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민정 정연주 기자] 금융당국이 관행적으로 이뤄져 온 자산운용사들의 채권 매매-운용 분리 원칙 위반에 대해 “원칙을 지키라”는 결론을 냈다. 이에 운용사들은 “현실을 무시한 규제를 재확인한 것”이라며 울상을 짓고 있다.
이 원칙이 채권을 운용하는 보험사, 증권사 등에는 적용되지 않는 데다 주식과 달리 장외시장인 채권시장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운용본부장은 “금융 규제를 완화한다고 해서 기대했는데 ‘역시나’였다”며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17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자산운용업계 업무 정상화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업계의 의견을 청취해왔다. 하지만 결론은 “원칙대로 하라”는 기존의 입장을 유지했다.
일부에선 이 같은 결정이 업계가 자초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맥쿼리투자신탁운용(옛 ING자산운용)이 채권 파킹거래를 통해 손실이 나면 이를 채권 중개인인 증권사에 전가하고, 이득이 생기면 국민연금 등 일부 기관의 손실을 보전해 준 것이 적발되면서 운용사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가 커진 것이다.
채권파킹이란 매수한 채권을 제3의 거래자에게 일시적으로 보관해 두고 그에 대한 수수료를 지급하는 변칙거래다. 금감원은 오는 20일 제재심의위원회에서 기존안대로 맥쿼리운용에 대해 3개월간 부분 영업정지를 내리는 등 중징계를 내릴 방침이다.
그러나 운용사들은 운용사에만 적용되는 매매-운용 분리 원칙이 경쟁력을 낮춘다고 읍소한다. 운용사를 제외한 나머지 기관의 경우 펀드매니저가 계약을 체결할 수 있어 매매와 운용을 분리해야 하는 운용사에 비해 시장에서 좋은 물건이 나오면 빠르게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증권사로 넘어가 잔뜩 위축된 운용사의 거래량도 또다시 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시장에선 이번 TF에 참여한 자산운용업계 팀장급 실무진 5명 중 단 1명만이 직접 운용을 해 봤고 나머지 4명은 리스크관리에 종사하고 있어 운용업계의 실정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자산운용사의 채권운용역은 “주식거래는 단말기를 보고 할 수 있지만, 장외거래인 채권은 다르다”면서 “다른 기관과 다르게 적용되는 기준 때문에 운용사가 불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른 채권운용역은 “거래 체결 후 입력하는 시간을 30분 또는 1시간으로 제한하는 방법도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했다.
또 다른 운용사의 채권운용역은 “장외시장이 현재 규정화가 돼 있는 것 자체도 이상한 것인데 더욱 컨트롤을 한다고 하니 문제”라며 “특히, 증권사는 제외하고 운용사에만 잣대를 들이대는 게 형평성 문제가 있다고 해서 계속 어필했는데 안 받아들여진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만 운용사가 처음 생길 때 자체 감사 조직을 의무적으로 하게끔 했고, 이에 대한 불만도 컸으나 현재 정착은 됐기 때문에 이번 일도 앞으로 지켜는 봐야 한다”며 “현재로써는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것은 없고 TF가 11월 말까지 하니까 업계와 의논하고 11월 말에 정할 것”이라며 “업계 의견을 청취하고 정리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기자 (mj72284@newspim.com), 정연주 기자 (jyj8@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