화송출 설비, 원주~강릉 철도건설,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화도~양평 구간 공사 등으로 매출 2549억원을 기록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올해 공공공사 입찰에 몇 차례 참가했으나 선정되지 못했다”며 “공사 수익성이 적절하지 못한 사업에 무리하게 뛰어들지 않는다는 게 회사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공공공사 실적이 지난해 7990억원에서 올해는 4336억원으로 45.7% 줄었다. 포스코건설은 올해 공공공사 매출이 8100억원으로 전년동기(8200억원) 대비 소폭 감소했다.
같은 기간 대림산업과 대우건설은 매출이 각각 9700억원에서 8346억원, 7492억원에서 4693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GS건설도 올해 매출 7975억원으로 전년동기(9632억원) 대비 17.2% 줄었다.
◆건설사, 리니언시·최저가낙찰제 등으로 공공공사 꺼려
담합 자진신고제도(리니언시)도 공공공사 입찰 참여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리니언시는 담합에 연루된 기업이 위법 사실을 자진 신고하면 과징금, 검찰 고발 등을 면제해주는 제도를 말한다. 가장 먼저 신고한 1순위 기업은 과징금의 100%, 2순위는 50% 정도를 각각 깎아준다.
최근 담합의 범위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건설사의 리니언시가 타 건설사에겐 당혹감을 주고 있다. 이로 인해 건설사간 신뢰도 많이 무너진 상태다.
리니언시 제도를 활용한 건설사를 명확히 밝혀내긴 힘들다. 건설사들이 리니언시에 대해 함구하는 데다 공정위도 ‘내부 고발자’ 보호차원에서 사실 확인을 거부하기 때문이다. 다만 최초 부과된 과징금보다 납부 금액이 크게 낮아지거나 전액 감액된 경우로 파악하는 정도다.
공정위는 지난 7월 호남고속철도 건설공사 입찰 과정에서 담합한 28개 건설사에 과징금 4355억원을 부과했다. 이중 삼성물산은 건설사 중 가장 많은 총 835억원의 과징금을 맞았다. 하지만 이 회사는 지난 11월 과징금 중 737억원을 감면 받고 98억원만 납부했다.
앞서 4월에는 공정위가 경인운하 사업에서 담합한 13개 건설사에 시정명령을 내리고 11개사에 총 991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중 현대건설은 133억원의 과징금을 맞았으나 전액 납부하지 않았다.
최저가낙찰제도 건설사들이 공공공사를 꺼리게 만드는 이유다. 발주처가 책정한 예정 공사비를 기준으로 가장 낮은 가격을 써낸 업체가 낙찰 받다보니 수익성이 턱없이 낮은 게 일반적이다.
대형 건설사 한 관계자는 “공공공사 입찰방식이 최저가낙찰제로 진행돼 적정 수익성을 보장받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건설사간 공구 배분 등 사전 논의 정도도 담합으로 보는 상황에서 리니언시가 공공공사 입찰 참여를 더욱 힘들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공공사에 대한 수익성과 제도 개선 등이 이뤄지지 않는 한 수주 규모가 당분간 늘어나기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