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상황에서 물가에 초점을 맞춘 통화정책 운용이 필요한 시기이지만 물가 상승과 경기 위축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이 점차 가시화되면서 이 둘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이 기사는 3일 오전 8시 4분에 유료기사로 송고되었습니다.)
시차는 있지만 현재의 물가오름세는 경기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물가만 고려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경우 내수와 민간소비 위축, 대출금리 상승 등의 부작용으로 경기가 더욱 둔화된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현재의 물가오름세는 유가급등에 따른 것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하더라도 유가가 오름세를 지속할 경우 금리 인상에 대한 효과는 반감될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국은행도 지난 1일 '2008 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상반기(전년동기 4.3%)에서 하반기(5.2%)로 갈 수록 오름세가 확대될 것이며 4/4분기에는 3/4분기보다 물가오름세가 다소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유가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가의 향배가 한은의 통화정책방향을 결정해줄 것이라는 전망도 곳곳에서 제기됐다.
현재의 물가오름세를 주도하고 있는 것이 유가인 만큼 유가가 현 수준인 배럴당 140달러 선에서 150달러를 넘어서지 않는다면 한국은행이 연내에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다만 현재의 유가 급등이 수급요인보다는 원유생산국의 주도권 확보와 투기자금의 쏠림현상에서 발생된 만큼 유가는 앞으로도 상승할 여력이 있는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때문에 연내에는 기준금리를 올리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내년 초에는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서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겠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 물가불안 이어져도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희박'
뉴스핌이 8명의 시장 전문가를 대상으로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8명 중 6명이 올해 기준금리 동결에 표를 던졌다.
연내에 기준금리가 인상되기 어려운 이유로 경기둔화가 지적됐다. 경기하방리스크가 같이 겹쳐지는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쉽게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없다는 판단이다.
공동락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이 물가와 성장 중에 물가에 초점을 둘 것"이라면서 "다만 경기하방리스크가 겹쳐지는 상황에서 한은이 쉽게 금리 인상 결정을 내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이성권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경기가 안정된 상황에서 물가가 오르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금리를 올리게 되면 소비를 더욱 위축시키는 데다 기업의 설비, 건설부문에 더욱 부정적인 영향을 미출 수 있다"면서 "주택대출 금리가 올라가는 것도 경기둔화를 더욱 자극하는 등 부정적인 영향이 많다"고 말했다.
다만 이들 중에서 일부 전문가는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를 넘어선다면 기준금리가 연내 50bp 인상될 것으로 점쳤고, 또 다른 전문가는 연내에 금리가 동결되더라도 인플레이션 상황이 지속된다면 내년 초에는 금리가 인상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보였다.
최석원 삼성증권 파트너장은 "기준금리가 연내 동결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다만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를 넘어서면 기준금리가 50bp는 인상될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유가가 오르고 환율까지 오른 상황에서 문제는 단기 인플레이션이 아닌 장기 기대인플레이션"이라면서 "이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은 결국 금리 인상 밖에 없고, 한은도 경제 자체를 다운시키는 것을 어쩔 수 없이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의견으로는 미국과 유럽이 아직 금리 인상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나라만 나홀로 금리를 올릴 수 없다는 점이 지적됐다.
신동준 현대증권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이나 유럽이 금리를 올리지 않은 상태에서 우리나라가 금리를 올리기는 어렵다"면서 "중앙은행 간의 정책공조가 되지 않으면 큰 의미가 없다"고 못박았다.
그는 "내년 초에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면서 "유럽이 먼저 올리고 미국이 그 다음을 잇고, 우리나라는 그 후에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기준금리가 연내 인상될 것으로 보는 소수 의견에는 현재의 인플레이션 상황이 심각하다는 인식이 담겨져 있었다. 즉, 경기와 물가 모두 중요한 상황이지만 아직 맷집이 좋은 경기보다는 시급한 물가 잡기에 나설 때라는 것.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3/4분기 말쯤과 4/4분기쯤 각각 25bp씩 두번을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경기문제를 봤을 때는 주저할 수 있겠지만 그나마 아직까지 맷집이 좋은 경기보다는 물가에 초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색다른 의견도 나왔다. 상당기간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라는 전망이나 기준금리는 위보다는 아래로 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이는 인플레이션인 현 상황이 시차를 두고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점차 모습을 바꿔 취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서철수 대우증권 연구원은 "물가가 올라가 인플레이션이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본질은 스테그플레이션"이라면서 "물가상승은 경기위축을 수반하고 있기 때문에 물가만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통화정책은 6개월 이상의 시차를 가지고 있다"면서 "현재는 인플레이션이지만 곧 디플레이션으로 갈 것이고 이 때문에 디플레이션을 대비해야 한다면 금리 인상이 아닌 인하가 맞다, 4.50%까지 보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