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머니마켓펀드들이 공격적으로 자산담보 상업어음을 처분하고 단기 재무증권을 매수하면서 3개월물 재무증권 수익률이 한때 지난 주말대비 91bp 폭락한 2.85%를 기록했다.
이 같은 양상은 최근 닷새 연속 나타난 현상으로, 이날 그 정점에 도달했다. 이는 재할인율 50bp 인하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연준이 공급한 유동성이 이를 필요로 하는 주체들, 즉 모기지시장 및 상업어음시장에 전달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3개월물 재무증권 금리 낙폭은 1987년 증시 대폭락 이후 최대 폭이었으며, 2001년 911 테러사태 때보다 더 극심한 것이었다.
이날 미국 재무증권 시장의 매수세는 만기별로 고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2년물 금리는 10bp 이상 하락하며 지난 주말 저점을 테스트했다.
이 가운데 2년/10년 스프레드가 54bp, 3개월/10년 스프레드는 158bp로 각각 대폭 확대되는 등 수익률곡선이 더욱 스팁해졌다. 특히 3개월/10년 스프레드는 하루만에 두 배로 껑충 뛰어올라 1981년 1월 이래 최대 일일 변동 폭을 나타냈다.
(이 기사는 21일 8시 08분 유료기사로 송고되었습니다.)
<美 국채 주요금리 변화(8/20)>
3개월 3.07(-0.81), 2년 4.08%(-0.11), 5년 4.30%(-0.06), 10년 4.63%(-0.05), 30년 4.96%(-0.03)
※ 출처: Bloomberg Market Data, 美 동부시각 17시
채권전문가들은 시장의 불안이 가시지 않는 이상 당분간 단기 국채로의 매수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이날 911 테러사태 이후 처음으로 50억 달러 단기 재무증권 상환분을 차환하지 않기로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케빈 기디스(Kevin Giddis) 모간 키간 소속 채권담당 이사는 "지금은 만기가 짧은 국채일수록 가장 인기"라며, 머니마켓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면서 가능하면 "단기 국채를 깔고 앉아 있기를 원하고들 있다"고 시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또 금융시장에서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가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에 단기 재무증권 수익률이 하락하는 것은 "기대 매수"에 따른 것이란 지적도 설득력을 얻었다.
현재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9월 18일 FOMC에서의 금리인하는 물론, 그 이전 긴급 금리인하 가능성도 일부 반영하는 중이다.
존 캐너번(John Canavan) 스톤앤맥카시 소속 시장분석가는 이날 단기 재무증권 금리가 폭락한 것은 매수 주문이 대규모로 유입된 반면 팔려는 쪽이 적었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상황에서 누가 보유한 단기 국채를 팔려고 하겠는가" 반문하면서, 이날 3개월물 및 6개월물 국채 입찰이 신통치 않았던 것은 금리가 워낙 급격하게 하락해 부담이 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10억 달러 규모의 3개월물 입찰은 2.850%에 낙찰, 응찰률은 1.47배에 불과했다. 170억 달러 6개월물 입찰도 3.950% 낙찰금리에 응찰률이 1.68배에 그쳤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이날 현금 자산 쪽으로 대거 이동은 투자자들의 환매 요구에 직면한 대형 머니매니저들의 움직임에 결부된다고 주장했다.
머니마켓의 동향을 추적하고 있는 크레인데이터(Crane Data LLC)의 피터 크레인(Peter Crane) 대표는 "기관 투자자들이 앞으로 환매요구를 대비해 현금자산을 구축하고 있는 것"이 이날 단기 재무증권 매수 물결의 배경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연준이 35억 달러의 하루짜리 유동성을 공급했지만, 투자자들이 포지션 청산에 이용하는 만기가 긴 증권 환매시장은 유동성이 부족했고 심시어 270일 이하 만기의 국채를 담보로 한 대출이 이루어지는 기간 RP시장 역시 원활하지 못했다.
이 같은 시장의 변화는 연준의 재할인율 인하나 만기 연장 결정이 아직 시장에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됐다.
한편 이날 단기 재무증권 금리 폭락에도 불구하고 여타 시장은 상대적으로 안정된 흐름을 보였다. 미국 증시가 블루칩 중심으로 반등 마감했고 패니매 등 준 정부기구의 지급보증 주택저당증권 스프레드는 크게 확대되지 않았다.
이날 30년물 고정 기관보증 주택저당증권의 리스크프리미엄은 재무증권 수익률 대비 1~2bp 정도 확대되는데 그쳐 지난 주 목요일 급격한 시장의 변화에 비하면 안정적인 흐름이었다.
리스스 보유성향의 변화를 가늠하는 스왑 스프레드는 2년물 스프레드가 75bp로 주말대비 6bp 확대되는 등 다소 급격한 변화를 보였으나 10년 스프레드는 0.5bp 늘어난 75.50b에 그쳤다. 2년 스왑레이트는 4.846%, 10년 스왑레이트는 5.39%를 각각 나타냈다.
리드 선버그(Ried Thurnberg) 소속 분석가들은 이날 채권시장의 변화를 보자면 투자자들이 판단이 어떤 것인지 불확실하지만, 글로벌 증시의 변화만 보자면 투자심리가 다소 안정되고 있는 것은 사실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연준이 경기하방 리스크가 크게 증가했다고 시인한 만큼 시장이 관심은 다음 달 초 고용보고서 등 주요 거시지표 쪽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