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문형민 박영국 기자] 삼성전자는 지난 1일 부품사업(메모리, 시스템LSI, LCD)을 맡는 'DS(Device Solutions) 사업총괄'을 신설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지난 2009년 부품(DS)과 완제품(DMC) 사업으로 나누고 이윤우 부회장과 최지성 사장에게 각각 부문대표를 맡게했던 시절과 비슷하게 복귀한 것이다.
삼성 내부와 업계에서는 이 조직개편을 두고 장기적으로 부품-완제품이 분사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불거졌다. 지난해말 미주와 유럽, 중국, 동남아 등 네 곳에 부품을 총괄하는 'DS 지역총괄'을 만든 것과 맞물린데다, 특히 삼성전자의 최대 고객으로 떠오른 애플과의 애매한 관계로 인해 더욱 관심을 모았다.
애플은 지난해 삼성전자로부터 6조원 이상의 반도체와 LCD를 구매했다. 반면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서는 한치도 양보할 수 없는 경쟁을 벌이고 있는 라이벌이다.
삼성그룹은 분사설에 대해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부인하고 있다. 뉴스핌은 삼성전자가 부품과 완제품 부문을 분사할 경우 득실을 따져봤다. <편집자>

삼성전자는 글로벌 대형 IT기업 중 유일하게 부품과 완제품을 모두 생산 판매하는 기업이다. 반도체 LCD 등 부품산업이 급성장하고, 이를 기반으로 TV, 핸드폰, 스마트폰 등 완제품에서도 세계 굴지의 기업으로 자리잡았다.
그렇지만 이같은 독특함이 애플 등 완제품 기업들과 '동지이자 적'인 관계를 만들어냈다. 일부 경쟁사들은 삼성이 부품 정보를 빼돌려 활용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갖고있기도했다.
애플이 IT분야에서 '모바일 혁명'을 이끌어가는 기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삼성전자는 어떤 방식으로든 관계를 풀어나가야한다.
최근의 조직개편도 애플을 염두해 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한 회사에 있지만 부품과 완제품을 분리해서 운영하고 있다는 논리로 애플을 설득했다는 것.
실제 신설된 'DS사업총괄'에는 별도의 경영지원실이 만들어졌다. 또 AMOLED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와 긴밀한 협조를 통해 기술개발·제조·구매·영업 등에서 시너지를 창출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최근 애플이 대만 TSMC에 차세대 A6칩 시험생산을 위탁하고, 삼성과는 특허 소송을 제기한 사실 등은 좀 더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함을 시사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수그러들지 않고있다.
익명을 요구한 삼성전자 관계자는 "그동안 완제품과 부품이 별개 조직이라는 걸 강조해 왔지만 완제품 부문 경쟁사들은 곱지 않은 시선으로 봐온게 사실"이라며 "원론적으로 법인 자체가 분할되면 그런 문제에서 다소 자유로워질 수는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54조 6300억원의 매출과 17조 2000억원의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이 중 반도체와 LCD사업부가 전체 매출에 기여한 비중은 37.1%였고, 영업이익에선 69.9%를 차지했다.
◆ "세너지가 필요하다"
분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의 또다른 근거는 소위 '세너지(senergy)'다. separate(분리)와 energy(에너지)가 합쳐진 이 말은 결합보다는 분리를 통해 더 큰 힘을 발휘하는 것을 의미한다. 통합의 힘을 강조하는 시너지(synergy)와 대비되는 개념이다.
세너지의 대표적인 사례가 LG화학이다. LG화학은 지난 2009년 4월 산업재부분을 분할, LG하우시스를 만들었으며, 앞서 생명과학, 생활건강 등을 분가시켰다. 모기업 LG화학은 석유화학을 뛰어넘어 2차전지와 신소재 사업에 집중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LG화학은 이들 4개사의 매출을 오는 2016년 50조원까지 끌어올릴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24조 8810억원에서 6년만에 '더블 성장'을 추진하겠다는 것.
LCD업계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는 LG전자뿐 아니라 비지오, 도시바, 필립스 등 메이저는 물론 스카이워스 등 중국 기업들까지 확보하고 있지만 삼성전자 LCD부문은 삼성전자 DM&A사업부문과 소니가 거의 대부분"이라며 "삼성전자가 분사를 통해 거래선을 다양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부문은 하이닉스나 해외 기업에 비해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규모의 경제도 가능하고, 메모리, 플래시 시스템LSI까지 포트폴리오를 잘 갖추고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이에 분사를 하더라도 반도체 업황에 크게 휘둘리지 않으면서 독보적인 지위를 유지하며 더 커질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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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문형민 박영국 기자 (hyung13@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