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행복기금 5월까지 부실채권 매입하자, 유통 물량 없어"
[뉴스핌=한기진 기자] “요즘엔 예쁜 부실채권이 쏙 들어갔어요.” 서울에서 채권회수 AMC(자산관리회사)를 운영하는 김 모 대표는 일거리가 없어졌다며 푸념이다. ‘예쁘다’는 회수율이 높으면서도 일부 투자자만 아는 부실채권으로 채권회수업계에 널리 퍼진 은어다. 주로 금융회사가 남들 모르게 채권을 정리할 때 나온다.
김 대표는 “하우스 푸어나 문 닫는 자영업자가 늘고 있는데 부실채권은 늘지 않는 건 이상한데 그게 다 박근혜 정부가 거대한 부실채권정리회사 역할을 하니까 그런 것”이라고 했다. 새 정부의 하우스 푸어와 저신용자를 구제하기 위한 대책을 두고 한 말이다.
서울 서초동에서 작은 대부업을 하는 박 모 대표는 “최근 채권 매입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국민행복기금이 5월까지 일괄 매입을 한다고 해서 기관들이 채권을 시장 안 풀어 유통이 안 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들처럼 추심업을 하는 사람은 아파트 담보, 임금체납, 상거래 등에서 발생한 채권을 5%대 가격에 산다. 개인과 금융회사의 대출이 섞여 있는 것 중 대손상각하고 난 회수율이 가장 떨어졌을 때 ‘패키지’로 묶어 사는, 말 그대로 부실채권 처리하는 일을 한다. 때론 ‘악덕’ 추심으로 비난을 받기도 한다.
김 대표는 “채무자가 버티기 들어가면서 부실이 정리되지 않고 있다”면서 “당장은 은행 등 금융회사 입장에서 좋겠지만 어차피 나중에 시장에 나올 부실채권이라 도덕적 해이나 부실을 더 키우는 셈”이라고 했다.
추심업계에서는 지난 1일 발표된 부동산대책을 가장 큰 충격을 받아들이고 있다. 하우스 푸어(과도한 대출로 생활을 어려움을 겪는 주택 보유자)를 구제하기 내놓은 대책이 결국은 시장에 나올 부실채권을 정부가 사들이겠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업계는 당장 담보부채권 3만 건이 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자산관리공사가 3개월 이상 연체자의 대출채권을 직접 사들여 원금 상환을 미뤄주는 것과 주택금융공사가 대출채권을 매입, 은행 금리 수준의 이자(고정금리)를 내도록 조건을 바꿔 주고 최장 10년간 원금 상환을 미뤄 주는 것에 따른 영향이다.
또 리츠가 주택(일부 지분 포함)을 사들이고 이를 재임대(5년)해 주변 시세 수준의 임대료를 내고 거주할 수 있도록 해줬기 때문에 앞으로 시장에 나올 부실채권도 줄어들 것으로 본다.
한 추심업자는 “부동산 대책 등으로 채무자는 물론 은행이나 규모가 있는 대부업체는 정부가 부실채권을 사주기 때문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며 “어차피 만기가 있는 것이라 부실을 늦추는 것밖에 안 된다”고 지적했다.
금융업계에서는 채권자의 권리도 무시당하지 않도록 기금에 채권 매입 신청을 할 수 있도록 하면 도덕적 해이도 방지할 수 있는 방안으로 거론된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