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대중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섬 3 - 현주가 엽서를 보냈다

기사입력 : 2014년05월20일 08:00

최종수정 : 2014년05월12일 09:06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그해 크리스마스 때였다. 일주일간의 휴가가 주어져 모두들 여행 계획을 짜느라 분주했다. 끼리끼리 어울려 인근의 섬이나 도시로 떠났다. 나도 절친하게 지내던 마카오 남자, 강으로 다이빙 하던 이디오피아 청년, 말레이시아 여자와 한 팀을 이루어 세부 섬으로 떠났다. 빼어나게 아름답기로 유명한 세부는 지금은 관광지가 되었지만 1986년 말 그때엔 사람의 때가 전혀 묻지 않은, 천연의 섬이었다.

태평양 위를 지나는 우리 배는 그날 밤 내내 극심한 태풍에 시달렸다. 큰 배인데도 파도를 못 이겨 밤새도록 좌우로 요동치듯 흔들렸다. 갑판 위 이쪽 끝에서 저쪽 끝으로 사람들이 밀려갔다 밀려오곤 했다. 우리도 그 틈에 끼어 갑판의 밧줄을 죽을 힘을 다해 붙잡고 있었다.

콜라병, 먹다버린 캔 구르는 소리, 아우성과 구토, 울음과 비명, 칠흑 같은 어둠, 검고 사나운 파도, 철렁철렁 내려앉는 가슴, 공포....다음 날 새벽에 도착한 세부 섬 부둣가의 신선함이란! 정갈한 바다 내음, 상쾌한 바람, 정박해 있는 어선들, 끼륵끼륵 날고 있는 갈매기....그곳에서의 몇시간 동안 우리가 무엇을 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어느 수도원을 누군가의 안내로 방문했고 그곳에서 고상한 신부와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눴고 수도원의 창을 통해 세부 섬의 아름다운 풍광을 걸어올 때와는 다른 차원에서 느끼고 있었다는 것 외에는. 그리고 한적한 수도원을 걸어나와 세부 섬을 구체적으로 돌아다니려 했을 때 어디선가 작달만한 원주민 한명이 다가와 이곳보다 더 아름다운 섬이 멀지 않은 곳에 있다기에 귀를 기울였던 것 외에는.   

그 원주민이 말을 잘 했던지 아니면 우리들이 똑같이 그의 말에 솔깃하게 빠져들었는지 그 과정 역시 흐릿하지만 원주민이 신이 나서 어디론가 달려나가듯 걸어간 걸음걸이만큼은 또한 생생하다. 우리가 잠시 기다리는 동안 그가 끌고 온 배는 모터를 달아놓은 나룻배였다. 판때기를 듬성듬성 짜놓아 바닥 밑이 보일듯말듯한. 불안해 보이는 그 조그만 배에 우리 넷과 원주민이 올라탔다.

시퍼런 바다 위를 그는 무서운 속도로 몰아댔다. 칼날 같은 파도가 들이닥칠 때마다 배가 붕 떴다가 방향이 꺾여 물에 떨어지곤 했다. 그때마다 배는 뒤집힐듯 흔들렸고 우리는 두려움에 떨었다. 속도를 줄이자고 내가 소리 질렀더니, 속도를 줄이면 배가 물 속으로 빠질지 모른다고 오히려 큰소리쳐왔다. 아니나다를까 바닥 밑에서 물이 새어들고 있었다.

가라앉는 속도보다 더 빨리 무지막지하게 한 시간쯤 달려간 곳. 섬이 있었다. 온통 하얗다. 화이트 아일랜드라는 별명이 붙은 섬. 에게 해에 뜬 미코노스라는 아름다운 섬은 하얀 칠로 섬 전체를 도배해 하얗지만, 이 섬은 천연 그대로 하얗다. 하얀 모래들이 응결되어 만들어진 섬이란다. 바닷물에 휩쓸려가기 마련인 모래들이 어떻게 바다 한가운데 응결되었는지 알 수 없다는 신비의 섬.

그곳엔 우리 다섯밖에 없었다. 나무 한그루, 풀 한포기 없었다. 구름도 없었다. 하얀 땅과 파란 하늘뿐. 우린 맨발로 걸었다. 그러나 순간 발을 떼야 했다. 하얀 모래가 이글이글 타오르고 있었다. 원색의 시뻘건 태양이 중천에 떠 있었다. 황홀한 광경이었다. 바다에 떠있는 새하얀 불사막. 그리고 내 곁에 걷고 있는 검은 친구, 중국인 청년, 무슬림 처녀, 까무잡잡한 원주민. 우리는 발을 불로 지지며 내달렸다.

바다. 백 미터 깊이까지는 족히 보일 것 같았다. 물 속 바닥 역시 하얀 모랫빛이었다. 무수한 물고기들이 그 푸르스름한 투명 속을 헤집고 다녔다. 서로 물을 끼얹고 달리고 넘어지고 쾌감의 비명을 지르며, 물보라치는 바다 속으로 태양을 안고 뛰어드는 우리들. 부서질듯한 배를 타고 몸서리치는 파도 위를 또다시 끔찍한 공포 속에 달려 돌아가야 하지만, 그런 생각은 나지도 않았다. 
민다나오에 오기 전 서울에서 몇 번 만난 적 있는 현주로부터 엽서가 날라온 것도 그 즈음이었다.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이재용 장남 해군장교 임관식 '삼성家 총출동'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 이지호(24) 씨가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고 해군 장교로 임관했다. 삼성가(家)에서도 처음 배출되는 장교다. 임관식에는 가족들이 총출동해 그의 첫 발을 함께했다. 해군은 28일 경남 창원시 해군사관학교에서 제139기 해군·해병대 사관후보생 수료 및 임관식을 거행했다. 이날 89명의 해군·해병대 장교가 임관했으며, 이 가운데 이씨는 기수를 대표해 제병 지휘를 맡았다. 해군 학사사관후보생 139기 임관식에서 대표로 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 이지호씨의 모습. [사진=뉴스핌TV 유튜브 채널 캡처] 이 회장은 연병장 단상에 마련된 가족석에서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명예관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과 함께 앉아 아들의 임관 과정을 지켜봤다. 다만 동생인 이원주 씨는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행사 중간에는 이 회장과 홍 관장이 직접 연병장으로 내려가 이 씨에게 계급장을 달아주기도 했다. 이 회장은 경례와 함께 임관 신고를 받은 뒤 "수고했어"라고 격려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명예관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이 28일 오후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군사관학교에서 진행된 제139기 해군·해병대 사관후보생 임관식에 참석한 모습. [사진=뉴스핌TV 유튜브 채널 캡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명예관장이 28일 오후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군사관학교에서 진행된 제139기 해군·해병대 사관후보생 임관식에 참석한 모습. [사진=뉴스핌TV 유튜브 채널 캡처] 모친인 임세령 대상홀딩스 부회장도 이모인 임상민 대상 부사장과 함께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회장과 임 부회장이 2009년 이혼한 이후 같은 공식 석상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임세령 대상홀딩스 부회장(왼쪽)이 28일 오후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군사관학교에서 진행된 제139기 해군·해병대 사관후보생 임관식에 참석한 모습. [사진=뉴스핌TV 유튜브 채널 캡처] 이 씨는 지난 9월 15일 해군 장교 후보생으로 입영했다. 2000년 미국에서 태어난 선천적 복수국적자로, 캐나다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프랑스 파리정치대학(Sciences Po)에 진학했고, 최근까지 미국 대학에서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이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해군 장교로 복무하기 위해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고 입대를 선택했다. 재계에서는 이를 두고 '특권을 내려놓은 책임의 선택'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 씨는 임관 직후 3박4일 휴가를 보낸 뒤 다음달 2일 해군교육사령부로 복귀해 3주간 신임 장교를 대상으로 하는 초등군사교육을 받는다. 이후 함정 병과 소속 통역장교로 근무하게 된다. 총 복무 기간은 훈련 기간을 포함해 39개월이며, 복무 연장을 하지 않을 경우 2028년 12월 2일 전역한다. kji01@newspim.com 2025-11-28 15:29
사진
법원 "방통위 YTN 최대주주 변경 승인 취소"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박민경 인턴기자 = 법원이 방송통신위원회의 YTN 최대주주 변경 승인 처분을 취소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방통위가 2인 체제에서 의결을 진행한 절차에 하자가 있어 위법하다는 이유에서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재판장 최수진)는 28일 YTN 우리사주조합이 방통위를 상대로 낸 최다액 출자자 변경 승인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반면 전국언론노조 YTN 지부가 제기한 동일한 소송은 원고 적격이 없다고 보고 각하했다. YTN 사옥.[사진=뉴스핌DB]  재판부는 "피고(방통위)는 2인만 재적한 상태에서 의결을 거쳐 승인 결정을 내렸다"며 "이는 의결 절차상 하자가 있어 위법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방통위법이 규정한 '재적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는 문구는 형식적 해석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헌법이 보장하는 방송의 자유와 방통위를 합의제 행정기관으로 둔 입법 취지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합의제 행정기관으로서 방통위의 의사결정은 토론과 숙의 과정을 전제로 한다"며 "재적위원이 2인만 있을 경우 다수결 원리가 사실상 작동하기 어려워 합의제 기관으로서의 기능이 결여된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방통위의 주요 의사결정은 5인 모두 임명돼 재적한 상태에서 3인 이상 찬성으로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부득이한 사정으로 5인 미만이 재적할 경우라도 실질적 기능을 하려면 최소 3인 이상 재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유진기업과 동양이 공동 출자한 특수목적법인(SPC) 유진이엔티는 한전KDN과 한국마사회가 보유한 YTN 지분 30.95%를 인수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방통위는 지난해 2월 7일 유진이엔티의 최다액 출자자 변경 승인을 의결했다. 이에 언론노조 YTN 지부와 우리사주조합은 당시 방통위 '2인 체제' 의결을 문제 삼으며 본안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앞서 이들이 낸 집행정지 신청은 각각 각하, 기각 결정을 받았다.   pmk1459@newspim.com 2025-11-28 15:37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