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사헌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 정책결정자들은 11월 3일 정책회의가 열리기 전인 10월 중순에 특별 화상회의를 개최, 장기 시중금리 목표제와 같은 보다 급격한 정책 옵션을 고려한 것이 23일(현지시간) 발표된 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통해 확인됐다.
비록 연준은 이 회의 결과 10년물 재무증권 수익률 목표치를 설정하는 것과 같은 다소 극적인 정책 전환에 대해서는 거부했지만, 6000억 달러 규모의 국채 매입 정책이 원했던 결과를 얻지 못할 경우 옵션 사항을 만들기 위해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 장기국채 수익률 목표? 정책 옵션 논의 배경은
시중 장기금리 목표제란 10년물 재무증권 수익률이 원하는 수치까지 안정되지 않을 경우 그 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무한정' 매입할 것을 약속하는 것으로, 일부 FOMC 위원들은 이런 방식이 시중금리 안정을 위해 효과적인 방식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회의 참석자들은 또한 연준이 이를 위해 관련 증권을 바람직하지 않은 수준까지 너무 크게 매수할 위험과 같은 것에 대해서 지적했다고 의사록은 전하고 있다.
지난달 15일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보스턴에서 강연한 직후 이루어진 비밀 화상회의에서는 또한 연준 의장이 정례 브리핑을 통해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하는 방안 외에도 구체적인 수치의 물가안정 목표를 제시하거나 적정 물가 수준에 도달하기 위한 경로 목표제를 도입하는 방식도 논의했다.
이처럼 이례적인 '양적 완화(QE)' 정책을 도입하기 전에 연준은 다양한 방식으로 정책적 옵션을 검토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번 FOMC 의사록에 따르면 추가 QE 정책 도입에 대해 "대부분" 동의했으나, 그 정책이 경제에 미칠 위험이나 비용편익 분석에 대해서는 의견이 제각각이었다.
이 가운데 FOMC 정책위원들은 중기 경제 및 물가 전망을 크게 하향조정하고 또 실업률 전망치를 크게 상향조정했다.
2013년까지 물가 상승률이 1.1%~2.0% 범위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 2% 수준에서 물가를 안정시키고자 하는 연준의 '임무'에 따라 양적완화 정책의 정당성을 만들어 냈다.
2012년 실업률 전망치를 7.7%~8.2%범위로 제시, 기존의 7.1%~7.5%보다 크게 높여잡았으며, 2013년 실업률 전망치를 6.9%~7.4%로 여전히 높게 제시한 것은 '최대 고용' 목표에 따라 완화정책의 배경을 놓는 작업이 됐다.
일부 '멤버'들은 경기가 완전히 회복되고 나서도 여전히 실업자로 남을 사람들의 규모가 당초 예상한 것보다 많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FOMC 위원들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5%~4.2%에서 3.0%~3.6%로 낮추었으나, 양적완화 정책 등의 노력에 따른 결과로 2012년 성장률은 4%로 강화될 것이란 낙관적인 전망을 고수했다.
이번 의사록에서는 연준이 의사소통 가이드라인에 대해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밝힌 점도 눈길을 끈다. 이 같은 검토 배경은 "국민들이 통화정책의 쟁점에 대해 잘 인지하도록 하고 또한 정책 결정이 발표될 때까지 정책논의가 가능하도록 필요한 신뢰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FOMC 의사록은 전했다.
◆ 물가안정과 최대고용 달성 사이의 긴장
실업률이 10%에 가까운 수준인데다 물가 압력은 고작 1%에 그치는 상황은 최근 연준에 대한 의회의 비판이나 공격을 감안할 때 기이한 긴장감을 창출하고 있다.
일부 의원들은 연준이 '이중목표'를 포기하고 '물가안정'만을 유일한 목표로 삼아야 한다는주장을 제기했다. 하지만 당분간 물가는 계속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이런 발상을 재고하자는 지적도 나온다.
또한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서 6000억 달러나 되는 국채를 매입한다는 연준의 정책은 '공공채무의 화폐와화 인플레이션을 야기'한다는 점에서 수용하기 힘들다는 의원들의 주장도 제기된다.
이 같은 혼란은 의회가 법으로 정의한 연준의 정책 임무가 "최대 고용과 물가 안정 그리고 완만한 장기 금리"와 같은 복합적인 목표로 설정된 데서 출발한다. 이 같은 복합 목표의 설정은 항상 연준 정책 관계자들이나 학계의 골칫거리였다.
컨센서스는 "단기적으로는 실업률을 낮출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물가 안정만 추구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버냉키 의장은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실업률은 연준의 정책이 아니라 인구학적 변화, 고용시장이 규칙과 여타 요인들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을 강조해왔으며, 여기에는 너무 실업률을 낮게 유지하려고 노력하면 불가피하게 인플레이션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견해가 반영되어 있다.
문제는 지금은 이미 '제로금리'를 2년 동안 지속하고 있는데도 물가는 연간 1%에 미달하고 있는 실정이라, 버냉키든 아니면 그 누구든 '물가안정'만을 유일한 목표로 삼기에는 충분치 않아 보인다는데 있다.
특히 버냉키으 자산매입과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강한 재정지출 정책에도 불구하고 경제가 제대로 살아나지 않게 되자 정치적인 공세에 직면하게 된 상태다. 공화당의 대선 후보들 중 한 사람으로 거론되는 세라 페일린 공화당 상원 의원은 공개적으로 연준의 QE 정책을 비판했을 뿐 아니라, 연준리 내의 동료인 케빈 와시 이사까지 공개석상에서 QE 정책의 한계에 대해 불편한 태도를 보였다.
연준의 입장을 옹호하는 학계에서는 '이중목표'를 수정하되 최대고용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목표에 선차를 두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자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버냉키와 공동으로 연구도 했고 연준리 이사직도 지낸 프레드릭 미시킨 컬럼비아경영대학원 교수는 "물가안정을 우선하되 유일한 목표로 삼지 않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앙은행은 물가압력을 안정시키는 것 뿐 아니라 경기도 안정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편 스티븐 로치 모간스탠리 아시아 회장은 전날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문을 통해 "연준의 '이중목표'가 지니는 오류를 고칠 때가 됐다"면서 "물가안정을 내세우는 것은 다시 한번 '자산(거품)의존 경제'에 불을 당겨 위기를 다시 배태하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그는 당초 연준이 '최대 고용'을 목표로 하였으나 험프리-호킨스 법을 계기로 '물가 안정'을 목표에 추가했고, 이어 점차 근거없는 물가안정 기반에 집착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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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