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증시는 2002년 이래 최장기 하락 양상을 보였다. 이에 따라 올해들어 주가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는데, 그 배경에는 연방준비제도의 제2차 양적완화(QE2) 종료, 경기의 일시적 혹은 구조적 둔화, 유로존 채무 위기, 신흥국 과열 및 긴축 부담에 따른 경기 약화 우려 등 다양한 요인들이 자리잡고 있다.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핌(www.newspim.com)은 연방준비제도의 '추가 양적완화(QE2)' 종료와 함께 이른바 '소프트패치(soft patch)' 국면이 겹쳐 발생하고 있는 현재 상황을 착종됨이 없도록 분해해서 이해하고, 나아가 미국 연준의 정책 변화 혹은 정책 한계국면이 하반기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을 조망해 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편집자 주>
[뉴스핌=노종빈 기자] 최근 경기 상황의 일시적 둔화를 의미하는 경제용어 '소프트패치(soft patch)'가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용어는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지난 2002년 미국 의회 청문회에 출석, 경제 상황을 설명하면서 처음으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프트패치란 골프 등의 경기 용어로 공이 잘 튀지 않는 구간, 즉 탄성도가 낮아 반발력이 크지 않고 공이 잘 굴러가지 않는 구간을 뜻하는 말로 골프에서는 '라지패치(large patch)'라고도 한다.
이 구간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더 많은 힘이나 에너지의 투입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 소프트 패치는 경기회복 국면에서 일시적인 경기둔화의 어려움을 겪는 상황을 뜻하는 말이다.
◆ 미 경제, 러프패치인가? 주택·고용·소비 불안 지속
하지만 최근 미국 경제는 '소프트패치'가 아니라 이보다 더 거칠고 힘든 구간인 '러프패치(rough patch)'가 아니냐는 논란도 부각되고 있는 모습이다.
BMO 캐피털 마켓의 살 과티에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마켓워치에 "제조업이 지난 몇 년간의 강세를 뒤로하고 두 달 연속 위축되고 있다"며 "내구재 지표가 더 악화될 경우 소프트 패치에서 러프 패치로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의 제조업은 지난 2개월 사이 하락세가 완연한 상황이다. 또한 주택시장의 부진과 고용 상황도 여전히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가운데 미국 경제의 70%를 떠받치고 있는 소비자들의 신뢰지수도 크게 부진한 모습이다.
특히 지난달 기존 및 신규 주택판매 모두 감소세를 기록한 것으로 관측되며 여전히 높은 수준인 개인채무와 고용불안, 주택차압 상황 등이 지속돼 주택시장이 회복하기에는 오랜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은 이 같은 미국 경기둔화 상황은 구조적인 것이 아닌 일시적 상황임을 거듭 확인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에너지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소비 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휘발유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20% 이상 높은 수준이다.
IHS 글로벌 인사이트의 크리스 크리스토퍼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경제지표들도 소비자 심리의 위축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며 "미국의 성장이 2-3% 수준을 오가며 시장이 롤러코스터 흐름을 보일 것"이라 예상했다.
이 가운데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세계 금융시장은 향후 경제전망 수정 여부나 버냉키 의장의 향후 전망에 대한 평가에 주목하고 있다.
◆ 미 경기 점진적 회복세. 시장 변동성은 높아질 듯
사실 약 두 달 전까지만 해도 미국 연준이 추가 양적완화(QE2)를 중단한다는 사실은 시장에 큰 불안감을 주는 요인이었으나 지금은 누구도 이 문제에 대해 신경쓰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시장 일각에서는 미국 연준이 `3차 양적 완화 카드'를 여전히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스의 크리스토퍼 프로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소프트 패치를 인정하는 쪽으로 향할 것"이라며 "다만 올해 하반기에는 산업활동이 점진적으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 지적할 것"이라 예상했다.
이와 함께 최근 바클레이스 캐피탈이 최근 실시한 분기 글로벌매크로 서베이에 따르면, 주식시장의 경우 응답자의 79%가 추가 양적완화의 종료로 인한 충격이 없을 것이라고 대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환시장에서도 38%는 영향이 전무할 것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미 주요 환율에 이 같은 영향이 반영되었다는 것이다.
또한 채권 및 신용시장의 투자자들도 70% 이상이 제한적인 영향을 주는데 그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바클레이스는 전했다.
하지만 여전히 경제 상황이 불안하고 따라서 투자자들이 체감하는 시장의 변동성은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찰스 슈왑의 리즈 앤 손더스 수석 투자전략가도 "미국 경제가 소프트 패치 국면인 것은 맞다"며 "하지만 미국이 추가 경기 침체에 빠질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지는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연준은 6월 회의에서 올해 경제전망을 소폭 하향 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 세계 경제도 소프트패치 후 반등 예상 "불확실성은 증대"
글로벌 경제의 성장세는 올해와 내년에 그다지 나쁘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이 같은 전망의 '불확실성'은 좀 더 강화되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글로벌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글로벌 경제 성장률이 4.3%를 기록하고 내년에는 4.5%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가운데 미국과 일본, 유로존의 상황이 더 큰 리스크를 안고 있는 모습이다.
IMF는 올해 글로벌 경제가 일본의 재난과 미국의 경기둔화로 인해 일시 주춤하고 있지만 올해 말에는 재반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이른바 '투트랙(two track)'으로 부르는 선진국과 신흥국 경제성장 속도의 불균형과 정책공조의 불일치 등으로 인해 많은 위험 상황이 남겨져 있는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특히 일본의 재난과 미국의 경제지표 하락, 국제유가 급등 상황에도 불구 신흥시장 경제는 강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유로존의 성장세는 독일과 프랑스의 투자 강화로 예상보다 좋은 상황을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유로존 주변국들은 여전히 재정적으로 불확실성을 이어갈 것으로 보여 금융시장에서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IMF의 올리비에 블랑샤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미국의 경제 상황은 과속방지턱에 부딪힌 격"이라며 "미국의 회복세가 취약할 것으로 보이지만 크게 우려할만한 문제라고는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선진국은 유로존 채무 위기와 미국의 재정 여건 개선 작업 그리고 일부 금융 부문에서 저금리에 따른 고수익 추구를 위한 레버리지 확대 등의 문제에 대해 보다 단호하고 강력한 대응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또 유럽을 중심으로 금융권의 '스트레스테스트(stress test)' 및 증자 노력도 촉구했다.
아시아 신흥경제권역의 경우는 지난해 보여준 강력한 성장세보다는 약간 주춤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주된 요인은 일본 재난사태로 인한 공급 불안이 지속되고 있어 자동차 및 전자 산업부문에서는 다소 부진을 겪을 수 있을 전망이다.
라틴아메리카의 경우 상품 수출과 내수 활성화로 경제 성장세가 지속 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 국가들을 제외하고는 과열 방지를 위한 재정 정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중동과 아프리카 경제권은 내전 또는 민주화 사태 격화로 인한 정치 및 사회적 불안정 상태로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산유국들이나 자원수출국들의 경우 경제전망은 개선될 것으로 관측된다.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