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CC, 적대적M&A 보단 알박기 투자에 무게
- 아이베스트 등 FI들 지분 블록딜 추진
[뉴스핌=홍승훈 기자] 건자재 1위기업인 KCC(대표이사 회장 정몽진)가 최근 벽산(대표이사 김성식) 지분 7.29%를 사들였다. 투자목적은 '단순 취득'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주로 범현대가(家) 주식을 대거 보유한 KCC가 범현대가가 아닌 건자재분야 경쟁사인 벽산 지분을 특별한 이유 없이 5% 이상 취득한 것에 대해 증권가에선 의아스럽게 생각한다.
더욱이 벽산 지분 18%를 보유하며 최대주주로 있는 관계사 벽산건설은 지난해 6월 워크아웃 대상기업으로 선정돼 현재 워크아웃 과정에 있다. 이같은 리스크로 감안할 때 이같은 시기 지분취득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적대적M&A 가능성을 언급하는 이들도 있다. 채권단이 벽산건설이 보유한 벽산 지분을 시장에 팔 경우 벽산의 지배구조가 다소 흔들릴 수 있고 이를 기회로 KCC가 벽산 인수를 시도할 수 있다는 논리다.
하지만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공정거래법의 독과점 제한관련 규정도 있거니와 벽산건설이 벽산 지분을 팔아도 여전히 김희철 벽산그룹 회장을 중심으로 한 특수관계인 지분이 대거 포진돼 있어 M&A에 성공하긴 사실상 어려운 현실이다.


그렇다면 왜, 이 시기에 7%가 넘는 지분을 사들였을까.
KCC의 벽산 지분취득 과정을 살펴보면 지난 3월 31일 외국계 투자회사인 '윌쉬어 노만(Wilshire Norman)으로부터 시간외거래로 주당 2만원에 20만주를 사들였다. 이어 5월 2일 '아이베스트투자'로부터 주당 2만 2000원에 30만주를 추가 취득해 50만주(7.29%)를 보유하게 됐다.
아이베스트투자는 본래 벽산건설 다음으로 벽산 지분을 많이 들고 있는 벽산의 2대주주. 최근까지 17.33% 지분율을 유지해오다 최근 33만주를 매각하며 지분율이 12.52%로 낮아졌다.
일단 벽산 지분취득을 두고 KCC측은 비즈니스상 협력회사에 대한 단순투자라고 주장한다.
KCC 관계자는 "(벽산으로부터) 천장제 관련 상품을 매입하는 등 사업상 협력관계에 있는 회사에 대한 단순투자"라며 "현재로선 M&A 등에 대한 계획도, 추가 지분매입 계획도 없다"고 답변했다. 다만 '그렇다면 우호지분으로 봐도 되냐'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다. 그저 여타 다른 상장사 투자와 마찬가지 이유라는 설명이다.
현재 KCC는 현대차, 현대중공업, 현대모비스, 현대산업개발, 현대상선, 만도 등 여러 지분투자 회사가 있다. 때문에 이같은 시각으로 봐달라는 것이다. 하지만 KCC가 투자해 보유중인 회사는 대부분 범현대가란 점이 눈에 띈다.
이에 증권가에선 KCC의 행보에 대해 '알박기' 전략일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벽산건설로 어려움을 겪는 과정에서 자칫 벽산의 주인이 바뀔 경우 건자재 시장판도가 급변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작용했다는 것. 즉 건자재 시장진출을 노리는 일부 대기업이 벽산을 가져갈 경우 부동의 시장점유율 1위인 KCC 입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미 벽산건설이 어려워진 작년 상반기부터 벽산의 매각설은 두어차례 시장 루머로 나돌기도 했다.
현재 벽산의 지배구조가 상당히 탄탄한 것으로 보이지만 벽산건설이 갖고 있는 벽산 지분(18%)과 재무적투자자로 벽산에 들어와 있는 아이베스트(17.87%→12.52%), 그린화재(9.24%)의 지분 향방에 따라 벽산의 경영권 분쟁 가능성은 열려 있다.
증권업계 M&A 관계자는 최근 상황에 대해 "건자재 시장에 진출하려는 여타 대기업이 벽산을 인수할 경우 시장판도 자체가 달라질 수 있어 이를 대비한 KCC의 알박기 투자 성격이 짙다"고 풀이했다.
이미 증권가에선 벽산이 어려워질 경우 이를 통해 건자재시장 진입을 꾀하는 대기업으로 한화그룹(한화건설)과 LG그룹(LG하우시스), 대림산업 등을 꼽을 정도다.
이에 따라 벽산이 M&A시장에 매물로 나오더라도 지분 일부를 들고 있어야 KCC로선 제3의 우호세력쪽에 지분을 넘기며 현 시장구도를 유지해 갈 수 있게 된다.
KCC를 커버하는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작년에도 그랬고 최근에도 벽산 매각 루머가 잠시 있었지만 벽산의 지분구조가 워낙 탄탄해 경영진이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면 누구이던 인수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적대적M&A 가능성을 낮게 봤다. 그는 다만 "일단 한 발을 담근 KCC가 기존 벽산의 재무적투자자(아이베스트와 그린화재) 혹은 장외에서 지분을 추가로 살 가능성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아직 벽산의 2대주주인 아이베스트투자는 최근 벽산 지분을 블록으로 넘길 대상회사를 찾는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건자재업계 한 고위 임원은 "아이베스트쪽에서 보유중인 물량을 넘길 대상기업 및 기관들을 찾고 있으며 우리측에 제안한 적도 있다"고 귀띔했다.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수익률대회 1위 전문가 3인이 진행하는 고수익 증권방송!
▶검증된 전문가들의 실시간 증권방송 `와이즈핌`
[뉴스핌 Newspim]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