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강혁 기자] 삼성전자가 잇따라 해외 기업 인수합병(M&A)을 성사시키며 신성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생결단으로 뛰어들만큼 굵직한 M&A는 아니지만 삼성전자 입장에서 꼭 필요한 분야의 알짜 전문기업들이 대상이다. 스마트폰으로 대변되는 주력 사업의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M&A 기조는 '보수적'에서 '공격적'으로 바뀐 모습이다. 잠궜던 곳간 문을 열고 사전에 치밀한 계획을 통해 전략적으로 매물 찾기에 나서는 것으로 해석된다.
20일 관련업계와 삼성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공조전문 유통회사 콰이어트사이드(Quietside)를 인수했다. 시스템에어컨 등 공조제품의 북미 시장 공략 강화는 물론 기업간거래(B2B), 스마트홈 등 신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콰이어트사이드는 1997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설립됐으며 포트워스, LA, 칼라일, 뉴저지에 주요 거점과 500여개 유통망을 통해 미국, 캐나다 등 북미지역에서 사업을 전개 중이다. 인수 금액은 양사 간 합의로 공개하지 않았으나 2000억원 안팎의 비교적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이번 인수를 통해 북미 공조사업의 기반을 강화하고 시스템에어컨 등과 연계한 B2B 사업의 확대를 통해 북미지역 매출 성장을 이끌 계획이다. 또한 공조 제품은 주택과 오피스 등 모든 건물에 필수 사항이라 향후 스마트홈 사업에도 이번 인수가 도움이 될 것이란 예상이다.
삼성전자 생활가전 엄영훈 부사장은, "역량있는 공조전문 유통회사 인수를 통해 세계 최대 규모인 북미시장에서 본격적인 공조사업 공략이 가능해졌다"며 "B2B, 스마트홈 등 높은 성장이 기대되는 사업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고 말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사물인터넷(IoT) 개방형 플랫폼 개발 회사인 '스마트싱스(SmartThings)'를 인수한 바 있다. 인수 금액은 약 2억달러(약 2000억원) 수준이다.
2012년 설립된 스마트싱스의 개방형 플랫폼은 사용자들이 하나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원격으로 집을 모니터, 제어, 자동화할 수 있게 해주고 이 플랫폼은 1000개 이상의 기기와 8000개 이상의 애플리케이션을 지원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홈 사업이 이번 인수를 통해 한층 더 탄력을 받게 됐다.
삼성전자의 이같은 M&A 행보는 사실 그동안 M&A를 추진하는 데 지나치게 신중했다는 점에서 달라진 전략적 선택을 엿볼 수 있게한다. 삼성은 M&A에 있어서는 신사업은 적극적으로 추진하되 다른 기업문화가 삼성에 들어오는 것을 극도로 경계해 왔다.
이런 삼성이 2011년을 기점으로 신사업 확대를 위해 M&A 기조를 확 바꿨다. 주로 신수종 사업 연장선에서 의료기기 및 바이오 분야에 인수가 집중됐다. 2011년부터 3년간 인수한 기업은 총 14개사로 10억달러(약 1조100억원) 정도가 투입됐다. 의료분야 이외에도 차세대 디스플레이의 핵심기술 확보를 위해 유럽의 연구개발 전문기업을 인수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삼성전자의 핵심 경영전략 방향으로 M&A 추진을 꼽을 만큼 의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해 11월 개최된 애널리스트 데이에서 이상훈 경영지원실 사장은 "앞으로 M&A 통해 핵심사업 성장과 신규 시장을 개척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M&A 주요 대상은 소프트웨어, 콘텐츠, 서비스 등이고 세트 부분에서는 기술 우위(원천기술) 분야에 집중한다는 계획이었다. 이와 관련,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M&A에서 보수적이었지만 앞으로는 공격적으로 우수한 기술을 가진 기업이라면 인수할 것"이라고 힘을 실었다.
사실 삼성전자의 이같은 전략 변화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이 회장은 지난 2011년 신년사를 통해 "새로운 도전과 성장을 위해서는 누구와도 손을 잡겠다"며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줬다. 이에 대해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은 삼성전자 부회장 시절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해외 기업을 중심으로 M&A를 추진하겠다"고 방향성을 설정했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필요하다면 기업이든, 사업이든 가리지 않고 반드시 가져 오겠다는 내부 기조를유지하고 있다"면서 "다만 국내 기업보다는 해외의 전문기업이 주요 대상"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