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은행이며 리딩뱅크라 불리는 국민은행의 강행장 연임여부를 놓고 지난주 금융권의 관심이 모아졌다. 국내 최대은행의 수장이 누구냐에 따라 향후 은행 및 금융권의 전략변화가 예상되고 중장기적으론 금융권의 판도변화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강행장 연임이 확정되면서 국내 금융권은 이미 지난 3년, 그리고 서울은행장 때를 돌아보며 강행장의 경영스타일을 이미 꿰고 있는 덕에 한숨 돌렸다는 후문도 전해진다.
경쟁은행들 사이에선 "강정원 행장이 연임하면 상대적으로 경쟁하기 수월해지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은행계 금융지주사 한 관계자는 "이미 일선 영업점에선 국민카드를 비롯한 국민은행의 시장을 뺏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을 것"이라고도 관측했다.
이같은 분위기가 나오는 데에는 그동안 국민은행이 리딩뱅크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영업은 물론이고 국내외 각종 전략에서 리딩뱅크의 면모를 보여주지 못했던 측면이 반영된 것으로 금융계는 해석했다.
과거 4대 은행이라 불리었던 신한, 우리은행, 최근엔 하나은행까지 모두 금융지주사로 전환했고 모두 증권사를 인수했다. 이어 카드, 캐피탈 등을 인수하며 금융그룹사의 외형을 갖췄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일부 금융지주사는 은행 대 비은행 간 비중 격차를 줄이고 시너지를 본격화하기에 이르렀지만 국민은행은 어느 것 하나 이뤄진 것이 없는 상황이다.
특히 증권사 인수에선 가격 등을 이유로 기회를 놓치거나 인수협상을 장기화하며 실기를 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미 올 상반기 KGI증권 인수를 추진했던 국민은행에 대해 증권사 한 관계자는 "지금 가격이 조금 비싸다고 머뭇거릴 때가 아니다"며 "앞으로 금융분야 경쟁 더 치열해지고 단기간내 정상궤도에 오르는데도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증권사를 인수해 자리를 잡아놔야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분위기는 현재도 마찬가지다. 역시나 가격타령을 하고 있을 때도 아니고 증권사 규모가 작다는 것도 문제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증권사 한 관계자는 "지금이라도 소형 증권사를 인수한 후 국민은행의 자금력과 네트워크를 활용해 조금만 성과를 보여주면 시장영향력은 클 수밖에 없다"며 "이 과정서 시장경쟁 치열해질 것이라는 우려감에 경쟁 증권사 가격은 떨어질테고 이후 다른 증권사를 추가 인수해 대형증권사로 키우면된다"는 전략까지 내보였다.
강행장의 연임을 반대했던 이 은행 노조도 "강행장의 스타일과 전략대로 라면 증권사 인수를 과연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도 비꽜다. 노조 한 간부는 또 "제 아무리 국민은행이라도 증권사를 신설할 경우 시장에 착근하려면 3~5년은 걸릴텐데 그건 늦어도 너무 늦다"고도 말했다.
이같은 M&A전략은 현재 국민은행의 입지를 약화시키고 있다. 실제 각 은행계열 지주사들이 CMA에 대응한 상품으로 그룹 자회사인 증권사 계좌와 스윙을 통해 자금 이탈을 막고 있지만 국민은행만이 증권사로 이탈하는 자금에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실제 강정원 행장이 국민은행장으로 처음 선임됐던 그해(2004년 10월) 말과 비교해 3년 후인 지난 2007년 6월말 국민은행의 총자산은 겨우 20조원 늘어났다. 10.25% 성장한데 그친 것.
반면 우리은행 77조원 늘려 무려 64%대 성장률을 나타냈고 신한은행도 35조원 늘려 21% 성장세를 보였다. 국민은행과 비교해 영업망은 물론이고 영업인력도 훨씬 적은 하나은행과 기업은행 모두 40조원대를 늘려 각각 44%, 53% 성장했다. 국민은행은 1150개 점포에 임직원은 무려 2만5870명이다. 반면 기업은행은 519개의 점포에 9318명의 임직원으로 국민은행보다 높은 성장을 이룬 셈이다.
강행장 연임에 경쟁은행들이 내심 반기던 이유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국민은행이 주춤하는 사이 경쟁은행들은 배를 불릴 수 있는 호기로 여기는 것이다.
물론 국민은행이 내실다지기에 주력했다지만 금융지주 계열사 한 CEO는 "과연 최근 1~2년이 내실다지기를 할 때였냐"며 오히려 반문했다.
그는 "금융빅뱅 시대에 경쟁사에 조금이라도 뒤지면 자칫 먹히거나 향후 성장동력의 기반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내실다지기에 주력한 것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최근 3년새 영원할 것만 같았던 1위 은행 지위도 언제 뺏길지 모를 상황에 처했듯이 이같은 강행장의 전략 전술은 경쟁 은행들을 1위 은행으로 올라설 수 있게 만드는 기회로 만들고 있다는 데에 경쟁은행 및 금융계는 한목소리를 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