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적, 경기순환적인 문제에는 거시정책 처방을 내리고 장기적, 구조적 문제에는 미시정책 처방을 내려야 하지만 지금은 구분 없이 마구잡이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
이에 현 시점에서는 경제가 어렵긴 하지만 '거시정책 기조'를 변경하기보다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한 미시경제정책을 펼치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9일 현정택 원장은 《경제정책에 대한 이해 및 최근 경제상황에 대한 정책적 함의》라는 보고서를 내고 이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우선 현정택 원장은 현재의 경제정책 논의가 너무 중구난방식이라고 비판했다. 금리인상, 금리인하 논란을 대표적 사례로 들었다.
북한 핵실험 직후에는 많은 언론에서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지만, 그 직후 주택가격 급등이 문제되자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이 대두되기 시작했다는 것.
현정택 원장은 "최근 정치권이나 언론, 시민단체 등에서 분출되고 있는 백가쟁명식의 경제정책에 대한 논의는 국내외 경제주체에게 우리의 경제정책방향을 가늠하기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경제현상을 진단할 때는 단기적, 경기순환적 현상과 장기적, 구조적 문제를 구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사실 주위 논의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
경제대책 또한 경기순환적 문제는 거시경제적 처방을, 구조적 문제는 미시경제적 처방을 필요로 하는데 지금은 마구 섞여있다는 지적이다.
현 원장은 거시대책과 미시대책을 혼동한 대표적 사례로 '카드사태'를 꼽았다.
2001년의 세계적 불황 상황에 정책 당국은 가계대출 확대, 그 중에서도 신용카드 남발로 대응했다는 것이다. 거시대책을 써야 할 때 미시대책을 쓴 대표적 사례다.
반대로 반도체 가격이 폭락한 1996년에 원화가치를 인위적으로 높게 유지해 구조개선을 이끌고자 한 것은 미시대책을 써야 할 때 거시대책을 쓴 잘못된 사례로 소개됐다.
◆ 거시기조 유지, 정책 파급효과 공감대 형성 필요
그렇다면 현 시점에 필요한 경제대책은?
현 원장은 "지난 10월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현 시점에서 거시경제정책기조를 변경할 필요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며 ”2개월이 지난 지금 볼 때도 이 같은 시각이 변화해야 할 결정적 요인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경제가 전반적으로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그 어려움의 상당 부분이 구조적인 문제에서 기인된 것이고, 단기적인 경기차원의 요인은 크지 않다고 본다는 것이다.
이에 거시정책을 쓰든 미시정책을 쓰든 정책들의 파급효과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만약 재정지출을 확대해 경기를 부양코자 한다면 지난 2년여간 비교적 빠르게 진행돼 온 경상수지 흑자 감소추세를 추가적으로 압박하는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
또 과잉유동성을 우려해 금리를 인상시킬 경우 자금의 추가적 유입요인이 발생해 원화에 대한 절상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 어떤 대책에도 반대급부는 있다는 것.
현 원장은 "거시정책의 경우 재정 및 통화당국을 비롯한 국회와 언론 등의 주요 인사들이 거시경제 현황에 대한 인식뿐만 아니라 그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들의 파급효과에 대해 서로 어느 정도의 공감대를 형성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현 시점에서는 경제체질의 강화를 위한 미시경제정책들을 보다 적극적으로 발굴, 추진해야 할 필요가 있고, 이를 위해 다양한 이해관계자간의 갈등 조정이 긴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필요한 미시대책으로는 △ 지식정보화 사회에 필요한 인력양성 △ 기업의 진입 및 퇴출규제 완화 △ 서비스산업의 경쟁력 향상 △ 원활한 노사관계의 확립 △ 국제규범에 맞는 기업회계기준 및 투명경영체제 확립 △ 외국인투자의 촉진 및 한미 FTA 등 개방정책의 추진 등을 꼽았다.












