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 투자전략가들도 할말이 있겠죠. 그러나 지금과 같은 패닉장세에서는 스스로 냉정하게 시장 분석틀을 다잡으면서 대응해야 합니다. 일반 투자자들에게는 면목없습니다."(경력 5년차 애널리스트)
대중들이 선망하는 직업으로 꼽히던 애널리스트들이 근래 목소리에 힘이 빠졌다. 일부 투자자들은 이들에게 비판의 화살을 쏘기도 한다. 미국 경기침체 우려로 인한 증시 급락 가능성에 너무 안이하게 대처하지 않았느냐는 이유에서다. 신중론과 경계론이 제 목소리를 내지못하는 우리 증권산업 풍토의 그늘을 다소 이해는 하지만 이번 8월장은 그 괴리가 너무 컸다. 결과적으로 일반 투자자들의 원성이 자연스럽게 전문가 집단에게 향해도 큰 항변을 하기가 힘든 상황이 지금이다.
증권사들은 지난달 말부터 완만한 상승세를 점치는 8월 증시 전망을 잇달아 내놓았다. 평균적으로 코스피 상단을 2300포인트로 잡고, 하단은 2000포인트를 제시했다. 대외 불확실성은 여전하지만 7월을 기점으로 점차 불안 요인이 해소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이 같은 분석이 오판이었다는 것을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미국과 유럽 재정위기 우려에 지난 2일부터 급격히 내리막을 타던 코스피가 닷새 만에 2000선을 내주고 만 것이다. 이에 따라 일부 증권사 객장에는 '왜 2000~2100선에서 못 팔게 했느냐' '내 손실액 어떻게 할거냐'는 등 투자자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애널리스트들도 당황하긴 마찬가지. 각 증권사 리서치센터가 '패닉'상태에 빠진 가운데 몇몇 애널리스트들은 '반성문'을 내놓기도 했다.
신한금융투자 심재엽 투자전략팀장은 보고서를 통해 "최근 지수 급락은 한국 자체의 리스크보다 미국과 유럽의 재정과 신용리스크에 따른 상황이다. 이 부분을 좀 더 감안하지 못한 점에 대해 사과한다"고 말했다.
애널리스트도 사람인 만큼 모든 상황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는 없다. 주가 예측은 '신의 영역'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하물며 요즘 같이 국내는 물론 미국, 유럽 문제 등 따져야 할 변수들이 많을 때는 이들의 상황이 안타깝기까지 하다. 모든 책임을 이들에게 전가하고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는 행위를 지양해야 할 이유다.
그렇다고 반성해야 할 사안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장밋빛 증시 전망들이 도배되는 현실이다. 주가 전망 시즌이 되면 너나 할 것 없이 증권사들은 "한국 증시는 저평가 됐다" "글로벌 유동성이 풍부하다" 등의 이유로 낙관적인 견해를 쏟아낸다.
특히 코스피 예상 범위 등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는 '수치'에 있어서는 더 그렇다. 전반적으로 상단을 전망하는 데는 후했고, 하단을 예측하는 데는 인색했다. 그렇다 보니 주가에 거품이 끼어 증권시장을 왜곡시키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발생했다.
무작정 비관론을 고집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시장 전망을 '쪽집게'처럼 정확하게 맞추는 것보다 소신과 원칙을 갖고 냉철한 분석을 하는 것이 애널리스트의 역할이라는 점이다. 다수의 여론에 휩쓸리지 않고 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이다. 낙관론이 제 평가를 받을 때는 신중론이 제 목소리를 낼 때다.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뉴스핌 Newspim] 황의영 기자 (apex@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