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지역 위기로 인한 유가 상승, 석유 수입 의존도 높은 印의 인플레 부담 키워
RBI 금리 기조 유지 여부에 전문가 의견 엇갈려
[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습으로 발발한 전쟁이 인도 경제의 '골디락스(Goldilocks)'를 위협할 수 있다고 인도 비즈니스 스탠다드(BS)가 9일 보도했다.
인도 중앙은행(RBI)은 지난해 12월 통화정책위원회(MP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만장일치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현 회계연도(2025/26 회계연도, 2025년 4월~2026년 3월) 3분기의 경제성장률이 8.2%를 기록하고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10월 기준 0.25%까지 둔화하면서 RBI의 통화정책에 여유를 제공했다.
산제이 말호트라 RBI 총재는 당시 인도 경제가 '보기 드문 골디락스'라고 평가했고, 지난달에는 기준금리 동결을 발표하면서 "더 나은(Even better) 골디락스 상태"에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골디락스란 경제가 높은 성장을 기록하면서도 물가는 안정되어 있는, 비현실적일 만큼 이상적인 상태를 의미한다.
다만 지난달 말 이란 전쟁 발발 뒤 국제 유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상승 우려가 커지면서 RBI가 그간 유지해 온 '중립' 기조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BS에 따르면, 시장 참여자들은 "낮은 금리가 장기간 유지될 것"이라는 RBI의 전망이 실현될지에 엇갈린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반단 AMC의 채권 투자 부문 최고 투자 책임자인 수야시 초우다리는 "말호트라 총재는 최근 인터뷰에서 금리가 장기간 현재 수준 또는 그 이하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지만 그는 어떤 충격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그렇다는 단서를 달았다"며 "현재의 지정학적 상황은 중대한 충격으로 분류될 수 있다. 이러한 충격의 시작점과 잠재적 강도 모두 향후 통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RBI의 주요 관심사는 국제 유가와 공급망의 안정성 여부다.
국내 원유 수요의 8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는 인도는 세계 3위의 원유 수입국이다. 전쟁으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고, 호르무즈 해협 등 주요 항로의 긴장 고조로 물류 비용이 상승하면 인도 물가가 급등할 수 있다.
유가 상승은 또한 인도의 외환 유출을 가속화하고 루피화 가치 하락 압력을 가중시킨다.
바로드 은행의 수석 경제학자인 마단 사브나비스는 물가가 빠르게 상승할 경우 예상보다 빠른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사브나비스는 "현재로서는 금리 인상 가능성은 없어 보이지만,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RBI가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핵심은 전쟁의 장기화와 석유 경제다. 가격뿐 아니라 공급량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IDFC 퍼스트 뱅크의 경제학자 가우라 센 굽타는 RBI가 초기 공급 충격 영향을 지켜볼 것으로 예상했다.
굽타는 "정책 금리 인상은 성장에 대한 하방 위험을 더욱 가중시킬 뿐"이라며 "RBI는 금리를 동결하고 충분한 국내 유동성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굽타는 휘발유와 경유 소매 가격을 인상하지 않으면 단기적으로 물가상승률이 통제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면서 "현재로서는 인플레이션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 유가 상승의 첫 번째 충격 흡수 장치는 석유 마케팅 회사(OMC)와 중앙 정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RBI는 오는 4월 정책 회의에서 성장률과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재평가할 예정이다.
RBI는 2월 회의에서 차기 회계연도(2026/27 회계연도, 2026년 4월~2027년 3월) 1분기와 2분기 CPI 상승률 전망치를 각각 3.9%, 4.0%로 제시했고,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분기 6.7%, 2분기 6.8%로 전망했다.
hongwoori8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