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핌=장윤원 기자] 단막극 ‘돌날’이 브라운관에 특별한 존재감을 발휘했다.
지난 2일 오후 11시55분 방송된 KBS 2TV 드라마스페셜 단막 2014의 두 번째 이야기 ‘돌날’(원작 김명화, 극본 서유선, 연출 김영조)은 단막극의 고유한 색깔을 유지하면서도 참신함을 더해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 냈다.
‘돌날’은 근현대사에 가장 파란만장했던 격변기에 청년 시절을 보낸 대한민국 386세대가 젊은 날의 꿈을 잃어버린 채 점점 마모되어가는 모습을 정숙(김지영), 지호(고영빈) 부부의 둘째 아이 돌잔치 풍경 속에 담아낸 작품이다. 가장 극적인 삶을 살았던 청춘들의 후일담이기도 했다.
희망으로 가득 찼던 20대를 함께 보낸 이들이 돌잔치에 모였다. 그들은 저마다 나름의 사연을 갖고 있다. 새로운 세상을 꿈꾸며 불의한 권력에 대항했던 시절이 있었지만 체면과 ‘거지같은’ 학위 빼면 남는 것은 먼지뿐인 현실에 놓여있는 지호, 젊은 날 꽃다운 시절이 있었지만 자신의 인생을 물집만 늘게 하는 싸구려 통구두에 비유했던 정숙, 정숙의 친구이자 외로움이 몸부림치는 이혼녀 신자(김기연), 신자를 탐하려했던 믿을 건 돈뿐이라는 단순한 진리로 직설적인 대사를 내뱉었던 성기(서현철), 미지근한 남편에 갱년기 푸념을 늘어놓던 오늘 하루만은 여자이고 싶은 미선(박준면), “양키 고홈”을 외쳤지만 먹고 살기 위해 다단계 판매원이 된 경우(김도현), 돌잔치에서도 친구 성기의 눈치를 살펴야했던 만년 과장 달수(정의갑), 꿋꿋이 내 길을 걷고 있는 낭만파 시인 강호(안신우)까지.
때로는 눈 감고, 입을 다물며 적당히 현실과 타협하거나 혹은 속물근성을 보이다가도, 이같은 현실에 굴복하기 어려워 더 괴롭고 고독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 그들을 통해 별이 되고 팠지만 꿈과 이상은 사라지고 점점 더 어려워지는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들의 삶의 애환을 엿보게 했다.
특히, 후반부에 등장한 경주(서유정)의 등장은 단막극만이 가능한 기발함과 반전을 동시에 선사했다. 소울메이트로서 청춘을 함께 보냈던 경주가 사랑했던 인물은 지호가 아닌 정숙이었던 것.
‘돌날’은 국내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접하기 힘들었던 동성애 코드를 담는 파격 설정으로 이목을 사로잡았다. 또한 한편의 연극을 보는 듯한 김영조 감독의 실험적인 연출과 탄탄한 연기력을 자랑하는 중견 배우들의 생동감 넘치는 연기도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낸 요인이다.
한편 오는 9일 KBS 드라마스페셜 단막 2014의 세 번째 작품으로는 김C, 우희진, 신소율이 출연하는 불혹로맨틱 코미디 ‘들었다 놨다’가 방송될 예정이다.
[뉴스핌 Newspim] 장윤원 기자 (yunwo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