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사헌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거대한 실험은 실패작이다".
지난 30년간 연준이 획득한 신뢰와 독립성을 위험에 빠뜨린, 최근의 '연준답지 않은 방어적인 태도'를 지적한 스티븐 로치(Stephen Roach) 모간스탠리 아시아 회장의 말이다.
로치 회장은 22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기고한 글을 통해 "최근 추가 양적 완화(QE2) 정책 뿐 아니라 정계와 학계 그리고 전 세계 정책 단위의 논쟁을 제대로 이끌어 주지 못한 것 모두 문제적"이라면서, 이 같은 연준의 오류는 위기 이후에 아직 취약한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에 불안을 몰고 올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연준이 금리조절이 한계에 직면하자 양적완화 수단을 꺼내든 것은 지속적인 '디레버리징(부채 축소)' 과정에 있는 미국 경제에 얼마나 효력이 있는지 여부를 차치하더라도, 그 정책 정당화를 중앙은행의 '이중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경제 여건으로 제시하는 것 자체가 문제적이라고 비판했다.
이는 위기 이후 미국 경제가 연준의 '물가 안정 및 최대 고용 달성'이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수준으로 취약하기 때문에 이례적인 정책 수단을 동원했다고 설명한 것을 일컫는 것이다.
여기서 로치 회장은 무엇보다 연준의 '이중 목표'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1978년 험프리-호긴스법에 따라 미국 중앙은행은 1946년 최대고용법에 따른 원래 최대고용 임무에다 물가안정 확보라는 추가 임무를 맡게 된다. 이로 인해 탄생한 '이중 임무'는 지난 20년간 잘 작동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1990년대 말부터 연준이 공허한 물가안정 기반에 집중함으로써 이 '이중임무' 자체가 문제에 직면하게 됐다고 로치는 지적한다.
그는 중앙은행의 이데올로기적인 자기규제 신화 속에 '이지머니(easy money)'가 풀리면서 자산시장 및 신용시장에 위험스러운 과잉이 발생하고, 이에 따라 '거품'에 의존하는 경제가 형성되면서 최근 위기가 폭발했다고 분석했다.
그런데 이번 추가 양적완화 정책으로 인해 이 같은 위험이 다시 등장하고 있다는 것이 로치 회장의 주장이다.
버냉키 의장이 이 같은 정책을 설명할 때 보다 완화된 금융여건이 주식과 채권의 가격 상승을 통한 부의 효과를 창출하고 나아가 이것이 총수요를 진작할 것이란 식으로 말하는데, 이건 그의 전임자인 앨런 그린스펀(Alan Greenspan)의 잘못된 접근 방식을 답습하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로치 회장은 이번 양적완화 정책은 "잠들어 있던 미국의 자산 가격에 의존하는 경제 동학의 동물적 본능을 다시 깨우는 일"이며, 이는 아마도 2008~09년 경제 금융 위기를 낳은 바로 그런 접근방식을 다시 사용하는 셈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로치 회장은 "연준은 자신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한 수단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중요한 것은 중앙은행이 그 수단을 보유했는지 여부가 아니라 그 정책 수단을 활용할 정치적 의지와 또한 독립성을 확보했는가에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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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