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뉴스핌 백현지 기자] #. 미국 캘리포니아주 몬트레이 카운티에 거주중인 대학교수 김영희(이하 가명 38세)씨는 현재 아파트에 월세로 거주하고 있다. 지금이 주택구입 적기라는 얘기를 자주 듣지만 4인 가족이 거주할만한 집을 구입할 엄두가 나지 않아 매달 월세로 연명하고 있다.
미국 금융위기의 단초가 된 주택시장이 바닥에 접근했다는 '바닥론'이 솔솔 나아고 있지만 현지 교포들이 느끼는 시장상황은 여전이 냉랭하다.

지난 3일자 한 미주 한인 일간지에는 '주택차압방지 및 융자조정 박람회' 소개글이 실리기도 했다. 여전히 경매로 넘어가는 주택이 많고 아직도 대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오렌지카운티 한인 단체는 집을 팔아도 주택대출을 다 갚지 못하는 '하우스푸어'를 방지하기 위해 주택구입을 독려하는 박람회를 조만간 개최키로 했다. 한인 단체까지 나서 주택구입을 독려하고 있지만 사정은 녹록치 않다.
지표상으로 미국 주택시장은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경제전망기관 CEIC(Consensus Economics Inc)에 따르면 미국 시중은행의 부동산담보대출은 올해 증가세로 돌아섰다. 주택담보대출 수요는 지난해 2.4분기를 저점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 8월 말 기준 신규주택 재고량은 14만1000가구로 지난 2007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로 줄었다.
하지만 캘리포니아 뿐 아니라 한인이 많이 거주하는 샌프란시스코 지역 한인들도 주택을 구입하는 데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김영희 교수는 “사실 월세를 내고 나면 입에 풀칠하는 생활이다”며 “주변에서 다들 가격이 많이 내렸다고 실제로 가격이 내려 집을 구입했다는 사례는 본적이 없다”고 말했다.
사업차 미국으로 넘어온 지난 윤철수씨 역시 내집 마련은 고려하지 않는다. 윤씨는 현재 주택개발회사인 어바인컴퍼니에서 임대하는 한 아파트 단지에 1년간 임대계약을 해 살고 있다. 매달 내는 월세는 3000달러(한화 333만원)만원을 넘는다.
집값 하락에도 월세 부담은 크게 줄지 않고 있다. 그렇다고 집을 구입하기에는 주택담보대출 부담이 크다.
전세제도가 없는 미국에서는 월세 혹은 자가 거주밖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월세집을 마련하는 데에도 개인간 거래가 아니라 어바인컴퍼니처럼 대형사를 거쳐야 한다. 이들 대형 임대서비스 회사가 임대료를 관리하기 때문에 집값은 하락해도 월세는 크게 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 현지 한인들의 설명이다.
윤씨는 “집값이 내린다고 해도 월 임대료는 크게 내리지 않는다”며 “하지만 꼬박 30년 넘게 갚아나가야하는 금액의 집을 선뜻 구입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일부는 집값이 하락한 틈을 타 주택을 구입하고 있지만 집값 상승을 기대하지 않는 분위기다. 향후 소득이 크게 늘지 않는 상황에서 예전처럼 집값이 오를 기대만으로 주택을 구입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는 것.
미국 산호세에 거주 중인 박정수씨는 크레이그 리스트(Craigslist)를 통해 아파트를 구했다. 크레이그 리스트는 미국 주택거래 등을 알선하는 생활정보사이트다. 50대 초반의 박씨는 “앞으로 지금보다 적게벌면 벌었지 더 많이 벌 수는 없을 것”이라며 “솔직히 갚을 능력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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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백현지 기자 (kyunji@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