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OU에 자료제출 요구 명시, 대리계약 문제 없다" 의견 일치
- 자료제출 거부 또는 위법사항 발견되면 보증금 2755억원 압류
[뉴스핌 = 한기진 배규민 변명섭 기자] 오는 7일, 늦어도 14일까지는 현대건설 인수갈등이 새로운 분수령을 맞을 전망이다.
현대건설 주주협의회(채권단)가 “현대그룹의 프랑스 나티시스은행 대출 증빙 서류제출까지 기다려보자”는 데 의견을 모으고, 내부 갈등을 일단 잠재웠다. 현대그룹이 자료제출을 끝까지 거부할 경우 MOU(양해각서) 해지가 가능하다는 점도 의견 일치를 봤다. 이미 낸 이행보증금 압류 가능성도 열어놨다. 하지만 서류를 제출하더라도 이에 대한 판단을 놓고 갈등을 빚을 소지가 여전하다.
“외환은행을 대신해 법률자문사가 대신 서명한 MOU는 원천무효”라는 현대차그룹 주장에 대해서도, “문제될 것 없다”라며 외환은행은 물론 정책금융공사까지 같은 답을 했다.
◆ 일단 자료제출 기다리기로…위반여부엔 견해충돌 가능성
1일 외환은행은 명동 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현대그룹은 나티시스은행 대출 증빙서류를 7일까지 제출해야 하고, 이를 거부하면 주주협의회 회의를 거쳐 추가 5영업일을 줘, 재차요구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7일까지 자료 제출을 하지 않으면 주주협의회는 회의를 열어, 5영업일을 추가로 기다리는 것으로 주주협의회가 하루 이틀 사이 회의를 연다는 점을 감안하면 14일 경이 마지막 제출 시한으로 전망된다.
현대그룹이 끝까지 제출을 거부한다면, “주주협의회를 열어 MOU 해지를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제출할 경우에도 “위법사실이 있는지 허위내용이 있는지를 보겠다”고 했다.
정책금융공사도 일단 현대그룹의 자료제출을 기다려보고 MOU해지여부를 검토키로 했다. 정책금융공사 관계자는 “외환은행이 현대그룹으로부터 자료를 받으면 되고, 대리계약은 문제될 것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대그룹이 자료를 제출하더라도 이에 대한 판단은 갈등의 불씨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정책금융공사 관계자는 “제출한 서류를 검토해봐야 하고 이에 대한 생각은 각자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간담회에 나선 외환은행 김효상 여신관리 본부장은 “현대그룹의 재무적투자자(FI)인 동양증권 투자는 이상 없다고 결론났다”고 말했지만, 같은 날 정책금융공사는 “투자조건에 의혹이 있다”며 금융당국에 조사를 의뢰했다.
정책금융공사는 시장에서 3가지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며 조사의뢰 이유를 들었다. △ 동양증권이 현대그룹이 제시했던 입찰금액에 대해 사전에 위임했냐는 점 △ 동양증권이 8000억원을 투자하면서 입찰일까지 풋백옵션을 확정하지 않았다는 것은 M&A(인수합병) 관행상 납득하기 어렵다는 점 △ 풋백옵션 방식상 현대건설의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것과 같다는 점 등이다.
◆ “현대그룹 귀책사유라면 이행보증금 압류 마땅”
현대그룹은 29일 현대건설 채권단과 현대건설 주식매매를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 직후 입찰금액의 5%인 인수이행보증금 2755억원을 매각 주관사에 납부했다. 규정에 따르면 인수이행보증금은 MOU 체결 이후 2영업일 째인 12월 1일까지 내야 하지만 현대그룹은 이보다 이틀 앞서 이행보증금을 납부했다. 현대그룹측은 “MOU 체결과 동시에 인수이행보증금을 납부했다”며 “법적절차에 따라 채권단과 본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수순을 밟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본계약 체결도 낙관하는 분위기로 보인다. 하지만 채권단은 요구한 대출 증빙서류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나 제출된 서류에서 위법사실이나 허위사실이 발견된 경우 MOU를 해지할 수 있고, 이행보증금 압류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김효상 본부장은 “MOU 규정에 따라 현대그룹이 납부한 이행보증금을 되돌려 줄지 여부에 대해서는 법률적인 검토가 필요하지만 현대그룹측 귀책사유라고 판단되면 이행보증금을 되돌려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 “지연에 따른 법적책임 피하려 단독 체결”
외환은행이 지난달 29일 현대그룹과 단독으로 MOU를 체결하자, 채권단은 갈등을 빚었다. 정책금융공사가 “이견이 있었는데 왜 단독으로 체결했냐”며 들고 일어났다. 정책금융공사 유재한 사장까지 나서 “MOU를 해지하기 위해 주주권한을 행사하겠다”, “금융당국의 힘을 빌리겠다”는 말을 했다.
이에 대한 외환은행의 변은 이랬다. “매각주체 법률자문사인 태평양과 제3의 자문사인 법무법인 광장 모두 주주협의회 약정상 MOU 체결 권한을 위임 받은 외환은행이 법률적 근거없이 MOU체결을 지연하면 타 운영위원회 기관과는 달리, 모든 법적 책임을 부담하게 된다는 법률의견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김효상 본부장은 “MOU 체결 지연시 발생하는 법적문제를 해소하고 체결후 한층 강화된 자금증빙 확인요청 권한이 발생해 기한내 체결이 불가피하다고 결론을 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