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과거 사스(SARS) 사태의 경험을 떠올리면서, 각국이 이런 인플루엔자 유행병에 잘 대처할 준비가 되었다는 점과 과거에도 그 충격이 글로벌 차원에서는 완만했다는 점을 들어 안심하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최근까지 주요 국제 기구에서 경고했던 중요한 위험 시나리오에 해당하며, 특히 경제 상황이 지금처럼 위급하지 않을 때 나온 경고와 비교한다면 충분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현지시간) 세계은행(IBRD)이 지난 해 보고서에서 심각한 인플루엔자 유행병이 발생할 경우 7100만 명이 사망하고 세계 경제에 3조 달러의 비용을 발생시킬 것이며, 나아가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이 4.8%나 감소하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란 경고를 제출한 바 있다고 소개했다.
신문은 이 보고서가 금융 위기가 최고조에 달하기 전에 제출되었으며, 당시 국제통화기금(IMF)은 세계경제가 올해 3% 성장할 것이란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을 때였다고 덧붙였다.
최근 IMF는 올해 마이너스 1.3% 성장률 전망치를 제출하고 내년에도 부진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신문은 지난 2006년에는 미국 의회예산국이 1918년 사례와 같은 인플루엔자 유행병이 발생할 경우의 시나리오를 제출, 이 경우 미국 GDP를 약 4.25% 정도 끌어내릴 것으로 예상했다고 소개했다. 1957년이나 1968년과 같은 좀 더 완만한 사태의 경우에도 GDP가 1% 정도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고.
또 캐나다연구자인 스티븐 제임스(Steven James)와 팀 사전트(Tim Sargent) 등은 '인플루엔자 유행병의 경제적 충격'이란 연구 논문을 제출하고, 그 결과가 비록 덜 심각하다고는 해도 미국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이들은 "1918년 사태와 같은 심각한 유행병이 발생할 경우 GDP가 약 1% 정도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의회 예산국이나 캐나다 연구자들의 경우 유행병으로 인한 경제적 충격이 지나갈 경우 경기가 강력하게 회복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런 분석은 소비지출이 강한 회복 탄력을 보일 것이라는 가정하에 나온 것이라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최근에는 글로벌 금융 위기로 인해 소비지출 능력이 크게 훼손되었기 때문에, 새롭게 유행병이 발생할 경우 가뜩이나 저축이 늘고 소비가 줄어드는 최근 현상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국제 교역이 빠르게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무디스이코노미닷컴(Moody's Economy.com)의 분석가들은 "이미 세계 교역이 크게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장벽이 발생할 경우 세계 경기 회복은 더욱 요원해질 것"이라면서, "인플루엔자 유행병이 발생하든 그렇지 않든 올해 내낸 세계 교역은 크게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한편 캐피털이코노믹스(Capital Economics)의 줄이언 제솝(Julian Jessop)은 보고서를 통해 이번 돼지독감 사태를 2003년 발생한 사스(SARS) 사태와 비교하면서 상대적으로 안심할 수 있는 요인들을 제시했다.
사스는 당시 아시아 지역 경제 성장률을 약 0.6%~2.0% 정도 삭감하는 정도의 충격을 발생시켰지만, 세계 전체로는 큰 충격을 주지 못했다. 또 제솝은 사스의 충격으로 세계 각국이 약품 등 재발 대책을 마련한 상태이기 때문에 이전보다는 잘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사스 정도의 충격이 발생해도 과거에 비해서는 충격이 적고 경제 활동도 곧바로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그 역시 "과거에는 세계 경제 상황이 지금보다는 훨씬 양호했다는 점은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