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채 3년물 금리가 지난해 12월8일(4.22%) 이후 6개월만에 최고치로 뛰어올랐다. 이날 상승폭은 지난 2월17일 27bp 급등후 최대인 18bp에 이르렀다.
시장 관계자들은 "시장이 아예 망가졌다"고 한숨을 내쉬는 분위기다.
시장 중립적일 것이라고 판단했지만 무서운 기세로 매도가 쏟아지자 시장참가자들은 당황했다. 마치 금리인상을 단행하기라도 한 듯한 반응이었다.
이성태 총재의 기자간담회를 지켜봤다는 한 채권시장 관계자는 "이 총재의 발언은 매우 조심스러웠고 중립적"이었다며 "지난달 보다 오히려 물가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는데 시장이 이를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시장을 미는 세력이 있는 것 같다"는 의심을 보이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총재는 이날 금융완화 기조를 유지한다고 명시했고, 금융시장과 경기 쪽에 중점을 둔 정책을 이어가겠다고도 했다.
금통위 직후 110.20선이 지지되는 듯 했던 국채선물가격은 외국인의 매도가 더해지며 빠르게 무너졌고, 결국 이날 고점대비 90틱이나 내려서며 장을 마쳤다.
현물은 더 빠르게 움직였다. 채권매니저들이 현물을 '내던지고 있다'는 말이 들릴 정도 였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3년만기 국고채 수익률은 전날보다 0.18%포인트 오른 4.22%에, 5년만기 국고채 수익률은 0.19%포인트 오른 4.97%에 최종거래됐다.
국채선물 6월물은 전거래일 보다 68틱 내린 109.88로 장을 마쳤다. 장초반만해도 별 움직임을 보이지 않던 외국인은 금통위 이후 매도규모를 빠르게 늘려나갔다. 이날 순매도규모는 6745계약. 은행권도 4410계약을 털어냈다. 최근 외국인들의 물량을 받아주며 매수했던 부분을 쏟아냈다는 분석이다. 또 증권사들은 8967계약 매수로 대응했지만 시장은 미동도 없었다.
전문가들은 이날 급락에 대해 그렇지 않아도 불안했던 시장의 뇌관을 이성태 총재가 건드렸다고 분석했다. 당분간 금융완화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다짐을 기대했건만, 경기상황에 따라 금융완화기조를 후퇴할 수 있다는 식의 발언은 '긴축정책 선언'이상의 효과를 불러왔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골드만삭스는 6월 금통위를 분석하고, 한은이 내년 초 기준금리를 25bp인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진선물 정성민 연구원은 "한은 총재 입에서 물가, 경기 얘기가 나올때마나 시세는 요동치는 모습을 나타냈다"며 "특히 장중 손절매가 손절매를 부르는 양상이 계속되면서 낙폭은 하염없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정 연구원은 "캐리관련 수요도 이유가 필요없었다"며 "어차피 긴축으로 돌 것이란 인식이 확산된 상황에서 장단기 금리차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모습도 관측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현물위주로 매물이 집중되며 저평가 폭이 급격히 축소된 것도 시세 하락을 키우는 원인이 됐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물론 대체 왜 시장이 이렇게까지 반응하는지 모르겠다며 '과민 반응'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한 시장관계자는 "과도하다"며 "일부 세력이 시장을 움직이는 것으로 보이지만 세력에 의한 움직임은 하루이틀이면 끝"이라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실제로 곧바로 긴축으로 전환될 개연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통화정책 기조의 큰틀이 변화되는 조짐이 보인것인 만큼 투자심리는 불안해졌고, 이에 따른 불규칙한 금리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외국계은행 한 채권딜러는 "전체적으로 단기물에 대한 불안이 너무 커서 시장이 많이 움직였다"며 "한은 총재가 생각보다 공격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미국에도 금리 인상의 분위기가 있었는데 한은총재의 발언으로 우리 시장도 그 분위기를 반영하기 시작해, 시장이 맥을 못춘다는 설명이다.
그는 오늘 시장 참가자들의 매도를 '패닉셀'로 표현했다. 110.30이 뚫린후 환매가 쏟아졌다는 설명이다.
이어 그는 "미국이 최근 100bp가량 오른 반면 우리시장은 무덤덤했는데 그 후폭풍"이라며 "시장이 정상을 찾을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내년에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에 대한 불안으로 내년 6월물이 강하게 출회되는 모습이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