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우수연 기자]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유동성 전파 과정에서 기업 부문의 역할이 더욱 커졌다고 판단했다.

신 이코노미스트는 "위기 이후 각국 은행들의 디레버리징이 진행되면서 글로벌 유동성의 전파 경로로서 은행부문의 역할이 축소된 반면, 신흥시장국의 대외 외화자금 조달에서 기업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글로벌 위기 이전(2003-2008년)에는 글로벌 은행이 유동성의 파급 경로상 주도적 역할을 수행했으며, 주로 유럽계 은행들이 미 달러화를 조달해 레버리지 확대를 통한 신용을 확대해 왔다.
하지만 글로벌 위기 두번째 국면에서는(2010년 이후) 세계적인 유동성의 전파 과정에서 다국적 기업 등은 외화채권 발행으로 조달한 외화자금을 자국통화 예금으로 보유함으로써 은행의 대출 능력을 확대시키는 준 금융기관의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신 이코노미스트는 이같은 두번째 국면의 주요 특징으로 기업부문이 글로벌 유동성의 전파 경로로써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중국, 인도, 브라질 등 신흥시장국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역외 외화채권 발행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며, 세계적인 자산운용사 등 국제투자자들이 이들 채권에 주로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국적 기업은 해외자회사를 통해 역외에서 외화채권 발행으로 외화를 조달해 자국 금융기관에 자국통화 금융자산(예금)으로 보유하는 캐리트레이드를 실행하고 있다"며 "이는 다국적기업이 자국 금융기관의 대출능력을 확대시키는 준 금융기관의 역할도 수행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신 이코노미스트는 이같은 국면에서 글로벌 유동성의 규모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각국의 기업예금을 모두 미 달러화로 환산해 합산한 '글로벌 기업부문 통화지표'를 통해 전 세계의 유동성 현황을 파악해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위기시에는 미 달러화가 강세로 전환됨에 따라 미 달러화로 환산한 국내 통화량은 더욱 감소하게 되는데, 이러한 미 달러화 표시 '글로벌 기업부문 통화지표'는 글로벌 유동성 상황을 보다 정확하게 나타낸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글로벌 기업부문 통화지표'를 미 달러화, 유로화, 엔화로 표시해 살펴보면, 미 달러화와 유로화 두 통화는 글로벌 금융위기 기간 동안 상이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반면, 미 달러화와 엔화는 어느정도 유사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신 이코노미스트는 "이는 미 달러화와 엔화가 주로 신흥국 자금조달에 이용됐고, 위기시에는 미 달러화와 엔화의 가치가 상승함에 따라 두 통화 표시 통화량이 추가적으로 축소되는 현상을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