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벽산건설+KCC 위협에 겉으론 '태연'...자사주취득 '맞대응'
- 채권단, "벽산 대주주 태도변화 없으면 지분 매각도 가능"
[뉴스핌=홍승훈 기자] 지난 4월과 5월 꼬박 두달동안 벽산의 주식거래는 대부분 자사주취득 거래였다. 적은 거래물량이지만 시장 물량을 회사측이 쓸어담고 있다.
지난 1월 자사주취득 신탁계약을 맺은 벽산은 대우증권을 통해 일일 평균 2만주(약 4억원) 가량의 주식을 매입중이다. 신탁계약 전 20만주에 불과하던 자사주는 26일 현재 73만 7389주로 4배 가까이 불어났다. 총 상장 주식수(680여만주)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9%에서 10%를 넘어섰다.
이처럼 갑자기 자사주취득을 하는 배경에 대해 시장 일각에선 KCC측의 지분매입에 대한 경영권 방어차원의 대응이란 해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벽산측은 "소액주주들의 요청이 수년 전부터 꾸준히 있어왔다"며 "오랜기간 고민을 하다 자사주취득을 결정하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벽산은 경쟁업체인 KCC측의 지분 매입에 대해서도 의외로 담담한 표정이다. 벽산 관계자는 "KCC가 경쟁사이긴 하지만 대립하기 보단 서로 협력하는 관계"라며 "KCC측의 지분은 우호지분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KCC측에서도 간접적으로 그같은 표시를 해왔다"고 전해왔다.
이 관계자는 "150억원 가량의 자사주취득이 거의 마무리되는 단계"라며 "당장은 추가 취득계획은 없지만 주후 주주들이 요구하고 이익이 지속된다면 추가적인 자사주취득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소액주주들의 요구에 부응했다고 보기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 지난 4월초 벽산은 '주식분포요건 미충족'으로 관리종목에 지정, 나흘간 주식거래가 정지되기도 했다. 소액주주의 주식 수가 10% 미만으로 내려간 탓이다. 9%에 불과한 소액주주의 요구에 그동안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어떠한 움직임도 보이지 않던 벽산이 갑작스레 대규모 자사주취득을 결정했다는 것에 대해 시장 전문가들은 다른 의도가 엿보인다는 시각이다.
더욱이 관계회사인 벽산건설이 자금사정 악화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지만 벽산은 이에 관해 관여를 하지 않고 있다. 돈도 없고 대주주들의 반대도 크다는 것이 이유다. 하지만 자사주 취득에는 두달간 150억원의 돈을 쏟아부었다.
이에 대해 벽산건설 채권단측은 어이가 없다는 반응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벽산건설의 (주)벽산 지분을 혹 채권단측이 매각할 경우를 대비한 경영권 방어 포석인 것 같다"고 풀이했다. 즉 벽산건설의 벽산 지분 18%가 어딘가로 팔릴 경우 벽산의 경영권이 위협받을 수도 있다는 가정 하에 벽산건설을 배제한 경영권 방어의 일환으로 자사주취득이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관계자는 "자금사정이 악화된 벽산건설에 대해 관계사인 벽산의 지원을 요구했지만 전혀 없으며, 오히려 채권은행의 추가지원만 바라더라"며 "여유자금이 없을 뿐 아니라 2대주주인 아이베스트측에서 반대를 하기 때문에 지원을 할 수 없다는 논리인데 대체 무슨 돈으로 자사주취득은 하는지 모르겠다"고 날을 세웠다. 앞서 채권단은 지난해 9월 1200억원의 자금을 지원한 바 있다.
이에 채권단측도 현재 여신 담보로 잡혀 있는 벽산건설의 벽산 주식에 대해 담보권을 행사해 매각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이 관계자는 "대주주들이 계속 불성실한 태도를 보인다면 부동산에 이어 주식매각도 할 수 있다"며 "벽산건설 직원들은 몇달째 월급도 못받고 있는데 정작 관계사인 벽산은 경영권방어를 위한 자사주 취득에만 열을 올리는 모습이 어이가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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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