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연금 규모 놓고 줄다리기 거듭
[뉴스핌=배규민 기자] 9월 설립을 목표로 속도를 내던 민간배드뱅크 추진이 좌초위기에 빠졌다.
일반 시중은행 이외에 참여를 원하는 은행이 없을 뿐더러 참여 은행 사이에서도 출연금 배분문제에 대한 조율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애초에 실익이 없을 일이었다는 전문가 평가가 나오고 있어 중심에 섰던 은행연합회만 난처한 상황에 빠질 전망이다.
10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금융의 자회사 국민은행, 우리금융의 자회사 우리은행, 신한지주의 자회사 신한은행, 하나금융지주의 자회사인 하나은행과 농협을 제외하고는 민간배드뱅크 설립에 참여의사를 밝힌 은행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환은행은 최근 참여 여부를 놓고 고민 중에 있으며, SC제일은행과 한국씨티은행은 참여 거부 의사를 전했다.
부산은행, 대구은행 등 지방은행 역시 참여 의사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아 참여 여부가 불투명하다.
한 은행이 15% 이상을 출자할 수 없는 상황에서 참여은행이 5~6개 수준에 머문다면 은행들의 출자만으로 민간배드뱅크를 만드는 것은 어려워진다.
지난 3월 정부는 은행이 배드뱅크에 15% 이상 출자하면 자회사로 편입되기 때문에 부족한 자본금을 캠코나 국민연금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한 적은 있지만 지금은 은행연합회 차원에서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만약 은행 이외의 다른 기관의 출자가 없다면 당초 계획인 2조 미만 규모, 9월 설립은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참여 은행의 수가 부족한 것 이외에도 출연금 배문 문제에 대한 이견이 쉽게 좁혀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출연금 배분문제만 합의가 된다면 설립은 8월에도 가능한 것 아니겠냐”며 “은행권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듯 은행들이 민간배드뱅크 설립에 우여곡절을 겪고 있지만 증권가에서는 애초부터 실효성이 크지 않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혁재 IBK투자증권 애널리스는 “민간배드뱅크 설립은 하면 좋을 수도 있겠지만 안 해도 무방하다고 본다“며 “은행들이 출자해서 만들었는데 캠코보다 비싸게 부실 채권을 샀지만 회수율이 나쁘면 오히려 손해가 될 수도 있다” 말했다.
그는 민간배드뱅크 설립은 “은행의 오른쪽 주머니에 있는 것을 왼쪽 주머니에 넣는 방식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서영수 키움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부실채권이 많으면 규모의 경제가 달성돼 괜찮겠지만 지금은 코스트만 높일 수 있다”면서 “금융위기가 다시 도래한다면 모를까 민간배드뱅크 설립은 우선순위에서 덜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