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종빈 기자] 글로벌 유동성 급증에 따라 채권시장의 버블이 더 위험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시장분석업체 모닝스타에 따르면 지난 2009년이후 미국채권펀드에 7000억달러의 신규 자금이 유입됐는데 그간 채권가격 상승 등으로 인해 이 자금은 현재 2조달러 수준으로 불어났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 금융위기 이후 채권펀드 유입액 급증
골드만삭스의 집계에 따르면 2009년 이후 글로벌 채권펀드로 1조2000억달러의 자금이 유입돼 같은 기간 주식펀드로 유입된 1320억달러의 9배를 기록했다.
시카고대학 경영대학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8년 이후 글로벌 채권펀드에 유입된 자금은 2조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30년간 연평균 18%의 놀라운 수익률을 기록, 전설적인 투자자로 부각되고 있는 세스 클라먼 바우포스트 창업자는 최근 투자자들에 대한 서한에서 시장 버블에 대한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투기등급 채권에 돈이 몰리고 있는 점과 기업들의 부채 상황과 채권 수익률, 인기 높은 주식들의 과도한 밸류에이션 등은 버블 징후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기업들은 앞다투어 좀 더 낮은 금리로 채권을 발행해 더 많은 자금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
지난주만 해도 제너럴일렉트릭이나 바이아컴, 코카콜라 등 투자등급의 우량 기업들이 최저 가격에 회사채를 발행하고 있는 것도 그다지 놀라운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지난해 투자부적격 채권인 정크본드 발행량은 이미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바 있다.
글로벌 신용평가업체 무디스는 "투자자에 대한 법적 보호장치가 가장 약화된 상황임에도 투자자들은 열심히 채권을 집어삼키고 있다"고 풀이했다.

◆ 채권가격, 30년간 줄곧 달렸다
채권 가격은 지난 30여년간 멈추지 않고 랠리를 보여왔다.
미국 채권시장의 경우 많은 투자자들은 역사적 고점 부근에서 새롭게 채권을 매수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돈을 찍어내다시피해서 통화량을 늘린 다음 해에는 금리가 어느 정도 충분히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안에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가 종료되면 새로운 금리상승의 시대가 시작될 것이라는 관측도 흘러나오고 있다.
투자은행 JP모건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시중금리가 1%포인트 변동할 때 국채가격은 장기물일수록 더 큰 타격을 나타내는 것으로 분석됐다.
예컨대 미국 금리가 1% 상승할 경우 국채 10년물과 30년물의 가격은 각각 8.9%, 18.2%나 하락한다.
현재 연준은 미국 채권시장 기준물인 국채 10년물의 전체 시장 물량의 3분의 1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막상 금리가 올라가면 그만큼 연준의 시장 금리 조절 능력에 관한 문제점이나 의문도 적잖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 채권투자 큰손들, 발빠른 변동 추구
최근 회사채 시장을 좌우하는 큰 손은 은행이 아니라 채권펀드들이다. 따라서 언제라도 불시에 시장 불안이 커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더 많은 채권시장으로 자금이 흘러들어갈수록 그만큼 더 큰 타격도 우려된다는 얘기다.
그동안 회사채 투자자들은 안정적인 중장기 투자를 추구하는 것으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최근 시카고대학 경영대학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 밝혀졌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채권투자자들은 변동성이 높은 투자와 함께 시장 흐름에 따라 매매를 결정하는 뇌동매매 성향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온라인 거래 기술의 발전으로 언제든 신속히 채권을 사고 팔 수 있게 된 것이다. 따라서 채권투자자들도 시장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해 포지션을 급격히 뒤집을 수 있으며, 마치 주식시장 투자자들과 똑같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 이머징마켓, 일시적 충격에 노출 여전
채권 시장의 실질적 거래자인 펀드매니저들도 동료 간 경쟁 심화에 따라 실적을 비교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극도의 스트레스와 실적 압박 속에서 시장 급변시 어느 한쪽이 먼저 팔게 되면 자연히 따라 파는 구조로 급격히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장 좋은 예가 지난해 중반 미국 연준이 테이퍼링 계획을 처음 내비쳤던 시점이다.
주식시장 뿐 아니라 채권시장도 연준이 긴축정책으로 방향타를 수정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로 일시에 큰 충격에 휩싸였다.
하지만 당시 가장 큰 타격을 받았던 것은 역시 신흥국 금융시장이었다. 그렇지만 여전히 비슷한 우려가 말끔히 씻겨지지는 않은 상태다.
IMF에 따르면 신흥국 채권시장의 경우 지난 2010년 이후 3년간 유입된 신규 자금이 전체 자금 규모의 절반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신흥시장은 여전히 선진국 펀드들의 갑작스런 자금 회수 가능성에 따른 부담에 항상 노출돼 있다는 얘기다.
[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