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곽도흔 기자]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이하 추경)이 아닌 각종 기금을 증액하는 방식으로 경기부양에 나서면서 국회를 우회하기 위한 ‘꼼수’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명박 정부의 국회 무시 행태가 추경이 아닌 기금활용이라는 꼼수를 가능케 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정부가 추경이 아닌 기금을 처음으로 언급한 것은 지난 3일이다.
이날 기획재정부 박재완 장관은 취임 1주년을 맞아 재정부 출입기자들과 산행을 한 뒤 가진 오찬간담회에서 “정부가 운용하는 기금을 20% 가량을 활용해 경기상황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재정위기가 해소되지 않고 지속되면서 대내외 경제여건이 악화되자 나름의 내수활력을 유지하기 위한 경기부양 카드를 들고 나온 것이다.
◆ 정부가 추경 대신 기금 증액 카드를 꺼낸 이유는
경제위기에 선제적 대응을 위해서라면 추경을 해야 하는데 정부가 추경이 아닌 기금을 들고 나온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지난 28일 과천정부청사에서 열린 2012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에서 박재완 장관의 입을 통해 나왔다.
이날 박 장관은 “추경을 예컨대 4조원 하는 경우와 기금으로 4조원을 마련하는 것의 차이점은 국가채무에 있어서 추경은 채무 늘지만 기금은 채무 수준에 변화가 없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박 장관은 “재정수지에는 다 함께 악영향을 미치게 되겠지만 전체적인 국가채무에는 지금처럼 기금을 운용하는 것이 더 나은 방법이라고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추경 대신 기금을 꺼내든 다른 이유가 제시됐다.
박 장관은 "추경 편성요건은 전시라든지 천재지변, 대량실업, 경기침체 우려가 있는 경우로 돼 있다"며 "유로존 재정위기가 상시화되는 만큼 정책여력을 충분히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를 제시했다.
그는 "경기침체를 어떻게 볼 것인가가 문제지만 통상 선진국 기준에 하나로 염두해 두고 있는 것은 전기대비 성장률이 마이너스가 2분기 연속 됐을 때를 침체로 생각하는데 한국 경제는 플러스 성장을 하고 있기 때문에 경치침체로 진단하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며 추경 여건을 부정했다.
◆ 국회를 우회하기 위한 꼼수?
더불어 박 장관은 한가지 이유가 더 추가됐다.
박 장관은 “추경은 정부가 편성하고 국회에 제출해서 확정되기까지 어느 정도 기간이 걸리고 집행계획을 세워 집행하는 데 시차가 있다”고 말했다.
경제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발빠른 대응이 필요한데 추경은 국회 통과에서 실제 집행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그게 어렵다는 것이다.
추경 대신 기금을 활용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이 국회를 우회하려는 꼼수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부분이다.
민주당 전병헌 의원은 박 장관의 기금 발언이 나온 지난 3일 자신의 블로그에서 “추경을 하려면 국회에 추경안을 제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 의원은 “정부가 기금이라는 편법쓰지 말고 국회의 예산심의확정권에 따라서 정확하게 국회와 함께 협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가재정법상 현물을 출자하거나 기금 증액 부분을 정부 자율로 맡겨놓은 것은 사실 국회의 예산심의의결권을 무력화시키는 일들”이라며 “정부가 자꾸 편법을 쓰면 안 된다”고 밝혔다.
국회 관계자는 “이명박 정부의 국회 무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고 전제한 뒤 “이 정부는 특히 국가채무에 노이로제가 있는 것처럼 경제정책을 하고 있는데 경제전문가들도 차라리 추경을 통해 내수경기진작에 나서는 것이 맞다는 의견이 다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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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곽도흔 기자 (sogoo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