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업률+1%p 곡선 연체율과 닮은꼴
- 심하면 자금중개 신용창출 큰 걸림돌
“연체율 얼마나 언제까지 오를까?”
금융권 전체가 연체율 상승으로 고민이 커지면서 향후 추이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믿을만한 ‘바로미터’라도 있음 하는 게 시장참여자의 바램.
이런 가운데 세계적인 신용평가사인 피치(Fitch)는 4일 “연체율이 상승하고 영업회복이 불투명해지면서 미국 신용카드에서 2/4분기 손실가능성이 커졌다”면서 “그 원인은 실업이 증가하고 있어서다”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치솟는 실업은 신용카드 연체율과 손실을 증가시켜 역사상 최대였던 올 1/4분기 손실마저 추월할 것이란 분석이다.
신용카드산업 구조상 실업은 중대한 압력으로 작용한다는 게 그 근거다.
세계적인 신용평사사인 무디스(Moody’s)도 “신용카드에서 손실은 직접적으로 실업률과 관련돼 있고, (실업률 상승으로)미국 은행들의 카드 관련 회수불능채권비율이 올 2월 8.8%(연환산 기준)에서 오는 2010년 중반 10.5%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했다.
올 2월 비율만해도 지난 20년간 가장 높은 수치다.
금융감독원 김영기 팀장은 “카드사 연체율은 고용률과 연계돼 있다”면서 “국내 카드사 연체율이 1/4분기 3%대로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실업률과 비례해서 상승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건전성 관건은 고용여건이다”라고 말했다.
김영기 팀장은 또 “추이를 보면 실업률 플러스 1%p가 연체율로 나타난다는 분석도 있다”면서 “가계의 실물경제의 회복문제와 맞물려 있다”고 말했다.
◆ 위기일수록 현금보유 늘리려 카드대금결제 기피
연체율과 실업률이 밀접한 관계를 가질 수 밖에 없는 건, 현금과 신용카드의 특성의 차이에 있다.
가령 직장인이 직업을 잃게 됐다면 현금은 카드로 결제할 수 없는 주택담보대출, 교육비, 차량 할부금 등에 우선 사용하고, 카드는 생필품 구입 등에 사용한다.
이 때문에 저축을 가급적 깨지 않으면서 현금을 일정수준 보유하려는 반면, 카드결제는 후순위로 밀릴 수 밖에 없어 카드 연체율은 상승하게 된다.
채무탈출 방법을 조언해왔던 재무전문가 수지 오만(Suze Orman)은 “비상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8개월치의 현금을 보유하기 위해서라도 신용카드의 론(loan)을 이용해야 한다”면서 “만일 카드잔고가 부족하더라도 비상시 현금을 위해 최소한도로만 카드대금을 결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 실업률 상승 → 연체율 상승 → 신용창출 축소시켜
실업률은 연체율만 상승시키는 게 아니라 결국 신용창출도 저해하고 있다.
미국의 2월 실업률은 1983년 3월 이래 최고치인 8.5%로 치솟았다.
이에 따라 피치는 연체율에 대한 실업률 압박을 2010년까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피치는 “실업률은 고용시장의 여건에 의해 상당부분 영향을 받을 것이므로 은행은 2/4분기에도 손실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어려움에 처하면서 카드사는 채권을 축소하고 있고 가계도 축소지향으로 소비패턴을 지속하면서 경제에는 악영향을 끼치는 디레버리징(de-leveraging)과 소비감소로 연결되고 있다.
특히 카드사들과 소비자들은 실업률 상승 전망에 따라 갈수록 카드 사용을 줄이는 결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보다 엄격해진 발행 기준은 신용공급을 줄이고 가격정책의 변화를 일으켜 FRB의 바램인 신용창출을 방해할 것이란 분석이다.
◆ 카드는 담보없어 부실영향 크지만 “국내는 아직 우려상황 아냐”
한편 오는 13일 한국의 4월 고용동향이 발표된다. 지난 3월 신규취업자수는 10년래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하고 실업률은 4%대에 진입했다. 후행적으로 나타나는 카드 연체율이 올라갈 가능성이 다분하다는 근거다.
통상 고용지표의 경우 경기저점 이후 9개월~1년 정도 뒤에 바닥을 찍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직은 고용시장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비씨카드·신한지주의 신한·삼성카드·현대카드·롯데카드 등 5개 전업 카드사들의 1/4분기 신용카드 연체율은 3.59%로 전분기인 지난해 말(3.43%)에 비해 0.16%포인트 상승했다.
신용카드 연체율은 지난해 9월말 3.28%, 지난해 말 3.43%, 그리고 올해 3월말 3.59% 등 계속 오르고 있다.
KB금융, 우리금융, 하나금융, 기업은행, 외환은행 등 15개 겸영은행의 카드 연체율도 지난해 9월말 1.66%, 지난해 말 1.88%, 올해 3월말 2.30%로 꾸준히 상승중이다.
국내상황은 일단 우려되는 수준은 아니지만, 신용카드의 부실은 은행의 부실로까지 이어지기 마련이고, 카드 관련 각종 수수료와 이자율의 동반 상승도 가져와 국내서도 안심할 수 만도 없다.
담보가 없는 카드는 연체가 채무상환불능으로 이어지면, 은행은 그대로 회수불능채권으로 인식해야 한다. 부실이 커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무디스에 따르면 통상 JP모건, 뱅크오브아메리카, 시티그룹의 세전 수익의 15~25%가 신용카드에서 나왔다.
즉 카드부실증가로 인한 타격이 크고 이를 만회하고자, 카드관련 각종 수수료와 이자율이 상승하는 결과로 나타나게 될 수 밖에 없는 구조라는 게 무디스 설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