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양창균 강필성 기자] 새해 벽두부터 현대자동차그룹 SI계열사인 현대씨엔아이가 동양그룹의 SI계열사 동양네트웍스에 소송을 제기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기업 SI사가 경쟁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양 그룹사 계열사간 소송에는 지난 2011년부터 진행된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차세대 통합정보시스템 구축 프로젝트의 실패가 발단이 됐다.
24일 IT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계열의 현대씨엔아이는 이달 2일 서울중앙지법에 동양그룹 계열사의 동양네트웍스와 동양네트웍스 김철 대표이사를 상대로 30억원 규모의 용역대금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와함께 현대씨엔아이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대해서도 비슷한 규모의 조정신청을 법원에 제출했다.

소송이 알려진 것은 이달 21일 동양네트웍스가 해당 소송 내용을 송달받은 이후다.
동양네트웍스 측은 “소송금액은 당사와 현대씨엔아이간 체결한 하도급계약서상 계약금액을 초과해 일방적으로 추가로 지급을 요구하는 금액”이라며 “소송대리인을 선임해 본 소송과 관련해 발생될 수 있는 모든 법적 대응을 적극적으로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응해 업계 일각에서는 동양네트웍스가 현대씨엔아이를 대상으로 수십억원대 손해배상청구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두 대형 SI업체 사이에선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이들의 분쟁의 핵심에는 바로 지난 2011년 진행된 LH 차세대 통합정보시스템 구축 프로젝트가 자리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옛 토지공사와 주택공사 합병 이후 정보시스템을 통합하는 작업으로 프로젝트 규모만 약 92억원에 달한다.
이 대형 사업을 수주한 것은 바로 동양네트웍스였다. 동양네트웍스는 이 사업의 일부를 현대씨엔아이에 하청하면서 2개사가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당시만 해도 양사의 관계는 원만했다.
두 기업에 갈등의 불씨는 LH에 시작된 듯 하다.
동양네트웍스와 현대씨엔아이 역시 당시 LH의 추가 요구사항이 적지 않았다며 한목소리를 냈다. LH의 요구사항을 거절하기 힘든 구조에서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추가 인력을 파견한 뒤 갈등이 형성된 것이다.
결국 이 두 SI업체의 수익성은 악화되다 못해 심지어 프로젝트 완료 이후 ‘적자’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LH가 아닌 동양네트웍스와 계약을 맺고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현대씨엔아이는 LH를 대상으로 계약금 증액을 요구할 수도 없었던 상황이다. 현대씨엔아이 입장에서는 적잖은 위기감이 몰려왔다.
현대씨엔아이가 제기한 소장에 따르면 회사 측은 이번 프로젝트에 약 56억원의 비용을 투입했지만 인정받은 인건비는 11억원에 불과했다.
LH 프로젝트 참여했던 한 관계자는 “현대씨엔아이가 추가 인력이 막대하게 들어갔음에도 추가금을 줄 수 없다는 동양 측의 결론에 결국 프로젝트를 포기하기로 하면서 사태가 커졌다”며 “현대씨엔아이가 빠지면서 프로젝트 수행이 불가능해지자 LH에서 프로젝트를 엎었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쯤되자 가장 난처해진 것은 동양네트웍스다. 함께 추가 인력을 투입했음에도 현대씨엔아이가 프로젝트에서 일제히 빠져버리며 적잖은 타격을 입었고 LH로부터 수령한 계약금 일부를 환불해야 하는데다 현대유엔아이 소송까지 휘말리면서 사면초가에 놓였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공공 프로젝트 수주를 확대하려고 노력해온 동양네트웍스 측에서는 이번 프로젝트실패가 가장 뼈아프다.
SI업계 한 관계자는 “프로젝트가 실패한 LH나, 이를 수주했던 동양, 하청을 받았던 현대가 모두 손해를 본 케이스”리며 “더욱이 동양은 현대를 프로젝트 실패의 주 원인으로 보고 있고 현대는 동양의 협상의지를 문제삼고 있는 만큼 양사의 관계는 회복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동양네트웍스 측은 현대씨앤아이와 협상 과정에서 프로젝트 실패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수차례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두 기업간 법적공방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뉴스핌 Newspim] 양창균 강필성 기자 (yangc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