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진영 삼성증권 은퇴설계연구소장은 저금리 저성장 시대를 맞아 은퇴설계에 있어서도 기존 관념을 완전히 버릴 것을 강조했다. 외환위기 이전의 고금리 시대와 2000년대 초중반의 부동산 활황기처럼 별 리스크 없이 가만히 앉아서 돈 벌던 시대는 지났다는 얘기다.
김 소장은 "긴 은퇴생활을 개척해 가려면 보다 적극적일 필요가 있다"며 "자기 노력 없이 수익만 거둘 생각으론 어림없다"고 말했다.
◆ 수익 내려면 리스크 감수해야
"현실적으로 원금보장되면서 3% 수익 넘는 상품 없는데도 불구하고 환상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고 김 소장은 지적했다.
그는 "예전 금리가 10%를 넘나들던 시대를 지나 이제는 0% 대로 가고 있고, 부동산 역시 인구 구조상 과거와 같은 활황은 더는 기대할 수 없게 됐다"며 "최근에 부동산시장이 조금 살아나고 있는데 그나마 지금이 앞으로 10년래 집을 팔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소장은 '하이브리드 투자' 즉, 혼합형 투자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하이브리드 투자는 원금을 일부 보장하면서 플러스 알파의 수익을 추구하는 것으로 중위험 중수익 상품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그는 "신탁에서 만드는 혼합형 상품들 즉, 월지급식 지수형 ELS 또는 채권과 주식에 분산 투자하는 것 등이 하이브리드 투자의 좋은 예"라며 "앞으로는 절대수익 추구형 헤지펀드 같은 상품도 많이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나이 든 사람이 하이브리드 투자를 하는 게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것"이라며 "에버랜드가 동네 놀이터보다 더 안전하고 재미있는 것처럼 은퇴상품은 안전하면서 수익성도 좋기 위해서는 일정 부분 리스크를 감안한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60세 연장법, "아직 결정된 건 아무 것도 없어"
지난달 30일 이른바 '60세 연장법'이라고 하는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로써 2016년부터 단계적으로 근로자의 정년이 60세로 늘어나게 됐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은퇴설계 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오기에는 무리라는 게 김 소장의 생각이다.
그는 "60세 연장 외에는 아무 것도 정해진 게 없고 그나마도 2016년부터 적용된다"며 "아직은 선언적인 의미로서 세부사항이 아직 미정이라 실질적 의미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법이 바뀌었다고 실질적으로 고용 보장이 되느냐는 다른 문제로 실제 얼마나 적용될지는 알 수 없다"며 "공무원을 제외한 직장인이 전 국민의 20% 수준인데다 어지간한 기업에서 정년까지 근무하는 경우는 드물어 실제 60세 연장 혜택을 보는 사람도 그리 많지 않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정년만 연장되는 것이 아니라는 데 있다. 정년을 연장하면서 국민연금 수령 시기도 같이 연장하고, 65세인 노인 기준 연령도 70세로 늦추자는 논의가 나오고 있어 정년 연장이 실효성이 없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 소장은 "같이 늘어날 가능성이 커 보이는데, 그럼 결국 달라진 게 없는 것이 된다"며 "퇴직 후 연금 수령 시기까지의 공백 기간이 줄지 않는데다 노인 기준 연령을 높이면 그만큼 노인 혜택이 줄어드는 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국제금융을 전공한 김진영 소장은 쌍용증권(현 신한금융투자)에서 10년 간 이코노미스트로 일하다 2008년 삼성증권으로 옮겨 2010년 은퇴설계연구소가 설립 이후 줄곧 연구소장을 맡아왔다. 최근 은퇴 후 삶을 위한 지침서 '우물쭈물하다 이럴 줄 알았다'라는 책을 펴내기도 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