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우수연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테이퍼링이 지연되면서 원화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경제 기초체력 측면에서 우리나라가 다른 신흥국과 차별성이 보이기 때문이라는 것이 금융시장의 해석이다.
하지만 정작 당국은 마음 놓고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원화 강세에 대한 쏠림이 이어지며 수출 경쟁력 약화, 외국인의 차익실현성 자금 유출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23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10.3원 떨어진 1073.8원에 마감했다. 이는 1월 24일 1068.7원을 기록한 이후 8개월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당국의 노력에 힘입어 25일 환율은 다시 소폭 상승하는 추세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3.80원 오른 1077.80원에 거래 중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의 급락으로 시장은 국내에 투자한 외국인들의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외환 당국에서도 24일 수출입 업체들과의 간담회를 소집하는 등 추가적인 환율 변동성의 확대를 경계하는 분위기다.
◆ 'Buy Korea', 외국인 이익실현 가능성은
외국인의 원화자산 투자 열풍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코스피 기준으로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17일까지 18거래일동안 외국인의 누적 순매수는 8조원에 달한다.
채권시장에서는 외국인 자금 유입의 정체 현상이 감지되고 있다. 지난 13일 외국인 보유채권 잔고는 3개월만에 100조원 아래로 내려갔다. 다만 국채 선물 시장에서는 외국인의 강한 순매수가 지속되고 있다.
이런 외국인 자금 유입의 움직임은 한국의 펀더멘털이 여타 신흥국 대비해서는 견조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HSBC, RBS 등 글로벌 IB들도 한국에 대한 우호적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다만 23일처럼 원/달러 환율이 급락한다면 주식·채권 시장 등에 유입된 단기성 자금이 외국인의 차익실현으로 갑자기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
유익선 우리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출구전략 이슈가 신흥국 타격으로 이어지면, 환율 쪽에서도 최근 강세에 대한 되돌림으로 환차손이 생기지 않을까하고 투자자들이 생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아무리 한국 경제가 견조하더라도 금융시장에 예상치 못한 대외변수가 나타날 경우 외국인의 자금 유출은 언제든지 시작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유 이코노미스트는 신흥국 외환위기의 국내시장 전염 가능성, 중국 경제의 경착륙 등을 국제 금융시장의 변수로 꼽았다. 다만 아직까지 앞서 언급한 위기의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유진투자증권 박형중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의 경상흑자가 원/달러 환율 안정을 뒷받침할 요인이기는 하나, 금융시장에서 돌발변수가 발생한다면 외국인 자금의 유출입으로 환율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에 대해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과도한 원화 강세…수출 걸림돌
원화 강세는 분명 한국 경제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하지만 최근 국내 성장의 완만한 회복을 수출(경상수지 흑자)이 뒷받침했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원화 강세를 마냥 반길수는 없게 됐다.
원/달러 환율의 하락은 곧 국내 수출업체의 경쟁력 약화와도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유진투자증권의 박형중 이코노미스트는 "경상흑자 요인만으로도 원/달러 환율은 1050선 아래까지 하락 가능한 것으로 판단되며, 외국인의 포트폴리오 투자까지 고려한다면 그 아래로의 오버슈팅도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수출 기업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경우 여타 신흥국과 비교해 과도한 원화강세는 한국 경제 회복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은행을 비롯한 금융당국은 신흥국과의 펀더멘털 차별화 유지를 위해 거시건전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은 은호성 국제총괄팀장은 "외국인 자금이 많이 들어왔다고 경제가 좋아진다기보다는 우리 실력에 맞는 잠재성장률을 유지하고 재정건전성도 확보할때 경제 회복이 가시화된다고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 자금이 과도하게 들어와서 현재 불필요한 버블을 초래할 정도라면 문제지만 아직은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다"라며 "경계의 끈은 항상 놓지 않고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