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약속이 있다는 이유로 종종 빠지던 부석 회식은 물론 사내 동호회 활동에도 꼬박꼬박 참석하고 있다. 심지어 옆부서 부서장과 부서원들이 모이는 술자리까지 찾아다니고 있다.
사내에서 마주치는 임원과 상급자, 선배들한테 좀 더 허리를 숙이며 공손하게 인사하고 있다. 또 한동안 다니지 않던 영어학원에 등록, 새벽에는 영어회화 수업을 듣고 출근하고있다.
연말 인사고과 시즌이기 때문이다.
임원들도 분주하다. 경기가 갈수록 악화되며 연말연시 인사에서 임원 숫자를 줄인다는 소문이 파다한 영향이다.
현직 사장단과 임원은 물론 물망에 오른 승진 대상자들은 본격적인 '몸단속' '입단속'에 나서고 있다. 특별한 일이 아니면 원칙을 고수하는 등 '눈 밖에 나는 일'은 삼가고 있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연봉제와 성과급제가 정착되면서 11월은 연봉과 승진 여부를 가름짓는 인사고과가 진행된다. 이어서 12월 중하순에는 임원 인사가 발표된다.
개별부서에서 자신에 대한 평가와 하급자 평가, 동료평가서를 인사부서에 제출하고, 인사부서는 이를 종합해 다음해 연봉과 승진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임원들의 인사는 이같은 고과를 거쳐 최고경영진에 의해 단행된다.
한 기업 인사부서 관계자는 "(평가서 제출) 마감일자를 사전에 고지했음에도 잘 지켜지지 않는다"며 "낮에는 이메일과 전화로 독촉하고, 저녁에는 접수된 서류를 검토하느라 퇴근시간이 늦어졌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현대차의 경우 사무직은 과장급 이상에 연봉제를 도입했다. 생산직과 하위직 직원들은 노조와 회사의 임금협상에 의해 급여가 결정되지만 이들은 인사고과를 통해 다음해 연봉이 결정된다. 11월이 되면 부쩍 더 열심히 하는 모습이 보인다는 한 임원의 귀띔이다.
임원 및 승진 대상자들도 가슴을 조리긴 마찬가지다. 현대차의 실적은 그런대로 괜찮지만 매스컴을 통해 임원 숫자를 줄인다는 얘기가 끊이지 않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삼성그룹은 다음달 중순께 사장단과 임원 인사를 대대적으로 단행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는 그동안 특검을 이유로 사장단을 비롯한 임원급 대규모 인사가 없어서 큰 폭의 인사가 진행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에 임원들은 영업 실적과 주가 동향을 챙기는 등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SK그룹도 다음달 중ㆍ하순께 정기인사를 검토하고 있다. 그룹이 '스피드 경영'을 위해 도입한 CIC(Company in Company·사내독립기업) 제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있지만 본격적인 인사는 이때 이뤄진다.
A그룹 한 임원은 "전에는 주중에 자리를 비워도 괜찮았지만 인사철이 다가오면서 은근히 신경이 쓰인다"며 "업무 또는 회사 일과 관련이 없는 외부 행사 등에는 가급적 피하게된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