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유성기업에 의존도 집중한 탓
-글로벌 소싱 통해 공급처 다변화 필요
[뉴스핌=김기락 기자] 유성기업의 파업으로 인해 국내 완성차 업체의 생산 라인이 곧 멈출 위기에 놓였지만, 뚜렷한 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완성차 업체가 유성기업에 의존도를 집중한 탓이다.
이 회사가 공급하는 엔진 부품이 사실상 ‘독점’ 부품이다. 또 다른 공급 업체인 대한이연이 있으나, 공장 가동률이 100%이어서 추가 생산은 어렵다.
유성기업이 공급하는 부품은 피스톤링, 캠샤프트 등으로 엔진의 핵심적인 구동 장치다. 현대·기아차는 전체 생산량에 70%의 피스톤링을 공급받고 있다.
한국GM과 쌍용차도 각각 50%와 20% 정도의 피스톤링을 공급받고 있으며, 르노삼성차는 SM5 2.0 엔진에 들어가는 캠샤프트를 유성기업으로부터 100% 받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당장 24일, 울산공장에서 생산 중인 포터가 생산 중단될 것으로 보고 있다. 생산에 필요한 부품 재고는 23일 모두 소진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앞서, 22일은 현대차 싼타페, 투싼ix, 베라크루즈 등을 생산하는 울산공장 SUV 라인이 정상 가동되지 못했으며, 카니발을 생산하는 기아차 소하리 공장도 유성기업 부품 재고가 바닥났다.
현대·기아차를 제외한 한국GM, 쌍용차, 르노삼성차 등 현재까지 부품 재고량은 있으나, 한국GM과 르노삼성차의 경우, 일주일 후면 부품 재고가 없어 생산 라인을 세울 수 밖에 없는 상태다. 국내 완성차 업체의 생산 라인 중단은 이미 카운트다운이 시작된 것이다.
◆부품 공급처 늘리고, 내부 시스템 바꿔야
문제는 유성기업 사태가 장기화로 이어지면, 각 완성차 업체에서 대책을 마련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또 공급 업체를 바꾸더라도 부품 설계 및 가공 등 인수인계에 따른 기간이 소요될 수 밖에 없어 근본적인 해결책은 못 된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완성차 업체에서는 최악의 상황으로 갈 경우, 관련 부품을 수입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피스톤링 가격은 보통 1000~2000원/1ea 내외에 불과하지만, 자동차 생산 라인이 세워지면 추산하기 어려울 정도의 경제적 손실이 따를 것으로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상황은 언제든지 반복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필수 대림대학 자동차학과 교수는 “현대·기아차가 글로벌 기업을 지향하고 있으나, 한 기업에 부품 의존도 높아 생긴 일”이라며, “글로벌 소싱을 통해 부품 업체를 다변화하고 국내 지역 생산을 줄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또 “이번 사태로 인해 부품 재고가 며칠 만에 소진된 것을 볼 때, 전체적인 부품 수급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단적으로, 단일 공급 부품 회사에 화재라도 난다면 속수무책으로 자동차 생산이 정지될 게 뻔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업계는 현대·기아차 그동안 쌓아온 브랜드 인지도에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최근 국내외 신차 판매 등 고속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유성기업 사태로 인한 현대·기아차의 피해가 심각하다는 진단이다.
업계 관계자는 “차량 생산이 안 된다면, 판매 저하 외에도 브랜드 인지도가 실추될 것”이라며, “이는 추산하기 어려운 천문학적인 손실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성기업 노사는 지난 1월부터 새벽근무(24~8시)를 없애고 주간 2교대(8~24시) 근무제도 도입을 두고, 조업시간 축소로 인한 생산량 감소 및 연봉조정 등 세부안 합의를 이루지 못해 파업까지 치닫게 됐다.
이에 대해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자동차공업협회와 한국자동차공업협회는 22일 성명을 통해 공권력을 투입해야 한다며 강경하게 주장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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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