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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홍승훈 기자] 주식시장에서 싸다는 걸 알면서도 어지간해선 손대지 않던 종목군이 금융주다. 오랜기간 꾸준한 수익률을 내주지도 못했고, 금융위기가 발생하면 가장 먼저 곤두박질쳤던 게 사실이다. 당국의 배당 억제책으로 배당수익률도 별로다. 워낙 손바뀜이 잦은 탓에 시장에선 은행주를 두고 주식 ATM(현금인출기)이라는 별칭을 붙이곤 했다.
그랬던 금융주가 최근 시장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고배당과 부동산 경기 활성화 정책을 들고나온 이른바 '최경환 효과' 덕을 톡톡히 봤다.
은행주를 끌어올린 건 외국인이다. 최경환노믹스로 불리는 정책 기대감에 연일 은행 등 금융주를 끌어모았다. 지난 16일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취임이후 현재까지의 기간동안 외국인 순매수 상위 15개 종목을 분석해보면, 신한지주, KB금융, 하나금융지주, 기업은행, 삼성생명 등 금융주가 5개나 포함됐다. 신한과 KB는 15거래일동안 2000억원 이상을, 하나금융은 1600억원 가량을, 기업은행과 삼성생명도 700억원어치 이상을 사들였다.

외국인이 금융주를 매집하는데는 배당 이슈가 가장 근본 이유다. 정부 정책에 맞춰 국내기업들이 배당여력을 높일 경우 은행주에 대한 금융당국의 고배당 억제책도 완화되면서 같이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 여기에 부동산 규제완화 정책에 따른 가계대출 성장과 부실 감소 기대감, 그리고 때마침 지난 2분기 실적 뚜껑을 열었더니 은행주 대부분이 일제히 호실적을 내놓았던 점도 매수에 불을 당겼다. 이익에 대한 불확실성도 덜어진 셈이다.
이창희 다이와증권 리서치헤드는 "싸다는 건 아는데 아무도 손 안댔던 은행주였던만큼 조금만 손을 대도 주가가 확 튀는 상황이 연출됐다"며 "금리인하 변수에도 불구하고 외국인들은 거시적인 흐름을 고려해 중장기적으로 상승쪽에 무게를 두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특히 최근 정부정책이 인플레 유발의 특성을 갖고 있어 금융장세는 필연적인 상황이라는 전언이다.
반면 외국인들에게 물량을 내주는 건 국내 기관투자자들이다. 지난달 16일이후 기관들이 가장 많이 팔아치운 순매도 상위 15개종목에 하나금융, 기업은행, 신한지주 등이 이름을 올렸다. 하나금융과 기업은행은 700억원 이상을, 신한지주도 540억원 가량을 팔았다. 순매수 상위 10위에 우리투자증권이(순매수 640억원) 이름을 올린 유일한 금융주다.

물론 여기엔 펀드 환매탓이 컸다. 지난 1일까지 최근 13거래일 동안 주식형펀드에서 빠져나간 총량은 3조원에 가깝다. 신규설정을 빼더라도 1조6784억원이 13일동안 순유출됐다.
국내 자산운용사 한 CEO는 "은행 등 금융주에 대해 일부 들고 있긴 한데 환매에 대응하려면 팔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하루 1000~2000억원씩 파는 상황에서 금융주도 예외는 아니다"고 전해왔다.
다만 이 같은 환매 요인을 감안하더라도 최근 기관들의 은행주에 대한 시각이 긍정적이지 않았던 것만은 사실이다. 김재승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인은 최경환 정책효과로 강한 매수세를 보인 반면, 기관은 계속 팔아왔고, 최근 주가가 급등하는 상황에서도 뷰는 좋지 않았다"며 "금리인하 우려에 따른 은행주 타격을 예상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애초에 은행주에 대해선 큰 관심이 없었다는 얘기다. 더욱이 최근 은행주들이 단기 빠른 속도로 치솟으며 대응시점을 놓쳤던 측면도 있다. 최근 2주동안 기업은행은 21.1% 치솟은 가운데 KB금융(12.2%), 하나금융(11.86%), 신한지주(9.29%) 등도 단기 급등양상을 보였다. 그나마 최근 일부 금융주에 대해 기관들이 숏커버에 나서면서 뒤늦은 대응을 하는 상황.
국내 투자자문사 한 CEO는 "사실 은행주 대부분이 단기 10% 이상 오르는 과정에서 매수 타이밍을 놓쳤다. 이를 따라갈 지, 좀 더 두고볼 지 판단을 못내렸다"며 미처 담지 못한 금융주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뉴스핌 Newspim] 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