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사헌 기자] 중국 경제가 2011년 중반 이후 빠르게 둔화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경기둔화 자체가 나쁜 것이라기 보다는 이전 경제성장세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기업을 키우는 내실이 부족했다는 것이 더 문제라고 앤디 셰 전 모간스탠리 이코노미스트가 지적했다.
셰 박사는 23일자 차이신(Caixin online) 기고문을 통해 "중국 정부의 산업정책은 실패했다"면서, "중국도 한국의 삼성과 현대와 같은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기업을 만들기 위해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는 먼저 전력소비 증가율이 두 분기 만에 절반으로 줄어들고 부동산거품과 지역정부 부채 문제, 유로존 위기 등에 따른 소비위축 등이 문제이지만, 이러저러한 요인에도 불구하고 경기둔화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오히려 지난해 강한 성장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이 침체한 데서 보이듯이 기업들이 경쟁력있게 성장하지 못한 채 소모적이고 양적인 성장에 치우진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중국이 공급 측면에서의 양적 확장과 정부의 투자와 수출이 수요를 주도하는 추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이런 식으로 생산성 향상 없이 노동력을 소진할 경우 인플레이션 발생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셰 박사는 경고했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에 중국은 더욱 정부의 투자와 수요 지원에 더 크게 의존해왔으며, 이에 따른 자원의 낭비가 더욱 극심했다고.
나아가 개혁이 없는 통화 부양책은 경제성장을 지속시키지 못하는 비효율적인 유동성 공급에 불과하다고 그는 질타했다. 최근 물가가 다소 진정되는 것은 국제유가나 원자재 가격이 주춤한 것이 일부 요인이며 통계적인 현상도 작용했을 뿐 대다수 중국인들은 높은 인플레이션을 경험하고 있다는 말이다.
은행이 부동산 부문을 제외하고 모든 산업에 대한 대출기준을 완화한 것은 기업의 재고청산을 지연시키는 왜곡을 낳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재고청산이 늦어지면 국내총생산(GDP) 면에서는 좋아 보일지 모르지만, 필연적인 청산작업을 늦추는 것을 환영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한편, 셰 박사는 기업의 조세 부담을 인하하는 정책을 통해서 한두 해 기업과 경제성장을 도모할 수도 있겠지만, 결국은 기업의 경쟁력이 강화되는 것이 모든 중국인들의 소득이 높아지게 되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10년 동안 중국 경제는 비약적으로 성장하며 세계 2위 경제대국이 되었지만, 이 과정에서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기업들은 별로 나타나지 않았다면서, 한국의 삼성전자나 현대차도 10년 전에는 중국 기업들과 별반 차이가 없었지만 오늘날은 삼성전자나 현대차와 경쟁할 중국 기업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개탄했다.
중국은 최대 반도체와 자동차 시장이 되고 있지만 정작 다국적 경쟁력이 높은 기업들이 이 시장을 주도하고, 나아가 질 낮은 생산기술 및 제품을 버리고 빠르게 고급기술과 제품으로 이동하는 변화를 꾀하고 있다.
셰 박사는 세계화란 것은 그 어떤 나라도 모든 것을 다 잘 할 수 있지는 않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거의 모든 중요 산업들을 외국계가 지배하는 중국의 사례는 극단적인 경우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유기업이라는 기업의 소유방식과 자산거품이 중국 기업들의 경쟁력이 낮은 주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그가 보기에 국유기업은 확장 능력은 강하지만 첨단기술 개발과 가격결정력 면에서는 취약하다. 또 민간기업들이 등장해 경쟁해 나가는 듯 했지만 주식시장 상장이라는 유인은 기업 성장이 아니라 주가 부양에만 혈안이 되도록 해 상대적으로 초기 국면에서 정체하게 만들었다. 게다가 민간기업들은 핵심역량을 키우기보다는 부동산과 같은 자산거품을 타고 쉽게 돈을 벌려고 했다. 이렇게 귀중한 시간을 허비하는 와중에 한국과 대만 기업들이 중국을 밟고 빠르게 성장했다.
셰 박사는 어떤 나라도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기업 없이는 부국이 될 수 없다는 점을 거듭 지적했다. 그는 대형 국유기업이 글로벌 파워하우스가 된 사례는 없으니 현실을 직시하고 민간기업의 경쟁력을 키우는 쪽으로 정책을 선회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한국의 성공 사례가 중국에는 시금석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외국계기업이 워낙 크고 지배력이 강한 만큼 정부가 개입하고 지원해서 반도체와 자동차산업의 경쟁력을 키우고 민간의 챔피언 기업을, 중국판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만드는데 집중하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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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