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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한은]③ 역대 총재들, 금융위기 굴곡 속 정책 독립성 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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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98년 IMF이후 중앙은행 통화정책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졌다. 시장과의 소통과 경제전망을 바탕으로 한 독립적인 금리결정 그리고 이를 통한 신뢰성 확보 등이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수행함에 있어 필수적인 덕목이 됐다고 할 수 있겠다. 뉴스핌은 금융시장 참가자 31명에 대한 설문조사결과를 바탕으로 IMF이후 통화정책에 대한 현 총재와 4명의 역대 총재들의 업적과 역량에 대해 간단하게 조명해 봤다.<편집자주>

[뉴스핌=노종빈 기자] 최근 5명의 역대 한국은행 총재들은 지난 1998년 IMF(국제통화기금) 금융위기와 글로벌 재정위기의 굴곡 속에서 금융시장 안정과 시장과의 소통에 노력해왔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 통화정책의 수장으로서 정책적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오른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이경식, 전철환, 박승, 이성태 전 한국은행 총재

◆ 이경식 전 총재...'한은법 파동' 겪어

문민정부 집권 중반인 1995년 임명된 이경식 총재는 정재계를 두루 거친 인물이다. 그는 김영삼 대통령의 각별한 신임속에 문민정부 초대 경제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을 거쳐 한국은행 수장에 올랐다.

그의 재임기간 초기인 1996년에 한국은 이른 바 선진국 클럽이라 불리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했다.

이에 따라 이 총재는 금융산업의 선진화라는 시대적 요구를 이행해야 하는 막중한 책무를 담당하고 있었다.

또한 당시는 대내외적으로 금융산업이 크게 확대되면서 한국은행의 독립성 확보 및 금융감독기구 개편에 대한 기대와 요구가 커지고 있던 상황이었다.

이 총재는 1997년 말 진통 끝에 한은법 개정안 통과를 이뤄냈지만 이로 인해 '한은법 파동'을 촉발시켰다.

당시 법개정에 반대한 한은 내부인사들의 반발로 거리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당시 한은 인사들은 금통위 의장을 한은 총재가 맡아야 하고 은행감독원도 분리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 총재는 한은법 파동으로 신뢰도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가 터지자 이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책임으로 4년의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불명예로 물러나야 했다 .

◆ 전철환 전 총재...한은의 공적자금 투입 거부

뒤를 이어 전철환 총재는 IMF 사태 직후인 지난 1998년부터 4년간 한국은행 총재를 역임했다.

진보적 경제학자 출신인 전 총재는 재임 중 외환위기 수습에 중요한 역할을 했고 퇴임후에도 한은 고문과 공적자금관리위원장직을 맡아 활동했다.

전 총재의 재임 초 상황은 금융산업 구조조정을 통해 부실 은행이 통폐합되던 극심한 혼란기였다.

총재 재임 당시 정부는 한국은행의 발권력을 동원, 막대한 공적자금을 투입할 것을 한은에 요청했으나 이를 거부하고 시장에서 국채를 발행토록 소신을 관철했던 것은 유명한 사건이다.

이로 인해 이전까지 유명무실하던 국채시장이 크게 활성화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 총재를 잘 아는 인사들은 그가 평소 소탈한 이미지였지만 경제 이슈나 정책적으로는 무척 주관이 뚜렷했다고 기억하고 있다.

재임중에는 중앙은행의 수장으로서 직원들의 사기를 북돋웠다. 한은 직원들에게는 '골프를 얼마든지 즐겨라'고 권했으나 정작 자신은 서민과의 소통을 강조하며 단 한번도 골프를 치지 않았다고 한다.

◆ 박승 전 총재...참여정부 초기 한은 독립성 강화에 힘써

전 총재의 뒤를 이어 박승 총재의 업적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를 받고 있는 것은 한은법 재개정을 통한 중앙은행 독립성 강화 부분이다.

설문에 참여한 한 금융권 인사는 그에 대해 "누구라도 설득시키고 자신의 의지를 관철하는 스타일이었다"며 "또한 조직의 목표를 공유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는데 열정을 발휘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박 총재는 금융계 인사들의 뇌리 속에 시장의 기대와는 어긋나는 발언이나 금리 결정이 많았던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통화정책과 관련 잦은 말바꿈으로 투명성을 흐리는 자충수를 여러차례 뒀고 이 때문에 시장의 신뢰도 하락을 자초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예컨대 재임 초기인 지난 2003년 경기 전망과 관련해서 박 총재는 처음에 5%대 성장을 자신한다고 말했으나 4월 성장률 전망치를 4.1%이상으로 수정했으며, 이후 경기 침체가 계속되자 이를 다시 3%대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또한 경기부양책과 관련해서도 불과 2주만에 말을 바꿔 시장으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인위적인 경기부양책을 검토하지 않는다고 말한 뒤 2주만에 금리인하 등을 포함한 경기부양을 검토할 수 있다고 정책 방향을 수정해 시장에 큰 혼란을 줬다.

박 총재가 금리정책에서 실기해 결과적으로 금리 조정의 타이밍을 여러 번 놓쳤다는 지적도 나왔다. 참여정부 초기 가계대출과 부동산값 급등 상황에서 콜금리 인상 기회를 놓쳤다는 것이다.

박 총재도 자신의 약점으로 든 교수 시절의 직선적인 성격이 총재직 수행 당시에도 쉽게 바뀌지 않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 이성재 전 총재...글로벌 위기 속 선제적 정책 시도

이성태 총재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 선제적인 통화정책 수행 능력으로 금융시장을 안정시켰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한국은행에 40년 가까이 몸담았던 내부 인사 출신으로 총재까지 오른 인물로 강한 소신과 원칙주의를 통해 한국은행의 주요 임무인 물가 안정에 기여한 공로가 컸다.

실제 2006년 4월 취임 이후 금융위기를 맞은 2008년(4.7%)을 제외하고는 모두 연간 물가상승률이 목표범위 내에서 유지되는 등 안정된 모습을 나타냈다.

또 고임금에 정년이 보장되던 한은 내부 조직에도 성과급제와 근무성적 하위 5% 퇴출제 등을 도입하는 등 내부 개혁과제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노무현 대통령의 부산상고 2년 선배라는 점 때문에 MB 정부 출범이후에는 정부와 마찰을 빚기도 했다.

이 때문에 임기 말인 지난 2010년에는 기획재정부의 금통위 '열석발언권' 행사로 극도로 불편해진 정부와의 관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물러나야 했다.

이번 설문에 참여한 한 인사는 "이 총재의 경우 비교적 명확했던 시장과의 공감대와 의사소통 방식으로 통화정책의 예측가능성이 가장 높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 총재는 내부구성원들의 공감대와 지지라는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한 금융권 인사는 "이 총재는 정부와 대립각을 세울 정도로 통화정책의 투명성을 높이는데 기여했다"며 "한은 출신으로 조직으로부터의 신뢰가 있었고 한은 위상 제고를 위해 노력했다"고 평가했다.

◆ 김중수 현 총재...친정부적이란 평가 받아

이번 설문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김중수 현 총재를 가장 반시장적, 친정부적인 총재로 꼽았다.

이는 한국은행의 독립성 확보와 시장과의 소통을 위해 노력해 온 역대 한국은행 총재들의 행보와는 크게 어긋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MB 정부와 김 총재가 중앙은행을 정부 정책을 보조하는 정부기관의 일부라고 생각한다는 점에 대해 강력 비판했다.

이와 함께 통화정책의 전문성이 떨어지면서 금리인상 시기를 놓쳐 실기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동기대비 4.0%을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통계청의 물가지수 개편을 통해 약 0.4% 포인트를 낮춘 것을 감안하면 실제 물가상승으로 인한 사회적 고통은 더 큰 것으로 지적됐다.

또한 지난해 생산자 물가(연초기준)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6.1% 올랐다. 또한 지난해 수입물가도 원자재값 상승으로 인해 무려 13.4% 상승했다.

반면 지난해 실질임금은 소비자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2.7%나 하락했다. 소득은 줄고 물가는 올라 소비자들의 편익은 줄어들고 생활은 더욱 팍팍해 지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김 총재에 대해 친정부적인 관점이나 주장이 많고 시장과의 소통 노력도 크게 부족하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특히 김 총재의 화법에 있어서도 자기중심적인 사고관이 많이 나타나고 있으며 이 때문에 자신이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모호하고 시장에 대한 시그널도 불분명하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김 총재는 정부관료 가운데 가장 해외출장을 중요시하는 사람 중 하나다. 지난달 말 기준 김 총재는 재임 후 700일 가운데 약 4분의 1인 171일을 해외출장으로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총재는 이를 통해 56만 마일의 항공 누적마일리지를 확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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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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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 영향 종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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