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사헌기자] 미국 양적 완화정책에 대한 일부 신흥국의 비판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의 유령이 떠돌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며, 이에 따라 성실한 투자자들은 당장은 아니라고 해도 미리 인플레이션 헤지 전략을 수립하고 포지션을 구축할 때가 되었다는 지적이다.
14일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길게 보아 인플레이션 발생 가능성에 대응하는 포지션을 구축하는 일이 중요하게 되었다면서, 상품과 물가연동국채, 부동산과 주식 등으로 다양한 헤지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지난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독일, 중국, 브라질 그리고 러시아 등은 미국의 양적 완화 정책에 대한 불평과 불만을 제기했다. 이는 곧 기축통화 유동성이 쏟아짐에 따라 인플레이션 위험이 제기된다고 우려를 드러낸 것인데,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은 이에 대해 "우리는 남의 문제를 신경 쓸 틈이 없다"고 대응했다.
이 같은 대립 양상은 인플레이션 문제가 아직은 먼 우려 요인이라고 해도 이제는 점차 인플레이션 방어를 위한 포트폴리오 전략을 반영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WSJ는 주장했다.
◆ 이미 표면화되고 있는 인플레 조짐
물론 이런 투자전략 문제는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유수한 경제전문가들이 당장은 인플레이션이 주된 우려 대상도 아니며, 일본의 경험이나 최근 미국의 경험으로 볼 때도 인플레이션 보다는 디플레이션이 더 큰 우려 대상이라고 말한다.
일본은 지난 1990년대 초반 일련의 강력한 양적완화 전략을 구사했지만 지금 인플레이션이 아니라 디플레이션에 직면한 상태인 것도 사실.
하지만 이미 인플레이션 조짐은 표면에 등장하고 있다. 금 선물 가격이 연준의 'QE2' 발표 이후 온스당 1400달러 선을 돌파했다. 공업 원자재 및 곡물 등 여타 상품 가격도 최고치로 급등했다. 달러화 가치 하락 압력이 상품 가격 상승세를 이끌면서 이것이 다시 수입 인플레 압력을 유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JP모간 체이스의 자산배분그룹은 최근 보고서에서 "어떤 특정 시점에 가면 풀린 돈은 과도한 레버리지로 전환하고 디플레이션 위험을 줄이는 동시에 인플레이션 공포가 되도록 하면서 재정 부양책은 국가신용 위기로 전환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언제가 될지 알 수 없지만 역사적 경험으로 볼 때 이런 양상은 갑자기 그리고 폭력적으로 발생하며, 투자자들 모두가 '테일 리스크(tail risk)'에 주목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포트폴리오를 그런 방향으로 조정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중간선거 결과도 기대 인플레이션의 강화에 기여할 수 있다. 해리스프라이빗뱅크의 수석투자전략가인 잭 에이블린은 "양적완화가 궁극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지 여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오히려 분열되었든 그렇지 않든 워싱턴 정가가 모두 인플레이션을 유발시키자는데 동의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높은 인플레율이 실업률을 낮추는데 도움이 될 수 있고 나아가 인플레이션은 더 저렴한 달러화로 부채를 상환하게 한다는 점에서 명목 채무부담도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 포트폴리오 내에 인플레 수혜 부문을 포함시켜야
당장 인플레이션이 자기 집 대문 앞에 와서 서성대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서두를 필요는 없지만, 침착하고 성실하게 이런 위험에 대응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때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WSJ는 주장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에 따른 수혜를 받는 쪽으로, 예를 들어 포트폴리오 내에 상품, 부동산 및 관련 주식을 포함시킬 것을 권고하고 있다. 또 물가연동재무증권(TIPS)를 편입하기 시작하라는 권고도 나온다.
이 중에서 TIPS는 직접적으로 인플레이션을 헤지하기 위한 상품인데, 이미 수요가 몰리면서 이달 입찰에서는 사상 최저 낙찰수익률을 기록했다. 다만 이는 결국 투자자들은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촉발하는데 성공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음을 보여주며, 또한 TIPS 가격이 이미 저렴하지는 않다는 것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포트폴리오 내에 약 5%~10% 정도는 상품을 배치함으로써 부분적인 인플레이션 헤지 효과를 거두라고 조언한다. 내년까지 식량 및 유가 그리고 금속 상품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이 같은 조언은 적극 수용할 만 하다.
부동산이나 주식을 투자하라는 의견은 쉽지 않은 대목이다. 미국 부동산 시장이 여전히 죽어있고 고용이 회복되기 전에는 개선의 조짐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1970년대 인플레 시기에도 부동산은 가치 보존 역할을 보여주었고, 또한 JP모간의 자산배분 그룹도 연준의 양적완화가 결국 부동산과 주식시장으로의 유동성 이동을 유발해 리플레이션에 따른 '부의 효과'를 이끌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부동산 투자는 주택구입이 어렵다면 부동산투자신탁(REITs)을 활용하면 된다.
주식투자의 경우 좀 더 경기민감한 업종으로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대표적으로 인플레이션 전망에는 첨단기술업종이 선호되는 특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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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